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야기
미아키 스가루 지음, 이기웅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본 리뷰는 출판사 경품 이벤트 응모용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죽음과 사랑에 대해여...


“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소꿉친구가 있다.
나는 그녀의 얼굴을 본 적이 없다.
목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 몸에 닿은 적이 없다.
그런데도, 그 얼굴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잘 알고 있다.
그 목소리가 얼마나 부드러운지 잘 알고 있다.
그 손이 얼마나 따스한지 잘 알고 있다. “

<책 속에서>

부모님의 애정을 받지 못하고 친구다운 친구도 없이 고독한 유년 시절을 보낸 아마가이 치히로는 스무 살 여름 ‘레테’로 어린 시절 기억을 지우고 삶을 다시 시작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그에게 도착한 것은 이상적인 청춘의 기억을 뇌에 심어주도록 프로그래밍된 나노로봇이었다.

실수로 그것을 복용해버린 그는 그때부터 나쓰나기 도카라는 ‘한 번도 만난 적 없으며 존재할 리 없는’ 소꿉친구의 기억을 갖게 된다.

그녀와 함께했던 달콤하고 충만한 가짜 추억에 손쓸 도리 없이 흔들리는 치히로. 그러던 어느 날 실재할 리 없는 가짜 추억 속 소꿉친구가 그의 앞에 나타난다.

그녀는 그에게 요리를 해주고, 그와 함께 음악을 듣고, 그와 함께 하루를 보낸다. 그러고는 말없이 사라진다.

그녀는 과연 누구인가. 그녀의 목적은 무엇인가.

시작된 순간 끝나는 사랑과 시작되기 직전에 끝나는 사랑. 어느 쪽이 더 비극일까?

한 번도 만난 적 없고, 실재할 리 없는 소꿉친구가 어느 날 내 앞에 나타났다.

가공의 여름, 가공의 소꿉친구, 가공의 청춘시절. 가공의 기억을 사고파는 근미래적 세계에서 기억 때문에 인생이 뒤바뀐 청춘들이 서로를 구원해가는 덧없고, 애절하고, 다시없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책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를 4차 산업혁명 시대라 부른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발전하여 기존의 산업 방식이 변화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예견하는 것처럼 앞으로 우리의 삶에 인공지능이나 로봇은 엄청난 영향을 줄 것이란 점에 동의한다.


《너의 이야기》는 나노로봇을 통해 인공의 기억을 만드는 의억기공사의 이야기다. 남녀의 사랑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를 끌 수 있겠지만 저자는 의억(가짜 기억)이란 소재를 만들어 냈다.

죽음을 앞둔 의억기공사가 사랑하는 기억을 원하는 사람의 기억 속에 남고 싶은 바람을 담아낸 소설이 이 책이다.


《너의 이야기》속에 담긴 전반적인 이야기는 사랑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죽음이 포인트라 본다.

죽음의 공포는 생물학적 존재도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이지만 대부분의 개인들은 살아남아 있는 이들에게서 잊히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라 본다.

이 책에서도 천재적인 의억기공사에게 알츠하이머병이 생기면서 자신의 기억이 점차 사라지고 죽음을 향하는 동안 누군가에게 자신의 존재를 남기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되었다고 보면 될 것이다.



기억은 경험과 학습에 의한 회상과 인식이다. 따라서 경험하거나 학습하지 않은 것은 기억될 수 없다. 또한 인간의 뇌는 망각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기억을 재생하려고 해도 잊히는 경우가 있다.

더구나 알츠하이머 같은 뇌질환이 발병하는 경우에는 기억력과 인지 기능이 퇴화되어 소중한 자신의 삶을 기억할 수조차 없어진다. 이런 이들에게 간절히 원하는 것, 혹은 아름다운 기억을 지워지지 않도록 인공적인 기억을 만들어 주어 삶에 대한 동력을 준다는 발상은 무척이나 기발하다.



의억이란 건 조작된 기억이니 정의롭거나 윤리적이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는 인간의 뇌를 조작할 수 있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으니 현실성은 부족한 지극히 소설의 소재다.

다만 앞으로 인류의 과학과 기술이 진보하면 먼 훗날 이런 가공의 기억이나 인간의 수명도 좌우할 수 있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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