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집 짓기 - 이별의 순간, 아버지와 함께 만든 것
데이비드 기펄스 지음, 서창렬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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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과 죽음에 대하여...

“우울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

🔖 버나드 쇼의 묘비명

젊은이들이여!!! 젊음을 과시하지 마라. YOLO 하면서 ‘퇴사가 답이다.’ 외치면서 살다가 인생 훅 간다.

“우리는 매일 살지만, 매일 조금씩 죽어가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옆에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 떠난 후에도 곁에 누군가가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우리를 살게 한다. 이 느낌은 소중한 이를 떠올릴 때마다 각별한 마음으로 되살아난다.”

🔖오은 시인

우리 사회에서도 미리 죽음을 체험해보는 입관 체험이나 가상 유언장 쓰기 같은 활동이 종교 단체를 비롯한 여러 기관들 주관으로 행해진다.

죽음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면서 스스로 죽음과 이야기를 나누어보는 시간을 갖는 행위는 사실 죽음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삶이 완결되는 지점인 죽음을 통해 살아와 삶과 살아갈 삶을 성찰하기 위한 적극적인 삶의 행위일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1095일 동안 아버지의 작업실에서 앞으로 아버지 없이 혼자 해나가야 할 일들에 대해 배운다. 죽음과 상실, 삶의 어려운 문제들을 대하는 아버지의 지혜를 배운다.

은퇴한 토목 기사인 아버지와 함께 엉뚱하고도 기발한 착상으로 자신의 관을 만드는 프로젝트에 돌입한 저자는, 아버지의 작업실에서 함께 관을 만드는 3년 여의 시간 동안 어머니와 가장 친한 친구를 암으로 잃고, 마음을 채 추스르기도 전에 이미 두 번의 암 치료를 견뎌낸 아버지에게마저 암이 재발하고 만다.

온통 죽음으로 둘러싸인 날들을 보내며 저자는 죽음과 늙어감, 삶과 인생의 의미를 되돌아본다.

죽음과 상실, 삶의 어려운 문제들을 대하는 아버지의 지혜를 배운다. 그러면서 자신은 그저 아버지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을 뿐이었다는 걸 매순간 깨닫는다.

그렇게 아들과 아버지는 묵묵히 ‘관의 시간’을 보내며 자신들의 관계를 재정립해나간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빅터 프랭크의 #죽음의수용소에서 라는 책 구절이 생각난다.


“ 그 실례로 포로수용소나 강제수용소와 같은 극한 상황에서 가끔씩 일어나는 일을 생각해 보자. 내가 어떤 미군에게 들은 말인데 이럴 경우 처음에는 '체념상태'라고 부르는 행동 패턴이 나타난다고 한다.

강제수용소 에서는 이런 체념상태가 아침 다섯 시에 잠자리에서 일어난는 것은 물론 밖으로 일하러 나가는 것도 거부하고, 대신 막사에 남아 똥과 오줌에 절은 짚더미 위에 누워 있기를 고집하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아무것도 그들의 마음을 바꿀 수 없다. 경고도 협박도 소용이 없다. 그런 다음에 아주 전형적인 행동을 한다. 주머니 깊숙이 감추어두었던 담배를 꺼낸 다음 그것을 피기 시작하는 것이다.

바로 그 순간에 우리는 그가 앞으로 48시간 안에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예감한다. 의미를 찾으려는 의지가 없어지고, 순간적인 쾌락의 추구가 뒤를 잇는 것이다.”

​의미가 없으면 삶은 없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그 의미를 찾아야만 하는 것은 우리 자신일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나 또한 차근차근 영혼의 집짓기를 미리 준비해야 겠다.


📚 책속으로:

슬픔은 콜라주다. 명확한 순서 없이 한꺼번에 던져진 생생한 이미지, 그것을 해독하는 일이 보는 사람에게 맡겨진 이미지다.

하지만 그걸 보는 사람은 각각의 이미지가 새로운 이미지를 낳고 새로운 이미지가 또 다른 이미지를 낳으면서 끝없이 잡히지 않고 빠져나간다는 것을 발견할 뿐이다. 미래는 현재를 뚫고 나가는 과거다. 그리고 과거는 그런 일을 결코 멈추지 않는다.

#영혼의집짓기 #책 #다산책방 #죽음 #인생 #토목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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