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습니까? 믿습니다! - 별자리부터 가짜 뉴스까지 인류와 함께해온 미신의 역사
오후 지음 / 동아시아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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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보면 믿을면 천국가고 믿지 않으면 지옥간다는 “예수천국, 불신지옥” 의 책 같지만 그러한 책은 아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터부 (taboo)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종교학에 대한 책으로 역사서에 더 가깝게 느껴지는 책이다.

터부의 사전적의미는 미개한 사회에서 신성하거나 속된 것, 또는 깨끗하거나 부정하다고 인정된 사물ㆍ장소ㆍ행위ㆍ인격ㆍ말 따위에 관하여 접촉하거나 이야기하는 것을 금하거나 꺼리고, 그것을 범하면 초자연적인 제재가 가해진다고 믿는 습속(習俗)이다. 또한 특정 집단에서 어떤 말이나 행동을 금하거나 꺼리는 것이다.

종교신화학에 관해서 예전에 읽은 J. G. 프레이저 <황금가지> 에서 보면 이런말이 있다.

“주술사 계급의 발달은 해당 사회의 종교적 발전과 정치적 발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왜냐하면 부족의 안녕이 주술적 의례에 의존하는 그런 사회에서 주술사는 자연히 막강한 권위와 신임을 얻을 수밖에 없었고, 따라서 부족의 수장직이나 나아가 왕권까지도 획득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주술사 계급은 다른 어떤 직업에서도 얻을 수 없는 명예와 부와 권력을 손에 넣을 수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부족 내에서 가장 우수하고 야심만만한 자들이 그 계급에 모여들게 마련이었다. 이렇게 모여든 우수한 두뇌의 소유자들은 종종 우매한 동료 부족원을 기만하고 그들의 소박한 미신적 신앙을 이용하여 자기 이익을 도모하는 방법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사피엔스가 농경생활로 인해 집단생활을 하면서 왜 주술사와 미신을 믿었는지 이 책에도 자세히 나와있다.

어릴때 아버지는 다리를 떨면 재수가 없다고 했고, 문지방에 걸터 앉아도 재수가 없다고 했다.

지금은 과학이 발달하여서 그런소리를 믿는 사람은 없겠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흥미로운 것들이 많았다.

글이 딱딱해야만 진지해야만 가치있다고 여기는 맹목적인 사람이라면 이 책을 거르는게 낫다.

하지만 교양 넘치는 내용과 교양없는 형식. 높은 가독성으로 몰두하게 만드는 글쓰기 능력은 작가만의 노하우 인 것 같다.

#오후 작가의 다음 책이 기대될 정도로 재밌게 쓴 책이다.

📚 책속으로:

“만약 신이 없다면, 모든 것이 허용될 것이다.”

도스토옙스키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이렇게 말한다. 많은 이들이 종교의 특징을 금지라고 생각한다. 술을 마시지 마라. 돼지고기를 먹지 마라. 소고기를 먹지 마라, 간음하지 마라, 항문 성교는 안 된다(대체 신이 왜 이런 것까지 신이 정했다고 믿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지만 종교의 특징은 금지가 아니다. 반대다. 신이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신의 이름으로 하면 못할 것이 없다. 그것이 순교든 테러든 대량 학살이든 종교의 힘으로 아무런 죄책감 없이 벌어진다.

물론 믿음이 선하게 작용하는 때도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사람이 순수한 악에 닿는 순간은 종교를 포함해서 자기 믿음에 가득 찬 순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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