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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 퇴근하겠습니다 -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워라밸 사수기
아케노 가에루코 지음, 김지연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2월
평점 :
✅ 회사를 위해 내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해 회사가 있다.
수많은 사람이 진정으로 원하지 않는 노동에 얽매여 진짜 원하는 일을 놓치고 살아간다.
"돈을 벌려고 너무나 무리를 한 결과 끝내 여러분은 병이 들고 마는 것이다. "
📌 헨리 데이빗 소로우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칼퇴’를 꿈꾼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이후 사정이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칼퇴는 꿈에 가깝다.
도저히 정시에 끝낼 수 없는 업무 폭탄이 떨어지고, 퇴근 인사도 받아주지 않는 직장 상사의 눈초리가 매섭다.
격동의 세대 1965~1975 년생 까지는 마치 북한의 별보기 운동 처럼 회사에 충성을 다해 일했다. 요즘 젊은 세대는 이해 못하겠지만 회의 시간에는 재털이가 날라다녔다.
나 또한 격동의 세대에 태어난 사람이라 정시에 퇴근이라니 하면서 반문을 갖고 읽기 시작한 소설이다.
필자는 토목건설현장에서 일하는 토목기술자 #civil_engineer 라서 새벽4시에 일어나 일과를 시작하고 야근을 밥먹듯이 하는 직업이다. (어쩔때는 18시간 일하는 경우도 많다. 밥먹고 조금 자고 일만 하는 개미와 같은 극한 직업이다.)
나의 개인 생활이란 거이 없이 중장년을 향해 달리고 있다.
회사의 직장상사가 까라면 까는 군대식 회사 분위기가 아직 여전하고 상사의 말은 법이다.
무튼 흔히 칼퇴사수와 꼰대문화는 세대 갈등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이 책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나이에 관계없이 밤낮으로 일에 뛰어드는 워크홀릭들을 그린다.
몸이 아파도 동료의 일까지 자처해 야근하는 미타니와, 과로로 쓰러져 결혼 상견례 자리에도 불참한 고타로.
회사에서 노숙을 하는 일중독자, 아즈마까지. 왜 이들은 그토록 열심인 걸까. 이들에게 일이란 무엇일까.
소설은 이러한 질문을 따라 다양한 인물 ,사건을 배치함으로써 일에 얽힌 복잡다단한 생각, 가치관, 내밀한 심리 등을 빠른 전개로 펼쳐내고 있다.
2017년 기준 한국 연간 노동시간은 2,014시간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멕시코(2257시간)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이 소설이 탄생한 일본사회도 사정은 비슷해서 초과근무, 과로사, 공짜 야근 등이 뉴스 메인을 차지할 정도로 사회 문제화되어 있다.
‘왜 사람들은 회사로부터 벗어나지 못할까?’ 저자는 소설을 통해 제도 이면에 자리한 불합리한 관행, 상명하복의 경직된 문화, 성차별 등을 차례로 짚어냄으로써 ‘일’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행복의 정의를 묻는다.
주인공 유이는 말한다. “정시 퇴근은 용기의 상징!”이라고...
이 책을 읽고 나니 이제 적당히 회사에 충성하고 나만의 워라벨과 슈필라움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여유를 갖고 싶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밀레니얼 세대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많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재밌다.
📚 책속으로 :
“대체 아빠는 왜 맨날 그렇게 늦게까지 회사에 있었어요?”
“뭐냐, 뜬금없이. 회사는 커다란 가족이니까. 다 그런 거다.”
넌 내 딸이지만 참 이상한 녀석이야. 피곤하면 휴가 내지, 분위기 파악도 못 하지. 회사에 있는 시간도 짧고 불합리한 일도 못 견뎌. 우리나라 회사원들이 미덕이라 여기는 요소가 너한테는 하나 도 없단 말이다.
사회인으로 어엿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 난 늘 그 게 걱정이었어. 어느새 서른도 넘었고 남들 위에 서는 자리에도 올랐잖아. 때로는 힘 앞에 무릎 꿇을 줄도 알아야 한다는 사실을 슬슬 깨달을 때도 됐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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