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을 설계한 일등 공신인 정도전은 왜 암살자들의 표적이 되었을까? 유난히 어둡던 어느 밤, 조선을 더욱 강한 나라로 만들겠다며 흥겹게 꿈을 말하던 정도전의 목에 칼을 겨누었던 사람은 과연 누구였을까? 이 책은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 놓은 선택을 했던 정도전이 왜 죽었는지에 대한 사건의 진실을 부마 남휘와 양녕 대군이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정도전과 이방원의 대결은 재상주의 대 왕권주의의 대립이었다. <조선경국전>이란 법전에서 강조했듯이, 정도전은 재상이 철학자들(사대부들)과 함께 국정을 운영하는 나라를 꿈꾼 데 반해, 이방원은 강력한 군주가 국정을 운영하는 중국적인 나라를 꿈꾸었다. 전통적으로 한국에서는 임금보다 귀족의 권력이 더 강했다. 그에 반해, 중국에서는 황제의 권력이 귀족을 능가할 때가 훨씬 더 많았다. 그래서 이방원이 꿈꾼 왕권 중심주의 국가는 중국적인 나라에 가까웠다. 두 사람의 대결은 자주파 대 사대파의 대립이기도 했다. 정도전은 명나라에 형식적인 사대의 예를 취하더라도 조선의 자존심을 잃지 말아야 할 뿐만 아니라 고구려 고토인 요동(만주) 땅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이에 비해, 이방원은 명나라의 주도권을 존중하고 만주 땅에 욕심을 내지 않는 태도를 취했다.정도전이 재상정치를 논하면서 전범으로 삼는 ‘재상’들이 있다.상나라 탕왕과 주나라 성왕을 도와 왕조를 반석 위에 세운 이윤(요리사 출신의 재상)과, 주공(성왕의 삼촌이자 섭정 재상)이다. 물론 한나라의 소하·조참·주발·진평과 당나라의 방현령·두여회·요숭 등도 명재상이긴 하다. 하지만 정도전은 자기 몸을 수양하고 임금을 바로 잡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다는 것이다.정리해보면 미련하고 똑똑한 군주가 둘쭉날쭉할 수밖에 없는 세습군주로는 백성을 위한 정치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따라서 천하만민 가운데 뽑은 선비로 현인집단을 형성하고, 그 현인집단 가운데 선발된 관료를 중심으로한 관료정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관료정치를 이끌어가는 구심점은 천하만민의 영재 가운데 선택된 재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새로운 나라인 조선을 세운 최고의 공로자였지만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왕의 자리가 아닌 신하의 자리를 선택한 #정도전자신과 다른 꿈을 꾼 자에 의해 죽고 만 정도전의 삶과 죽음을 천천히 되짚어 보는 시간 이였다.📚 책속으로 : 한결같은 마음으로 온 힘을 기울여 고려와 조선을 섬겼고, 서책에 담긴 성현의 참 교훈을 저버리지 않고 떳떳이 살아왔다. 30년 긴 세월 온갖 고난 겪으면서 쉬지 않고 이룩한 공이 송현방 정자에서 한잔 술 나누는 새 다 허사가 되었구나.P.S: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송현방암살사건 #스푼북 #박은숙 #김창희 #책 #글 #역사 #이방원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