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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미워하는 가장 다정한 방식
문보영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문학적소양 : 내가 개소리를 해도 그게 개소리가 아니라는 걸 알아차리는 능력.
인간은 누구가 결국 끼적이는 사람이다.
한때 누군가 나에게 사랑해, 라고 말했다. 사랑해, 라는 말은 어떤 구조로 생겨먹은 걸까?
나는 그런 말을 들으면 어버버거린다. “나… 나를…? 나는 쓰레기예요….” 쓰레기라고 자랑하는 게 아니고, 쓰레기라고 겸손 떠는 것도 아니다.
쓰레기라는 건 그저, ‘내가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면 어쩌죠?’ 하는 불안이다.
왜 사람은 누군가를 안는 구조로 생겨서 타인을 갈망하게 되는 걸까?
이 책은 젊은 시인의 타고난 감각과 감성이 일상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밝고 경쾌한듯하지만 우울과 고통이 예고 없이 찾아와 혼란에 빠지기도 하고 오랫동안 코너에 내몰려 방치된듯하지만 특유의 씩씩함이 독자들에게도 전염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우울증과 불안장애로 정신과 진료를 받으며 약국의 실수로 잘못 처방된 약으로 증상이 나아지고 심리치료는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고 계속되는 고통에 힘들어하지만 자신보다 친구를 더 걱정하는 모습들이 마치 이건 '죽고 싶지만 피자는 먹고 싶어'버전인가 싶지만 문보영은 문보영이다.
일상과 주변의 이야기를 이토록 씩씩하고 다정하게 들려주는 방식에, 깊고깊은 그녀의 글이 전해주는 친절함에 어느새 빠져들고 말았다.
#문보영 #사랑을미워하는가장다정한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