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귐의 기도
김영봉 지음 / IVP / 200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하지만 나는 이 모든 조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채워지지 않는 '무엇'을 느꼈다. 교회 생활을 충실히 하고, 늘 신학적인 문제와 씨름하고 신학을 가르치면서, 공허감에 시달렸다. 그 공허감은 목사가 되기 전부터 계속 나를 괴롭혔고, 나는 그것을 해결할 방법을 찾아 헤맸다. 만나는 사람들은 예외 없이 나의 신앙을 칭찬했지만, 나는 여전히 '이건 아닌데'라는 번민을 가지고 있었다. 제자리에서 맴도는 내 삶의 수준에 수없이 절망했고, 가르치고 설교하는 것처럼 살지 못하는 것에 대해 깊이 고뇌했다. '영성'에 대한 관심은 이 고뇌를 해결하려는 한 방법으로 시작되었다. (10쪽)

기독교 신앙은 신비롭다. 신비로움은 그 속에 무언가 알지 못하는, 인간의 이해를 넘어서 있는 그 무엇, 때로는 설명할 수 없는, 알 수 없는 낯선 세상을 포괄하고 있다. (믿음이라는 것이 여기서 고백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세상이 있다는 것, 이런 세상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 이런 세상을 살 수 있다는 것, 이런 신비에 대한 고백이 믿음말고 어떤 단어로 말할 수 있겠는가..) 이 신비롭고 낯선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그 자체로 인간에게는 이미 크나큰 제한이나 마찬가지다. 내가 들어가고 싶다고 해서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때로는 내가 거부하고 싶다고 해서 거부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이 제한을 인식하지 못하고 마치 모든 것을 다 안다는 것처럼 기독교 신앙을 단순화시켜버리고, 축소시켜버린다면 그것만큼 기독교 신앙을 왜곡할 위험의 소지가 다분한 것은 없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그 신비로움 속에 들어가고, 또한 그것을 고백해 내고자 하는 일에 참여하는 것, 이것을 영성생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인데, 여기서 중요한 실제적 수단 중의 하나가 바로 기도이다. 하나의 수단으로서 살펴볼 때에도, 이는 다소간의 노력과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앞서 말했는 자칫하면 축소, 왜곡,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한 번 이 책을 들고 살펴보면 좋을 듯 싶다. 주의하고 조심해야하는 이유, 실제적인 노력의 필요성 및 방향성 등을 적절하게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소개하는 책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이 책은 5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에서는 전반적인 한국 개신교회가 겪고 있는 기도 생활의 문제점들에 대해 반성하면서 개선 방안을 생각해 볼 것이다. 제2부는 기도의 시간적, 공간적 환경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제3부에서는 기도에서 다루어질 수 있는 여러가지 주제를 살펴보고, 제4부에서는 기도를 돕는 다양한 도구들에 대해 설명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바른 기도를 통해 맺게 되는 열매들을 살펴봄으로 논의를 마칠 것이다. (12쪽)

매 챕터가 끝날 때마다 그 장에 대한 간단한 요점을 달았고, 연구를 위한 질문, 실천을 위한 제언, 참고 도서 목록도 정리되어 있어서 조금은 천천히 그리고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지도 제공했다. 한 번 실제적으로 사용해 봐도 좋지 않을까 싶다. 기독교 신앙에 있어서 기도는 정말 필요조건인 것 같다. 기도에 대해서 신학적 의미를 여러모로 부여하면서 확장시켜봐도, 기본적이고 물리적인 측면에서의 기도를 행하는 최소한의 노력, 시간을 들여야 하는 것임에는 분명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