겉표지만 보고 #길벗어린이 출판사라고 어린이 책인 줄 알면 큰코 다치는 책이다.이 책은 24개의 주제를 통해 삶의 순간을 그려 내는 형식의 글이다. 그림책 작가이자 에세이스트인, 고정순이 때때로 거칠고 무례했고, 가끔은 다정했던 삶을 통과하며 모은 이야기들을 슬픔과 기쁨,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담아 써 내려간다.그녀는 한 가지 주제 앞에서 자신의 오래된 과거와 현재를 종횡무진 넘나들며 새로운 이야기를 쏟아 낸다.고정순 작가의 글에서는 치열하게 생을 사랑한 사람에게서 나는 짙은 향기가 풍긴다. 여기에 익숙한 것에서 낯선 이야기를, 낯선 것에서 익숙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그녀 특유의 감각이 더해졌다.아픈 아빠를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엄마와 짝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새벽부터 일어나 눈을 치우는 청년을 떠올리며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아무렇지 않게 해내는 행동과 마음을 사랑’이라고 말하고, 남부럽지 않게 경험한 다양한 불행 속에서 ‘날 찾아오지 않은 행운보다 날 피해 간 불행에 초점을 맞추는, 초(라한) 능력’을 가졌다고 자랑하는 작가는 ‘뒤를 보며 앞으로 걸어가는’ 자신의 발걸음을 능청스럽게 이야기하는 초능력 이야기꾼인 것이다.이 책은 어둡고 초라한 생을 건너온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깊은 울음과 삶을 견뎌 낸 유머가 담긴 글은 더없이 아름다워서, 저마다의 가슴속 깊이 파고들어 기어이 울음과 웃음이 뒤섞인 카타르시스를 우리에게 선사한다.세심하게 묘사 된 이 사랑하는 ‘생‘을 읽으면 우리는 서로 위로를 주고 받고 있구나 실감하게 될 것이다.📚 책 속으로:그림책 세상이 둥글다면 그 원 안에 들기 위해 가까스로 깨금발로 서 있던 나였는데, 이제 밖으로 밀려난다 해도 어쩔 수 없다는 마음으로 낙화의 타이밍과 착지의 모양을 상상해요. 왜 체조 경기 점수 중 착지 점수가 중요한지 이제 알겠어요. 시작만큼이나 중요한, 어쩌면 시작보다 더 어려울지 모르는 마지막을 위해 날마다 나는 부지런히 저물어 가고 있어요.P.S: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시치미떼듯생을사랑하는당신에게 #고정순 #삶의철학 #에세이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