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덤, 어떻게 자유로 번역되었는가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야나부 아키라 지음, 김옥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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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이 상당히 끌려서 읽어본 책이다. Free dom 어떻게 진정하게 자유로 번역되었을까?

필자는 문학과 언어학에는 무지한 공학도 지만 그의 발자취를 따라 정독한 책이다.

후배 중에 토목일 (탈 토목) 을 그만두고 번역가의 길을 걷고 있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에게 물어보니 이 책의 저자 는 상당히 유명한 사람이라고 한다.

#야나부아키라 는 일본의 번역어 연구에 있어서 독보적인 존재 라고 한다.

그는 주로 에도막부 말기에서 메이지 초기에 번역어가 탄생하는 과정을 근거로 해서 근대 일본의 학문과 사상의 성격을 ‘번역 문화’ 로 규정하기 위한 많은 업적을 남겼다고 한다.

이 책은 총 10장으로 그의 사상을 펼치고 있다.

제1장 사회(社會) - society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의 번역법
제2장 개인(個人) - 후쿠자와 유키치의 고군분투
제3장 근대(近代) - 지옥의 ‘근대’, 동경의 ‘근대’
제4장 미(美) - 미시마 유키오의 트릭
제5장 연애(戀愛) - 기타무라 도코쿠와 ‘연애’의 숙명
제6장 존재(存在) - 존재하다, ある, いる
제7장 자연(自然) - 번역어가 낳은 오해
제8장 권리(權利) - 권리의 ‘권’, 권력의 ‘권’
제9장 자유(自由) - 야나기타 구니오의 반발
제10장 그(彼), 그녀(彼女) - 사물에서 사람으로, 그리고 연인으로

2003년 출간 되었다가 절판 된 이후, 찾는 이가 많아서 다시 출간된 책이다.

더욱이 역자 후기에 보면 ‘근대’, ‘근대화’, ‘근대성’ 등이 학문적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번역과 번역어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이 책의 가치가 재평가 되어, 재번역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드높았다고 한다.

19세기 중엽, 일본은 서양의 학문이나 사상, 제도, 지식체계 등을 모방하고 흡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쏟아져 들어오는 생소한 개념과 전문용어들을 어떻게 번역하여 보급할 것인가 하는 것은 당시 지식인들에게 주어진 최대한 과제 였다.

문제는 단순히 번역에 있는 것이 아니라 번역하고자 하는 개념이나 현상자체가 일본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데에 있었다.

책을 읽을때면 번역가의 단어조합이나 풀이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느낀다.

어떨때는 번역이 너무 조잡하거나 직역으로 번역해서 읽으면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많은데 이 책은 어떻게 번역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잘 기술 된 것 같다.

민법 책을 읽으면 독일법이 일본으로 가서 다시 번역되고 우리나라는 일본인들이 번역된 것을 몇 개 수정하지도 않고 (독일+일본 )민법을 그대로 차용해서 쓰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을 읽고 느낀 점이 많았다.

번역어들이 어떻게 선택받고 오늘날까지 정착되어왔는지 그 성립 과정을 치밀하게 분석해 주는 책으로 문학가, 번역가 라면 한 번은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 책속으로 :

일반적으로 어떤 번역어가 선택되고 살아남는가 하는 물음에 답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대체로 문자의 의미로 봐서 가장 적절한 단어가 살아남는 것은 아니란 점만은 단언할 수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번역어다운 말이 정착한다는 점이다. 번역어는 모국어의 문맥 속으로 들어온, 이질적인 태생에 이질적인 뜻을 가진 말이다.

이질적인 말은 어딘지 이해하기 힘든 법이다. 어딘가 어감이 어긋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말은 오히려 이해하기 힘든 상태, 어긋난 상태 그대로 놔두는 편이 더 낫다. 모국어에 완전히 섞여버리면 오히려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낳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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