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틸 - 줄 위의 남자
다니엘 켈만 지음, 박종대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7월
평점 :
이 책은 독일에서만 100만 부 판매, 『해리 포터』와 『다빈치 코드』를 제치고 독일 베스트셀러 정상을 차지하며 서른 살의 나이에 전 세계를 뒤흔든 #다니엘켈만 작가의 책이다.
“틸은 우리 머리 위에서 천천히 태연하게 몸을 돌렸다. 위험한 상황에 처한 사람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호기심 어린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는 듯했다.
오른발은 밧줄 위에 세로로, 왼발은 가로로 놓여 있었으며, 무릎은 살짝 구부린 채 양손을 허리에 대고 있었다. 고개를 젖히고 있던 우리는 가벼움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갑자기 깨달았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고, 어떤 것도 믿지 않고, 누구에게도 복종하지 않는 사람의 삶은 얼마나 가벼운가! 그런 사람이 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우리는 깨달았고, 동시에 우린 절대 그런 사람이 될 수 없음을 알아차렸다.”
이 책은 30년 전쟁의 한 복판으로 들어가 독일인이 느끼는 한을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다.
대략 줄거리는 이렇다. 17세기 초 작은 마을의 방앗간집에서 태어난 틸 울렌슈피겔. 그의 아버지는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마법에 능하고 학자적 면모를 지닌 인물로 당시 교회 입장에 반하는 말을 했다가 탄압을 받고 죽는다.
틸은 탄압을 피해 도주하고, 빵집 딸 넬레가 틸과 동행한다. 유랑 가수를 만나 외줄 타기 광대로서의 삶을 살게 된 틸, 그의 발길이 닿는 곳곳에는 저마다 다른 결로 폐허의 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평생 전쟁의 실상을 알고 싶어 했던 젊은 학자, 우수에 젖은 사형집행인, 말하는 당나귀, 전쟁의 장본인이자 죄인으로 망명 중인 보헤미아 국왕 부부, 광신도와 현자…….
틸은 30년 전쟁과 페스트로 죽음이 만연한 세상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듯 생사의 위기를 오가며 자유롭고도 강인하게 삶을 이어나간다.
그 당시 페스트가 기승을 부렸듯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뒤덮었다. 종교와 전쟁, 배타주의로 분열된 유럽의 이 잔혹한 이야기는 거울처럼 지금 우리 시대를 비추어 준다.
📚 책속으로:
남들이 우리를 기억해주지 않는다 해도 우리는 우리 자신을 기억한다. 존재하지 않는 것에 아직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죽음은 여전히 우리에게 낯설고, 우리는 산 자들의 일에 무심하지 않다. 모든 게 그리 오래되지 않은 일이다.
#틸 #줄위의남자 #다산책방 #역사소설 #독일소설 #책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