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한 번쯤은 읽어봤을 소설. 이 소설을 읽지않는 사람은 마음이 피폐해진다는 그 유명한 소설이다 삶의 곡절에서 겪은 아픔과 상처를 반드시 글로 쓰고야 말겠다는 생각으로 고통의 시기를 살아낸 박완서!!!그러나 막상 글을 통해 나온 건 분노가 아닌 사랑이었다. 박완서는 소박하고 진실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사랑했다.2021년은 한국 문학의 거목, 박완서 선생님이 우리 곁을 떠난 지 꼬박 10년이 되는 해다.“한국문학의 빛나는 성취” 라는 수식어가 이름 앞에 붙는 게 무색하지 않은 그녀이다.그녀의 글은 섬세하기 그지없는 관찰력과 넓은 오지랖을 지닌 끝도 없이 늘어 놓는 수다 같은 느낌이 들아가도 돌연 일제강점기와 해방, 동란과 좌우 이념 대립이라는 현대사의 줄기 안에서 맥없이 스러져간 수많은 영혼들을 위한 위로사로 읽히기도 한다. 그뿐인가. 파괴가 아닌 생성의 존재로서 여성의 모성애와 페미니즘을 그리다가 때로는 천민자본주의의 민낯을 낱낱이 파헤쳐 비판하는 고발자의 시선을 번뜩이기도 한다. 책걸귀 라도 된 양, 며칠 간 허겁지겁 그녀의 소설들을 읽었다. 몇몇 지인들로부터 박완서의 소설은 마흔이 지나서 읽으니 비로소 그 진가를 알겠더라는 말을 들었는데 나 역시 공감하는 바다. 자전적 이야기를 소설로 윤색하거나 혹은 있었던 사실 그대로를 오로지 기억에 의지해 활자로 탈바꿈해 놓은 그녀의 글들은 사람이 이토록 솔직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게 한다. 위선과 오만, 굴욕감과 열등감 등 뒤집어 까 내어 보이기 쉽지 않을 듯한 내밀한 심리를 도마 위에 올려 배를 가른다. 쓰지 않으면 견딜 수 없기에, 쓸 수밖에 없어 썼을 테지만 읽는 이는 경외할 뿐....📚 책속으로:나는 불현듯 싱아 생각이 났다. 우리 시골에선 싱아도 달개비만큼이나 흔한 풀이었다. 산기슭이나 길가 아무 데나 있었다. 그 줄기에는 마디가 있고, 찔레꽃 필 무렵 줄기가 가장 살이 오르고 연했다. 발그스름한 줄기를 꺾어서 겉껍질을 길이로 벗겨 내고 속살을 먹으면 새콤달콤했다. 입 안에 군침이 돌게 신맛이, 아카시아꽃으로 상한 비위를 가라앉히는 데는 그만일 것 같았다.나는 마치 상처 난 몸에 붙일 약초를 찾는 짐승처럼 조급하고도 간절하게 산속을 찾아 헤맸지만 싱아는 한 포기도 없었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나는 하늘이 노래질 때까지 헛구역질을 하느라 그곳과 우리 고향 뒷동산을 헷갈리고 있었다.•P.S: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그많던싱아는누가다먹었을까 #강추책 #박완서장편소설 #박완서다시읽기 #리커버박완서 #그산이정말거기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