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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폭력의 세기를 고발한다 - 박노자의 한국적 근대 만들기
박노자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목적은 무엇인가? 이 사회를 지배하여 개개인에게 체제를 뒷받침할 '경쟁의 영웅'이 되게끔 강요하는 '힘'의 논리를 예쁘게 포장하는 군대, 스포츠, 종교 등 각종 담론들을 해부하여 그들의 '고상함' 뒤에 숨겨져 있는 진짜 내용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근대적인 군사 담론이나 스포츠, 기독교와 같은 대표적 '근대 종교'가 처음으로 들어온 개화기로 내려가서 그 담론들을 애당초에 만든 사람들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했는지 파헤쳐야 한다. 이 책이 개화기에 초점을 맞춘 것은 바로 이것 때문이다. (360쪽)
힘만 믿고 힘을 키워 남을 이기고 짓밟는 인간은 진정한 의미의 행복을 맛보지 못할 것이다. 산의 고요함을 즐길 수 없을 것이고, 잎사귀의 속사귐을 들을 수 없을 것이고, 지저귀는 새들과 대화를 나눌 수 없을 것이다. '힘의 숭배'는 생명 파괴의 길이요, 죽임의 길일 뿐이다. 인간에게 삶을 구하려는 그리고 삶을 지키려는 본능이 있기에 이 사실은 결국 파악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365쪽)
구한말, 시대가 바뀌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내렸으며 어떤 길을 걸어왔을까. 지금 우리가 꿈꾸고 기대하는 내일의 미래는 무엇인가. 과연 어떠한 내일, 꿈의 날이 우리에게 다가올 수 있을 것인가? "근대성" 에 대한 논의,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결국 우리가 선택하고 추구했던 근대의 모습이라는 것을 박노자는 "힘에의 의지" 라고 말한다. 하나, 사회진화론에 입각한 적자생존 사회로의 진입을 추구하고 추구해야만 했던 우리의 근대, 더불어 자본의 논리에 매몰되어 서구 열강의 나라들과 같은 근대 민족국가의 반열로 들어가고자 안간힘을 썼던 우리의 근대, 한편으로는 열등의식이 감추어진 욕구의 발현으로서의 근대, 그러나 정작 누구를 위한 근대였는지. 두울, 진정한 인간 개개인의 가치와 소중함을 무시당한 채 국가라는 것, 발전이라는 개념에 얽매여 희생이 강요되었던 시대로서의 근대는 아니었는지 한 번 되짚어 보다.
진정한 "근대" 또한 "탈근대"라는 거대 담론적 논의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의 현실 속에서 "나의 자아"가 살아 숨쉬며 활짝 웃을 수 있는지, 그러지 못한다면 과연 내일을 열어가는 노력과 시도를 어떻게 작게라도 이끌어 갈 수 있는지, 생각과 배움의 실천적 현실화에 대한 작지만 깊이 있는 파장을 남겨주다. 자본주의의 극대화, 민족주의의 극대화, 인종주의의 극대화. 국가주의의 극대화. "근대".. 이것이 바로 폭력의 세기였다. 나의 내일은?? 우리의 내일은?? 역시 폭력의 세기가 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