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기독교의 형성
E 트로크메 지음, 유상현 옮김 / 대한기독교서회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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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쉽고 빠르게 읽을 수 있는 글은 아니었다. 이는 간단하다. 알고 있는 것이 적기 때문에 이해를 추구하며 읽어야 한다는 것이 하나의 큰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고, 문자적인 언어 자체가 가져오는 지루함이라든가 건조함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 둘 모두 읽어내려가는 동안, 또한 정리하는 동안 내게 일깨워줬던 사실(fact)이다.

예수에 대한 이야기는 어줍지 않게 들어놓은 것들이 있어서 아무래도 접근하기가 수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예수를 추종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그 흔적을 추적하는 것은 그다지 쉬운 작업으로 보이지 않는다. 특히나 예수 사후 기독교 공동체가 유대 공동체와의 갈등, 또한 예수의 직계 제자들 및 친인척 인물들과의 갈등 속에서 유대 사회를 벗어난 새로운 공간, 헬라파 유대인들과 이방인들에게로 뻗어나가 자리를 잡는 과정을 속속들이 이해하기란 더욱 낯설어 보이기도 하다. 저자는 그 작업을 신약성서를 기초 자료로 삼아 - 이 말은 역사적 사료로서 신약성서의 문서들을 검토한다는 뜻이겠다 - 하나 하나 정리해 나간다. 그 역사에 있어서 드러나는 중심 인물은 바울이며, 바울의 후예들이다. 물론 그 당시 바울은 지금 기독교인들이 열렬히 추앙하는 인물은 아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가 추구했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기독교 공동체의 성숙에 있어서 그의 영향은 지대했던 것이다.

저자를 통해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은 신약성서의 각 문서들에 대한 간략한 이해를 기독교 공동체의 성숙과정, 특히 유대 공동체와의 결별 속에 홀로서기를 해 나가며 성숙해진 기독교 공동체의 현장성과의 연계를 꾀하며 읽어낼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한 저자의 설명은 간략하게 아래에 정리했고 신약성서의 문서 이름은 고딕체로 표시했으니 참고해도 좋을 듯하다.) 이를 통해 기억할 수 있는 것은 성서가 가진 역사적 맥락이겠다. 성서는 예수를 그리스도라 고백한 이들, 그것도 다양한 그룹에 속한 인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그들의 고백을 정리해 내며, 마침내는 다른 이들에게 그 고백을 드러낸 문서들이 놀랍게도 한 권의 책으로 묶여진 것이다. 그 맥락과 삶을 읽어 내려갈 수 있다면 성서는 보다 풍부하게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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