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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가 노래하는 곳
델리아 오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9년 6월
평점 :
“ 대자연에, 저기 가재들이 노래하는 곳에서는 이렇게 잔인무도해 보이는 행위 덕분에 실제로 어미가 평생 키울 수 있는 새끼의 수를 늘리고, 힘들 때 새끼를 버리는 유전자가 다음 세대로 전해져. 그렇게 계속 끝없이 이어지는 거야.
인간도 그래. 지금 우리한테 가혹해 보이는 일 덕분에 늪에 살던 태초의 인간이 생존할 수 있었던 거라고. 그런 짓을 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 여기 없을 거야.
아직도 우리는 그런 유전자의 본능을 갖고 있어서 특정한 상황이 닥치면 발현되지.
우리의 일부는 언제까지나 과거의 그 모습 그대로일 거야. 생존하기 위해 해야만 했던 일들, 까마득하게 오랜 옛날에도 말이야. “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이 책을 사랑한다!
어느 가을 아침, 마을의 인기 스타 체이스 앤드루스가 노스캐롤라이나 해변의 습지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마을 주민들의 의심은 습지에서 홀로 살아남은 여자아이, 카야 클라크에게 향한다.
사람들은 카야를 문명의 수혜를 받지 못한 야만인이라 여겼지만 실상은 달랐다. 오랫동안 자연을 벗 삼아 삶의 교훈을 스스로 깨친 카야는 누구보다도 예민한 감성과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인물이다.
스스로를 고립시키며 생을 유지하던 카야에게도 거스를 수 없는 외로움이 찾아오고, 마을 청년 둘이 그 독특한 매력에 끌려 다가온다.
으스스한 야생성과 마술적인 매혹을 한 몸에 지닌 카야, 거부할 수 없는 남성적 매력을 지닌 체이스, 습지를 이해하는 완벽한 짝 테이트.
그저 순리대로 흘러갈 것 같던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급류를 만나고, 상상도 못 할 반전으로 끝을 맺는다.
매혹적인 주인공이 등장하는 매력적인 러브 스토리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란 소설 제목부터 뭔가 시적이고, 마치 수수께끼 풀이 같이 의미심장한 여운을 전한다.
#가재가노래하는곳 은 습지의 어두운 비원, 습지 생물들이 안식하는 저 멀리 깊은 곳을 말하지만, 카야에게는 대지의 어머니를 떠올릴 만한 시적인 장소를 의미한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란 결국 외로움을 벗어날 수 있는 따스한 유대와 환대의 장소를 의미하지 않나 싶다.
이 책을 펼치면 지도가 나오는데, 카야의 판잣집, 책읽기 통나무집, 점핑의 가게, 유색인 마을과 바클리코브, 그리고 소방망루가 표기되어 있다. 어쩌면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사랑하는 이와 함께 평화롭게 머물 수 있는 아늑한 판잣집이 아닐까 싶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라는 제목부터 한 편의 시 같더니 카야의 상황에 대비되어 등장하는 시들과 자연이 전하는 신비가 소설의 재미와 감동을 배로 전해준다.
카야의 어린 시절과 흑인 부부 점핑 아저씨와 메이블 아줌마의 이야기에선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가 떠오르기도 했지만 두 작품의 매력은 비슷해 보이면서도 확실히 다르다.
습지의 동, 식물의 행동이 너무나도 훌륭하게 은유되었기에 중요한 사건의 마지막을 끝까지 확인사살 시켜준 것은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웠지만 소설이 전하는 감동과 매력에 영향을 미칠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카야는 습지에 물이 어제의 이야기를 삼켜버리는 과정을 여러 번 보았지만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소녀 카야와 카야의 이야기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절대 잊지 못할, 가슴속에 깊이 새겨질 소중한 작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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