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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패밀리 ㅣ 특서 청소년문학 9
양호문 지음 / 특별한서재 / 2019년 7월
평점 :
✅ 부모에게 아들과 딸은 누구나 왕자요, 공주다.
애지중지 기른 소중하고도 귀한 존재인 것이다.
부족함 없이 행복하게 살던 어느 가족에게 느닷없이 위기가 닥친다. 가장인 아버지의 실패로 엄마와 세은, 예은 두 자매는 넓고 쾌적한 아파트에서 살다가 좁고 낡은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된다.
엄마는 결혼한 이후 직장 일을 해보지 않았음에도 생계를 위해 하루 종일 일을 하러 나가고 엄마를 대신해 중학생 세은이가 초등학생 예은이를 돌보고 집안일을 도맡아서 한다.
급변한 환경 탓인지 가뜩이나 차가웠던 집안 분위기가 얼음나라보다 더 차가워져 아주 만년빙하 속과 똑같다. 턱이 덜덜덜 떨리고 머리에 고드름이 주렁주렁 달릴 정도다.
잠도 따로따로 자고 밥도 따로따로 먹는다. 말 안 하기 게임이라도 하는 것처럼 서로 쳐다보지도 않고 대화도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놈이 출현했다! 얼음나라에 살던 삼공주에게도 드디어 따뜻한 온기가 감돌기 시작하는데…….
작가 #양호문 씨는 1960년에 태어나 강원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필자와 비슷하게 건설 회사, 철 구조물 생산 회사, 농산물 유통 회사, 서적 외판, 편의점 경영, 입시학원 강사 등 다양한 직업을 두루 거치며 삶의 경험을 쌓았다고 한다. 그러나 작가가 되어 글을 쓰는 평생의 꿈을 저버리지 못하고 문학에 끈질기게 구애하여, 마침내 중편소설 『종이비행기』로 제2회 허균문학상을 수상하며 작가의 길을 걷고 있다.
이 책에서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두 가지라 할 수 있다.
첫째, 가정에서의 가족은 핏줄로 맺어진 혈연관계이기에 싫든 좋든 공동 운명체라는 것이다. 기쁜 일도 슬픈 일도 함께하며 함께 역경을 극복해 나가는 게 진정한 가족이다.
둘째, 학교에서의 교우관계는 친밀도에 따른 선택적 관계이기는 해도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행복과 즐거움은 물론 아픔과 괴로움도 기꺼이 나누는 게 진정한 친구이다.
이 책을 읽고 요즘 읽었던 법정스님의 글이 생각났다.
“세월이 덧없는 것이 아니다.
세월은 가는 것도 오는 것도 아니며 시간 속에 사는 우리가 가고 오고 변하는 것일 뿐이다
세월이 덧없는 것이 아니고,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삶을 살기 때문에 덧없는 것이다.
어린 사람은 한 살 더해지지만 나이 든 사람은 한 살 줄어든다.
되찾을 수 없는 게 세월이니 시시한 일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순간순간을 후회 없이 잘 살아야 한다.
아무리 많이 가져도 만족할 줄 모른다.
행복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가진 것만큼 행복한 것이 아니며 가난은 결코 미덕이 아니며
맑은 가난을 내세우는 것은 탐욕을 멀리하기 위해서다.
덕을 닦으면서 사는 것이 중요하다.
가능하다면 잘 살아야 한다.
돈은 혼자 오지 않고 어두운 그림자를 데려오니 재산은 인연으로 맡은 것이고 내 것도 아니므로 두루 나눠 가져야 한다.
우리 모두 부자가 되기보다는 잘 사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책은 감수성이 예민하고 모든 자극에 민감한 사춘기 소녀인 주인공 ‘세은’을 통해 가족, 친구 관계를 성찰하게 하고 우리 사회에 이슈가 되고 있는 분노조절장애, 장애인, 님비 현상을 살펴보게 하며 기쁜 일도 슬픈 일도 함께하며 함께 역경을 극복해 나가는 게 진정한 가족이고, 행복과 즐거움은 물론 아픔과 괴로움도 기꺼이 나누는 게 진정한 친구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과연 우리에게 진정한 가족의 의미와 친구는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