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하는 인문학 공부 - 인문학의 첫걸음 <천자문>을 읽는다
윤선영 편역 / 홍익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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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 젊은 날의 다짐으로 돌아가 나를 찾고 응원하고, 격려하는 것이 어른이 되어 무엇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다. 인문학은 우리를 그런 길로 안내하는 길잡이가 된다.

요즘 어른이라고 하면 마흔을 지날 무렵을 가르킨다는 데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20대나 30대는 아직 자기 삶을 일으켜 세우기에 바빠서 진짜 어른다운 존재감을 드러내기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공자는 ‘나이 마흔에 미혹되지 않는다’고 했고, 맹자는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고 했다.

송나라의 철학자인 주희는 ‘마흔이 되면 도가 밝아지고 덕이 성취된다’ 고 하였다.

한마디로 말해서 마흔 무렵은 뭔가 완성되어 있어야 하는 시기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평균수명이 80세를 상회하는 오늘의 마흔 살은 너무도 젊고, 아직 배울 게 많은 나이 이다.

우리는 누구나 어린 시절 〈천자문〉이라는 책을 접했다. 그래서 자세히 공부하지 않았더라도 “하늘 천(天), 땅 지(地), 검을 현(玄), 누를 황(黃)”이라는 구절이 그 어떤 노래 가사보다 더 익숙하게 다가온다.

더욱이 유소년기 한자 학습과 쓰기 연습의 교본으로 사용되었기에 우리는 〈천자문〉에 대해 충분히 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면 다시 “하늘 천, 땅 지”만 무한 반복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멋쩍은 웃음만 나올지 모른다.

〈천자문〉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책이다. 일관된 주제 없이 인간 생활과 관련한 여러 방면의 이야기를 다양하게 담고 있기 때문이다.

천상계와 자연현상에 관련한 의미심장한 내용부터 고대 중국의 문명과 발전, 역사적 인물의 고사까지 다채롭게 얘기한다.

동양 철학과 인문학의 뿌리가 되는 모든 이야기를 포괄하는 최고의 고전인 셈이다.

#천자문 은 인류가 태어나 살아가고 있는 자연과 우주의 원리와 법칙, 그리고 만물의 현상 변화와 흐름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동양 사상에서 만물의 생성 원리를 한 마디로 정의하면 ‘음양의 조화’라고 할 수 있다.

음과 양이 조화를 이루어야 만물이 생성되고 변화한다는 원리속에서, 음양으로 구분되는 가장 대표적인 기본 개념이 바로 하늘과 땅이 될 것이다. 이에 천자문의 시작은 음양의 기본 개념인 하늘과 땅, 즉 천지 (天地) 라는 두 글자부터 언급하고 있다.

음양 ☯️ 을 혼합하여 괘를 만들어 길흉을 점쳐보는 책인 #주역 의 첫번째와 두번째 괘(卦)가 하늘의 건(乾)괘 와 땅의 곤(坤) 괘인 것을 봐도, 하늘과 땅은 만물의 생성 원리를 논함에 있어 가장 먼저 고찰해봐야 할 개념임이 틀림없다.


공자는 만년에 〈위정편(爲政篇)〉에서 다음과 같이 회고하였다. "나는 나이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吾十有五而志于學), 서른에 뜻이 확고하게 섰으며(三十而立), 마흔에는 미혹되지 않았고(四十而不惑), 쉰에는 하늘의 명을 깨달아 알게 되었으며(五十而知天命), 예순에는 남의 말을 듣기만 하면 곧 그 이치를 깨달아 이해하게 되었고(六十而耳順), 일흔이 되어서는 무엇이든 하고 싶은 대로 하여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

'지천명'은 위의 글 '五十而知天命'에서 딴 것이다. 여기서 '천명을 안다'는 것은 하늘의 뜻을 알아 그에 순응하거나, 하늘이 만물에 부여한 최선의 원리를 안다는 뜻이다.

곧 마흔까지는 주관적 세계에 머물렀으나, 50세가 되면서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세계인 성인(聖人)의 경지로 들어섰음을 의미한다.

곧 지천명(知天命) 의 나이가 되는데 아직도 세상을 모르겠다. 그래서 읽어본 #다시시작하는인문학공부 라는 책이다.

천자문 이라고 하면 어릴때 무작정 쓰고 읽고 단편적으로 외웠는데 이 책을 통해 깊은 의미가 있음을 알았다. 다시 한번 나의 무지를 깨닫는 기회가 되었다.

이 책은 평소에 한문을 몰라서 타인에게 주눅 들어하는 사람들 동양철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권해 주고 싶은 책이다. (집에 두고두고 읽어야 할 책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과 논어, 장자, 노자의 도덕경, 주역, 사서삼경 , 맹자 등의 책을 같이 읽으면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책속으로 :

• ‘시간은 금이다(Time is gold)’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곧 ‘시간은 돈이다’라는 말이 변형된 것으로, 시간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돈과 관련된 일에는 상당히 민감하면서도 시간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종종 크게 신경 쓰지 않기도 합니다.

눈에 당장 보이는 것만을 더욱 중요하게 여기는 씁쓸한 세태라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문장인 ‘척벽비보(尺璧非寶), 촌음시경(寸陰是競)’은 한 자의 벽옥만을 보배로 여길 게 아니라 분초의 짧은 시간이야말로 진정 소중히 여겨야 함을 말한 문장입니다.

• ‘영업소기(營業所基), 적심무경(籍甚無竟)’은 학식이 있는 자가 공적과 덕업을 모두 갖추게 되면 그것들은 전부 영화로운 사업의 기초가 되며, 명성이 자자하여 끝이 없을 것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영화로운 사업의 기초가 되는 단서는 바로 앞 단락에 있는데, 그것은 끊임없이 학문하며 맑은 마음을 가지고 용모와 언사를 단정히 하여 시작과 끝을 신중하게 하는 것입니다.

앞에서 제시한 덕목들을 모두 갖춘 자라면 그의 명성이 사방에 널리 알려져 끝없이 영화롭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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