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품위 있게 죽고 싶다 - 죽음으로 완성하는 단 한 번의 삶을 위하여,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윤영호 지음 / 안타레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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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진실이다. 그러니 어차피 죽는 것 아무렇게나 죽어도 될까? 마치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듯 먼지처럼 사라져야 할까?

단 한 번뿐인 인생을 금세 잊히고 지워지고 의미 없는 삶으로 끝낼 것인가? 그리고, 죽음은 과연 그저 개인의 문제일까?

현재 국내에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등록한 사람이 74만 명에 달한다. 원혜영 국회의원, 손숙 배우, 김훈 작가, 서이종 교수 등이 주축이 되어 ‘웰다잉시민운동’이 발족되기도 하였다.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터부시하는 문화에서 조금씩 벗어나 죽음을 마주하기 시작한 것이다.

원하지 않는 의료행위로 인해 환자와 가족 모두 무의미한 고통을 겪지 않도록, 생애 말기를 지나고 있는 부모님께서 좀 더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기 위해, 좀 더 인간적인 형태의 죽음을 취할 수 있도록 바꾸는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했다.

몸이 쇠할 대로 쇠해져서 스스로 팔다리도 못 움직이고 밥도 누가 도와줘야 먹는 지경이 되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필자 처럼 중년 이후 이 무서운 상상을 머릿속에 떠올려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개 오래 생각하지 않고 마치 재수 없는 상상이라도 한 듯 바로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기 일쑤다.

어떤 죽음이 바람직한가에 대해서는 무수히 다양한 생각이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가 지켜보는 가운데 집에서 평온하게 눈감는 것을 최선으로 여기지만, 그런 행운은 극소수에게만 주어진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일어나는 최대의 사건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 일생일대의 사건에 대해 새 자동차를 구입할 때보다도 준비를 덜 한다.

스스로 선택한 방식으로 존엄하게 삶을 마무리하는 법은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심지어 병원에서도 알려주지 않는다.

사회는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기보다는 현대의학의 발달로 인간이 얼마나 오래 살 수 있게 되었는지, 예전 같았으면 죽었을 상황에서 얼마나 극적으로 생명을 건질 수 있는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은 점점 죽음을 준비하지 못하게 된다.

부모가 돌아가실 때가 되었다는 것도 인지하지 못하고 그저 막연하게 “ 이러다가 나빠지면 병원에 모시고 가면 방법이 있겠지...˝ 이렇게 생각을 한다.

의사들의 사망진단서에는 더이상 노환이 사망 원인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이 책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품위 있게 죽을 권리’를 위한 참된 웰다잉의 길을 제시한다. 이른바 ‘웰다잉 트릴로지(Well-dying Trilogy)’ 완결편이다.

책을 읽는 내내 죽음을 끝이 아닌 완성으로 보는 관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 책속으로:

간병 살인과 동반 자살은 사회적으로 강요된 선택이다. 여기에 죄를 물어 처벌하는 것은 인간적인 삶과 품위 있는 죽음의 권리를 박탈하는 인권 유린이다.

죽음보다 못한 상황에서 국가와 사회가 강요한 극단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정치 문제다. 단죄받아야 할 대상은 그 가족이 아니라 우리와 사회 그리고 국가인 것이다.

우리 사회가 간병 문제를 개인과 가족의 일로만 치부하지 않고 공동체적으로 해결했더라면 이 같은 비극이 발생하지 않았으리라는 생각에 매우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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