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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드러난 하나님 나라
톰 라이트 지음, 양혜원 옮김 / IVP / 2009년 5월
평점 :
1. '이 책을 통해서 저자는 신약성서가 기록될 당시의 그리스도인들이 믿었던 바를 재조명하여 그 내용을 다시 살려내고자 했다.'(11) 중심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부활이 그리스도인들에게 궁극적으로 어떤 희망을 주는 것인지, 그 희망이 오늘의 삶을 어떻게 살아내게 하는지에 맞추어져 있다. 그리고 거기에 '마침내 드러난 하나님 나라'가 있다.
2. 신약성서가 전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하나님 나라가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결정적인 사건이다. 그것은 죽음 이후, 영혼의 천국행을 보장하는 티켓이 아니다. 부활은 인간의 몸, 이 땅의 공간, 시간, 모든 물질이 새 하늘과 새 땅을 온전하게 덧입는 새 창조의 사건이다. 따라서 부활은 '죽음 이후의 삶 이후의 삶'을 뜻하며, 부활은 '죽음 이후의 삶'이라는 일종의 중간 상태와 구별되어야 한다. 이 때 더욱 주목해야 하는 것은 현실이다. (물론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해서 '복된 안식'과 '최종적인 상실'이라는 상반되는 영역을 제시한다. 이것은 연옥과는 분명하게 구분된다.) 신약성서는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해서보다 궁극적인 희망으로서의 새 창조를 위한 '죽음 이전의 삶'에 더욱 힘을 쏟기 때문이다.
3. 현실은 부활의 첫열매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이미 이 땅에서 시작된 하나님 나라의 무대이다. 그리스도인들은 궁극적인 미래의 희망을 오늘이라는 현실에서 이루어가는 소명을 부여받는다. 근본적으로 이것은 세계관의 변화와 직결되고, 삶의 변화를 수반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것은 세상의 변화와도 연결된다. 다분히 정치적이고, 사회, 경제, 문화적인 현상을 수반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정의(특히 경제적 정의), 아름다움, 선교(전도)의 차원에서 접근하며 교회의 사명으로 설명한다.
4. 복음은 삶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이야기임을 새삼스레 다시 느끼게 된다. 이를 받아들이고 이를 위해 살기 위해서는 믿음도 필요하고, 소망도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사랑이 필요하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톰 라이트의 글을 인용한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앎'의 세 번째 요소를 만나게 되는데, 그것은 과학을 넘어서는, 그리고 우리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유추해야만 이해가 되는 것을 '안다'고 주장하는 '역사'를 넘어서는 당혹스러운 영역이다. (127)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에 제대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역사 연구를 더 큰 맥락, 개인과 집단 모두의 복합적 맥락 안에 위치시킬 필요가 있다. (130) 도마가 역사적 과학적 앎을 초월하면서도 포함하는 믿음의 인식론을 대변한다면, 바울은 희망의 인식론을 대변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 다음에 보게 될 사람은 베드로다. 베도르는 역사적, 과학적 앎을 초월하면서 또 포함하는 믿음의 인식론과 희망의인식론은 사랑의 인식론으로 이어진다. (135) 부활은 원칙적으로 예수님과 함께 탄생하게 되는 새로운 창조 세계의 결정적 사건이다. 우리가 이 새로운 세상에 들어가는 것은 둘째치고 그것을 잠깐 보기만 하려해도 우리에게는 다른 종류의 앎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를 새로운 방식으로 참여시키는 앎, 객관적 자세로 연구하는 유사 과학 연구의 냉정한 평가만이 아니라 전인격적으로 참여하고 개입하는 인식론이 필요하다. 그러한 인식론을 가장 잘 요약해서 표한한 말이 ‘사랑’이다. (136) 사랑은 가장 깊은 앎의 방식이다. 왜냐하면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실재에 완벽하게 관여하면서 동시에 자기 자신이 아닌 그 샐재를 확인하고 축하하는 것이 바로 사랑이기 때문이다. (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