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의 청년들 - 한국과 중국, 마주침의 현장
조문영 외 지음 / 책과함께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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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의 경험 세계에서 ‘중국’, ‘한국’, ‘서구’를 명확히 구별하기란 간단치 않다. 내전 같은 돌발 사태가 아니라면, 국경 너머의 삶은 의외로 비슷하다.

한반도는 대륙 세력의 입장에서 보면 해양세력이 건너오는 '다리'이고, 해양 세력의 입장에서 보면 대륙 세력이 자신들을 겨누는 '칼끝'이라고 한다.

앞으로 동북아 국제질서 속에서도 한반도의 지정학적 중요성은 변함이 없다.

최근 안티 페미니즘의 주요한 기조는 페미니즘이 역차별을 조장하는 불평등 사상이라는 인식에 근거하는데, 특히 이것이 청년 세대와 관련되어 문제가 되는 것은 과거의 성차별 문제를 지금 해결하려고 하고 있고, 특히 현재 정부가 이를 주도하고 있다는 인식 세계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년 남성은 과거의 성차별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현재의 여성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과거의 차별에 아무런 책임이 없는 현재의 젊은 남성들을 차별하는 것이라고 본다.

역차별 담론은 현재를 기점으로 일단 성별 갈등으로 표출되며, 과거의 성차별을 현재에 교정하는 것이므로, 현재의 20대 여성은 과거의 성차별을 보상받는 주체로, 20대 남성은 과거의 성차별 때문에 피해를 받는 주체로 그려지게 된다.

한국의 ‘88만 원 세대’, ‘n포 세대’, ‘살코기 세대’, ‘욜로(YOLO)’, ‘달관 세대’, 중국의 ‘개미족(蚁族)’, ‘팡누(房奴)’, ‘캥거루족(啃老族)’, ‘댜오쓰(屌絲)’, ‘소확행(小確幸)’ 등, 지난 20여 년 동안 등장한 유행어는 모두 일을 통한 경제적 독립, 결혼과 출산을 통한 사회적 재생산 등 청년 세대가 수행하리라 기대되는 규범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거나 의문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책은 한중청년들의 삶의 서사에서 주로 등장하는 주제(교육, 취업과 노동, 창업, 주거와 지역, 소비, 연애와 결혼, 인터넷문화, 대안적 생애기획)를 정해 현장연구를 통해 살폈다.

국경이라는 주권적 경계뿐 아니라 여러 다른 경계와 씨름하면서 만들어가고 있는 다채로운 궤적과 실천의 양상을 만날 수 있다.

한국과 중국, 그 사이와 너머의 삶들을 진지하게 탐색하고 가까운 나라를 통하여 교훈과 지혜를 얻는다는 관점에서 이 책을 읽는다면 통하여 우리의 사회문제를 진단할 수 있을 것이다.

📚 책속으로:

배달 노동자들은 음식을 전달하는 공간에서조차 흔하게 제거되어야 하는 존재로 취급받는다. 주요 노동 공간인 아파트를 예로 들어보자.

아파트는 배달 노동자들이 가장 많이 출입하는 공간이자, 가장 기피하는 공간이다. 특히 고급 아파트는 입구부터 감시 카메라와 인터폰으로 외부인을 감시하고 차단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자동차로 지하주차장으로 곧장 들어가서 출입구에 설치되어 있는 ‘스마트’ 기기로 신분을 확인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자신이 사는 층으로 올라가는 이동 동선은 외부인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을 추구한다.

이러한 공간들은 배달 노동자가 배달하는 음식은 원하지만 배달 노동자의 몸은 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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