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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같은 곳에서
박선우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6월
평점 :
“단정하면서도 전달력이 뛰어난 문장, 익숙한 이야기 선을 구부려서 참신하게 만드는 플롯팅, 전형적이면서도 예외적인 인물 구성 등, 단연 압도적인 문학적 역량을 드러낸 응모자를 지지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이 책은 문학평론가 심진경씨의 극찬을 받은 박선우 작가의 첫 소설이다.
이 책에서는 사랑이 끝나도 또 다른 사람이 되어가며 다시 사랑을 시작한다. 사랑의 탐구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간다.
소설 속 인물들은 대체로 퀴어 정체성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이 작품들은 그 인물들이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지향을 지니고 태어났는지 정체화하면서 마주하는 내적 불안과 분열, 대립과 갈등, 화해와 통합의 지난한 여정을, 퀴어의 여러 면모를 촘촘히 서사화한다.
자신이 금지된 마음을 품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수긍하고 인정해야 하며, 그런 불온한 진심을 솔직하게 타자에게 내보여야 하는 과정을 잘 묘사했다.
또한 소설은 퀴어이므로 이 사회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심리적 폭력의 여파까지 고스란히 떠안고 살아가는 소수자의 내면을 섬세하게 써내려 갔다.
무엇보다 퀴어의 사랑에 대해서, 퀴어의 관계성 속에서 드러나는 미묘한 감정의 갈래를 묘사하며 빼어난 필치로 다채로운 사랑의 모델을 제시한다.
동성간의 연애담이 이 소설에 여러곳 등장하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었는데 박선우 작가가 남긴 작가의 말을 읽고 이해가 되었다.
‘끝으로 요즘 나를 가장 살아 있게 만들어주는 한 사람, 남자친구 J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고....
“한동안 나는 그것을 마땅하다 여겼는데, 그것은 내가 지닌 남성성에 대한 분노와 체념에서 비롯했다. 이와 다르게 여성 인물은 소중한 무언가를 잃어버렸음에도 그것을 회복하려는 조짐을 품은 채 결말에 이르렀다.
한동안 나는 그것을 의식적으로 노력했는데, 그것은 내가 지닌 여성성에 대한 조심스러운 긍정이었다고밖에 볼 수 없다. 돌이켜보니 그렇다는 것이다. 이제 나는 ‘나’의 성별을 고민하지 않는다.”
📚 책속으로:
실제로 그들은 기다렸다. 마치 사진 찍히기 직전의 사람들처럼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어떤 신호가 들려오기만을 귀 기울이며, 그들은 무엇을 기다리는 줄도 모르면서 지극한 마음으로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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