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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안으로 가는 길
도견 지음 / CPN(씨피엔) / 2020년 8월
평점 :
피안 (彼岸) 의 사전적 의미는 불교에서 해탈에 이르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인간 존재는 미혹(迷惑)과 번뇌(煩惱)의 세계에서 생사유전(生死流轉)하는 상태라고 보는 불교의 교의(敎義)에서는 미혹한 생존을 차안(此岸)이라 부르고 이에 대하여 번뇌의 흐름을 넘어선 깨달음(涅槃)의 세계를 피안(pāra)이라 부른다.
미혹의 차안에서 깨달음의 피안에 도달하는 것이 도피안(到彼岸)으로 산스크리트어로는 pāramitā라고 하며 바라밀다(波羅密多)라고 음역되고 있다고 한다.
“People, surrounded in craving run about like an trapped hare. Therefore, a bhikkhu who yearns to be his own passion-free should discard craving."
"갈애에 의해 휩싸인 사람들은 덫에 걸린 토끼처럼 날뛴다. 그러므로 자기 자신의 욕망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비구는 갈애를 버려야 한다."
<담마빠다>
최근에 읽은 책 #켄포소달지 의 #무엇때문에바쁘십니까 에서는 이런 말이 나온다.
“현대사회가 과거보다 물질적으로 많이 풍요로워지기는 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너무 먹고 싶어 했던 사탕을 요즘 아이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으니까요. 하지만 현대인의 내면은 오히려 더 빈곤해졌습니다.
평안함보다는 초조함, 조급함, 우울함이 마음속 여기저기에서 끊임없이 일어납니다. 현대 비즈니스 사회에서 사람들은 모두 부의 극대화를 추구합니다.
하지만 인생은 무상無常하여, 투자를 통해 거액의 부를 획득한 사람도 하루아침에 전 재산을 잃을 수 있습니다. 이런 삶의 풍파를 초연하게 마주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겠습니까?
현대인 대부분이 정신없이 바쁜 삶을 사는데, 무엇 때문일까요?
행복하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하지만 일상의 번잡함과 업무 스트레스 등 알지 못하는 번뇌에 사로잡혀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더 많습니다. 이럴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생을 사는 수십 년 동안, 스트레스는 언제나 존재합니다. 학생일 때는 학업스트레스 때문에 빨리 졸업하고 싶어 하고, 졸업후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일이나 인간관계 등 다양한 측면에서 끊임없이 스트레스를 느끼면서 다시 학창 시절을 그리워합니다.
이러한 마음이 반복되면 스트레스도 늘었다 줄었다 합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것처럼 인생의 모든 것이 고통입니다.
그렇게 고통스럽지 않게 사는 첫걸음은 사물의 본질을 간파하고 욕심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내려놓을 때 스트레스는 비로소 줄어듭니다. 더 깊은 단계로는 불교에서 말하는 출리심出離心을 가져야 합니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해탈도 어렵지 않습니다.
티베트에서는 사람들이 있는 대로 먹고 단층집에 살면서 옷 한 벌로 몇 년을 삽니다. 욕심이 많지 않아서 얼굴에는 항상 미소가 서려 있고, 산중에서는 항상 노랫소리가 들립니다. 이러게 욕심이 적은 생활을 하면 탄소도 많이 배출되지 않습니다. 물론 욕심을 줄인다는 것은 생각만으로는 할 수 없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불교의 이치를 배워 기꺼이 탐욕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자라서까지, 우리는 행복이 모두 외적 요인에서 온다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외적 요인은 불안정하며 언제든지 변할 수 있습니다.
불교의 행복은 오직 마음 위에서만 세울 수 있습니다. 마음에서 행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면 무엇이 영원불변의 행복인지를 알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이 점을 알지 못하고 잘못된 곳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합니다. 그러면 행복해지려고 할수록 오히려 고통만 더욱 커지게 됩니다."
스님의 말씀처럼 요즘 불쌍한 중생들을 보면 천년도 못살 것들이 더 가질려고 아등바등 한다.
진정으로 ‘방하착 (releasing the attachments, 放下着) ‘ 하는 인간을 나는 보지 못했다.
무튼 이 책의 저자 #도견스님 은 국보 제 63호 철조비로자나불 좌상과 보물 제2-23호 도피안사 3층 석탑이 수려하게 자리하고 있는 철원의 화개산에 위치한 도피안사를 평생에 거쳐 일궜다.
또한 한국전쟁 중 백마고지 전투에서 희생된 국군장병들과 지역민의 영혼을 위로하고자 해마다 수륙대재를 봉행하고 있다.
특히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이 타인과 자연에서 분리돼 홀로 가는 게 아니다”라는 스님은 자신을 둘러싼 자연과 함께이며 그 자연에 발자국을 새기는 사람 모두와 함께하는 삶을 지향해 왔다.
이 책은 그러한 믿음으로 한평생을 살아오며 자연사랑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스님의 마음 따듯한 이야기다.
“흔히 우리들이 봄이 오면 꽃이 핀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꽃이 피어나기 때문에 봄이 오는 것이다. 꽃이 없는 봄을 우리는 상상할 수 없다. 만약 이 대지에 꽃이 피지 않는다면 봄 또한 있을 수 없다. 꽃은 우연히 피지 않는다. 계절의 순환에 따라서 꽃이 피고 지는 것 같지만, 한 송이 꽃이 피기까지는 인고의 세월이 받쳐 주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스님의 생명문화 보존에 대한 남다른 식견은 나에게 진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P.S: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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