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이 내려오다 - 다시 돌아오겠다고 했어
김동영 지음 / 김영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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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지금 거기에 속해있지 않고 천국 같은 내 집에 누워 있다.
여기가 내게는 여행지 이고, 여기가 나의 천국이다.
당신들도 당신들의 천국을 만나길 바라본다”

< 김동영의 #천국이내려오다 중에서..>

이 책은 #김동영 자신이 다녀왔던 수많은 여행지 중 31개의 도시를 추려 그 안에서 만난 천국 같은 풍경과 사람들 그리고 겪은 일들을 흥미진진하게 담아냈다.

어머니의 죽음 후 슬픔을 잊기 위해 찾은 발리의 우붓, 인정할 수 없는 죽음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떠난 인도의 바라나시 화장터, 10년 만에 다시 찾은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의 무대 미국의 95번 국도, 운명적인 사랑을 만났던 이탈리아의 로마, 끝없는 고독과 싸워야 했던 러시아의 올혼섬 등 상상을 초월하는 특별한 순간들이 마치 여러 단편을 엮은 듯 촘촘히 연결되어 완벽한 한 권으로 탄생했다.

또한 그 순간을 담은 장소의 사진과 지도도 직접 그려 넣어 읽는 이로 하여금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했다.


작가는 여행지에서 겪은 천국 같았던 순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왜 하필 ‘천국’이냐고 묻자 “사람들은 천국을 떠올릴 때 아주 멀리 있고 우리가 쉽게 도달할 수 없는 유토피아로 생각하지만 사실 살아가면서 어떤 순간, 장소에서 격하게 행복하거나 눈물겹도록 감동적일 때 ‘정말 천국 같다’라는 말을 내뱉는다.

그 순간에 대해 얘기해 보고 싶었다”라고 했다.

작가에게 눈물겹도록 아름다웠던 순간은 언제였을까. 그에게 천국은 낯선 도시의 후미진 골목에서 만난 고양이, 안개 속에서 만난 사슴 가족, 유럽의 낮은 담장에 흐드러지게 핀 장미, 중절모를 쓴 멋쟁이 노신사, 조르바를 닮은 카페의 웨이터, 어지럽혀진 창전동 집에서 종일 누워 있는 시간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많은 영혼들을 만난 순간이었다.

그는 길 위의 새로운 풍경과 일상의 존재들을 통해 슬픔과 우울함을 떨칠 수 있었고 가족을 잃은 상실감을 채울 수 있었다. 그에게 천국은 ‘치유’였다.

이 책을 읽고 작가는 던지는 ‘당신을 다시 달리게 하고, 가족을 더 사랑하게 하고, 오늘을 버티게 하는 천국 같은 순간은 언제였느냐”는 말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나를 다시 달리게 한 힘은 끝없는 나락에 빠질때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는 신념으로 질주했던 것 같다.

그 이후 삶의 다시 나를 보고 가족을 더 생각하고 사랑하면서 하루하루 버티면서 산 것 같다.

누군가는 현실과 타협하라 하지만 난 끝없이 지독한 신념으로 나의 길을 개척하고 싶다.

천국은 여행지에도 있는 것도 아니고 먼 타국에 있는 것도 아니고 ‘일체 유심조’라는 말처럼 내 맘속에 있는 거 아닐까.

📚 책속으로:

죽은 거 후회해?” 28살에 죽었을 때와 변함없는 얼굴을 가진 그를 보며 물었다. “누구나 죽어. 나는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지만 살아 있었으면 더 괴로웠을지도 모르지. 그리고 더 이상 하고 싶은 일도 없었어.” 그는 헝클어진 앞머리를 쓸어 올리며 대답했다.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게 미련도, 기대도 없다면 오히려 아름다운 모습으로 죽는 게 더 현명한 방법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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