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인문학 - 경계 없는 서재에서 찾는 의사의 길
안태환 지음 / 생각의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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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을 돌보되 사람을 돌보지 못하는 의사를 작은 의사라 하고,사람을 돌보되 사회를 돌보지 못하는 의사를 보통 의사라 하며,질병과 사람, 사회를 통일적으로 파악하여 그 모두를 고치는 의사를 큰 의사라 한다.

환자를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하는 슈바이처나 이국종 같은 의사는 이 책에 없다. 우리가 1년에도 몇 번씩 가는 평범한 의사가 쓴 책이다.

이 책은 의료 현장에서 환자들과 함께 아파하고 교감하며 얻는 깨달음들, 책 사람, 그리고 삶이 일깨워주는 소중한 지혜들, 자신이 마주해온 한 사람 한사람, 자신이 가는 길에 진심인 사람만이 얻는 통찰들이 담겨 있다.

의사의 진솔한 이야기와 인간적인 심성을 표현하는 책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유능하지만 속 깊은 의사가 “당신은 저에게 충분히 존중받아 마땅합니다.”라고 나직이 말해주는 것 같다. 환자에 대한 마음이 전해져 우리의 마음도 위로를 받는다.

작가의 글에는 솔직함이 묻어있다. 의사라면 괜히 권위적 일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삶은 의미는 거창하거나 거룩한데 있는 게 아니라 결국 우리가 서있는 위치에서 마주하는 한사람 한사람에게 건내는 작은 미소와 친절, 따뜻한 이해와 공감, 고통의 교감, 그리고 인간에 대한 희망과 믿음을 놓지 않는 진심어린 관계 맺음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섬세하게 일깨운다.

📚 책 속으로:

그리스 문학을 세계적인 반열에 올려놓은 니코즈 카잔차키스의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는 의사로서의 삶의 좌표를 확인시켜준 작품이었다.

세상 사람들로 하여금, 한 번뿐인 삶을 가치 있게 살아갈 방법에 대해 조르바는 조언한다. 이념과 제도로에 얽매이지 않고 온전한 자신에 집중하며 불합리한 상황에 당당히 맞서라고 말이다.

조르바의 삶의 태도는 의료현장에서 질곡의 시간들을 헤쳐 온 위로였으며 힘이었다. “낡은 세계는 확실하고 구체적이다.”라는 문장은 카잔차키스가 인류에게 말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함축한다.

그것은 박제된 윤리만이 추구되는 세상에 대한 항변이었을 것이다.

어찌 변하지 않은 가치가 있을 것인가. 변이하는 바이러스를 대하는 현대 의학의 경직성은 없던 것일까. 의술이 권위적이지 않아야 할 이유이다.

P.S: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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