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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성장 보고서 - EBS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EBS 아기성장보고서 제작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1월
평점 :
세상의 모든 아기의 엄마라면, 꼭 알아야 할 행복한 육아의 키워드 10!
하나. 엄마와의 접촉이 아기의 두뇌를 만든다.
두울. 온몸으로 세상을 배우는 아기, 마음껏 움직이게 하라.
세엣. 아기는 과학자로 태어난다.
네엣. 두되발달은 생후 3년간의 경험으로 결정된다.
다섯. 아기 두뇌발달에 가장 좋은 자극은 칭찬이다.
여섯. 엄마와의 안정된 관계는 인간관계의 원형이다.
일곱.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야말로 아기 생애 최고의 선물이다.
여덟. 아기의 언어습득은 자궁에서부터 시작된다.
아홉. 말 잘하는 아이로 키우려면 아기의 대화상대가 되라.
여얼. 내 아이의 기질을 이해하는 것이 최상의 양육법이다.
- 뒷표지에서 -
나에게 이런 날이 올 줄이야. 삶은 그래서 살아봐야 하는 것 같다. 막상 새로운 생명이 선물로 다가오니 모든 것이 새로워 보인다. 그리고 문득 들었던 생각은 내가 생각이상으로 어린 아기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는 사실, 그저 무지함 그 자체라는 사실이었다. 또 다른 생명을 자신의 몸에 직접 품지 못하고, 생명의 신비로움을 몸으로 함께 직접 겪지 못하는 남성이라는 신체적 제한에서 비롯한 무관심이었을 수도 있었겠다는 위안을 던져 보면서도 뒷맛은 개운치 않다. 그런 면에서 이 책에서 아기와의 가장 중요한 대상으로 엄마를 선정하고, 모든 이야기를 '엄마'라는 존재를 중심으로 풀어내려가는 것에 대해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해 보면서도 한편으로는 '아빠'도 분명 아기에게 중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떠올리면서 약간의 아쉬움 내지는 조그마한 불평을 던져본다.
어찌되었든 그 무지함을 달래기 위해서 구입한 첫 번째 책이다. 나 스스로도 놀란 초짜 부모의 마음인 듯... EBS 다큐멘터리였다는 사실만으로 신뢰감을 듬뿍 갖고 구입했다. 사실 최근들어 EBS에서 괜찮은 다큐멘터리 작품들이 방영되는 것을 보고 간간히 시청을 하곤 했다. 아이의 사생활, 동과 서 - 사고구조, 상상에 빠지다, 녹색혁명 등등. 다큐멘터리의 내용도 실제적인 실험과 관찰, 전문가들의 참여와 조언들, 다양한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어서 내용에 대해 신뢰를 할 수 있었다. 이런 다큐멘터리 작품들을 통해 유용한 정보들을 많이 얻었기 때문에 마음 편안히 구입하고 읽어내려 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나같은 사람도 이렇게 반응을 하고 인식을 해서인지 최근에 다큐멘터리 작품을 영상자료로만 남기는 것이 아니라 기록자료로, 보다 대중적인 자료인 책으로 출판하는 경향이 생겨난 듯하다.
아기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놀라운 생명력을 접할 때마다, 읽어갈 때마다 신비로움을 감출 수가 없다. 나중에 태어났을 때 아기와 함께 어떤 일을 겪어갈지, 그 때에는 신비로움이 아니라 어떤 실제적인 이야기를 적어내려갈지 지금은 알 수 없지만, 중요한 것은 현재 엄마 배 속에 있는 이 조그만 아기가 가진 생명력의 놀라움이다. 그 생명력을 헤아려 보고 이 생명력을 더욱 아름답게 가꾸어갈 수 있게 하는 것이 다름아닌 부모의 생명력이라는 사실을 짚어보면서 아기에 대한 두근거림과 설레임을 갖게 해 준 것만으로도 충분히 값진 내용이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생명은 생명으로 살고, 또 다른 생명과 더불어 깊은 만남, 관계를 일구어 갈 때 그 아름다움이 더해질 수 있다. 부모가 풍성한 생명으로 아기의 생명을 대할 수 있을 만큼의 준비가 분명 필요하다. 이건 내 삶을 뒤바꾸는 새로운 경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