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주의 목회자
유진 피터슨 외 지음 / 좋은씨앗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목회자들이 빠져들기 쉬운 우상은 개인적인 차원의 것이 아니라 소명의 영역에 속한 것이다. 즉 목회자 자신이 직접 성취할 수 있는 목회자로서의 성공이라는 우상이 바로 그것이다. 내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직업적인 성공과 정반대 개념인 '목회적 거룩함'이다. ... 목회자들은 말로는 목회가 거룩한 소명이라 하지만, 실제로 사역하는 모습을 보면 성공이나 출세를 더 간절히 추구한다. 목회자들의 실제 사역은 신학의 진리나 영성의 지혜가 아닌 시장 원리와 시장의 압력에 밀려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개인의 경건에 못지않게 목회적 거룩함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 요나서는 그 중심부에 기도를 담고 있는 일종의 비유다. 비유와 기도는 지나치게 종교적인 현실 속에서 습관적으로 살아감으로써 무뎌진 영적인 개념을 소유한 사람들에게 진리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불러일으키는 성경적인 도구다. 목회자들이 바로 그러한 상황 속에 몰두해 활동하고 있으므로 요나 이야기의 비유와 기도는 올바른 목회적 소명과 질서를 세우기에 매우 적합한 것이다. ... 요나 이야기는 희극적인 요소와 과장된 표현을 사용해 세속 문화의 영향으로 발생한 성공의 우상들을 간접적으로 꼬집는다. 우리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으며 즐겁게 웃는 동안, 우리의 방어벽은 허물어진다. 요나 이야기는 우리의 생각을 사로잡아 우리가 소명의 거룩함을 회복하는 길로 들어설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우리는 심연의 막다른 길에서 망설이다가 비유와 기도에 단단히 사로잡혀 목회적 소명에 적합한 영성을 개발할 수 있는 깊은 골짜기 속으로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끌려 들어갈 것이다. (들어가는 글 중에서)


유진 피터슨은 요나의 이야기를 통해 목회자의 소명을 진지하게 되돌아보게 한다. 이를 두고 유진 피터슨은 목회적 거룩함이라 말한다. 그리고 그는 이 목회적 거룩함은 하나님을 향하는 것과 하나님을 향한 열정에서 비로소 환하게 드러날 수 있음을  요나가 다시스로 향하다 배에서 뛰어내리는 비유를 통해 제시한다. 이 때 회복되는 소명에 대한 이야기가 5장에서 자세히 이루어지는데 이 부분을 특히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부분은 저자가 가장 많은 지면을 할애한 부분이기도 하다. 여기서 유진 피터슨은 자신이 소명을 회복하는 과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목회를 두고 겪은 내면의 갈등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황, 그리고 그의 말처럼 마침내 '섭리'처럼 발견하게 된 멘토, 도스토예프스키에 대한 이야기가 들려진다. 마치 목이 타는 것 같은 갈증으로 인해 기진맥진해 있는 듯한 상황에서 눈이 절로 뜨이게 하는 맑은 옹달샘을 마주한 듯한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그만큼 단비같은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아마도 이와 같은 것을 나도 찾고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이 옹달샘을 마시며 목을 축이고 이제 회복한 소명을 들고 저자가 찾아가는 곳은 물고기의 배 속이다. 여기서 드러나는 것은 기도다. 자신이 말하는 것으로서의 기도가 아닌 먼저 있는 말씀에 대한 반응으로서의 기도, 그리고 이를 위해 마련된 기도 학교로서의 시편이 제시되고, 묵상하는 목회자로서의 모습이 더불어 제시된다. 저자는 이를 영성의 토양으로 그려내고 있는데, 이를 읽는 것은 읽는이로 하여금 자신의 영성 토양은 어떤지 조용히 되묻게 한다. 소명과 기도 다음은 본격적인 현장, 니느웨이다. 여기서는 니느웨라는 지리적 특성과 이 곳에서 행한 예언이라는 종말론이 균형있게 제시된다. 이 때 구체적이고 평범한 일상의 삶과 인간의 일상적인 상상의 크기를 넘어서는 영원의 생명, 곧 목회의 중요한 두 축인 이 이중적 요소의 중요성이 밝히 드러난다. 이제 마지막으로 목회자에게 남은 것은 상상력을 통한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이것은 우리의 소명을 정화시키고 온전하게 만들어 내는 광대한 하나님의 은혜의 세계로 들어가는 일이며, 인간의 왜소함이 하나님의 거대함 속에 온전히 흡수되는 그야말로 기적과 같은 우주적인 일이다. 이 상황은 왜소한 인간으로 하여금 요나처럼 불평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눈에 보이는 현실은 보이지 않는 광할한 하나님의 거대한 생명을 가리기 쉽상이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왜소한 한 인간의 속좁은 시야를 극명히 보여주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마지막은 열려 있다. 요나 이야기의 열린 끝맺음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목회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던지는 유진 피터슨의 책은 그가 도스토예프스키를 만났던 것과 같은 느낌을 내게 계속해서 던져주고 있다. 그래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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