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스터디 - 미국대학 교양교육 핵심과정과 한국에서의 인문학 공부안내
마크 C. 헨리 지음, 강유원 외 편역 / 라티오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강유원 선생님의 인문학 스터디 강연 내용

인문학은 어떤 사태에 부딪혔을 때 그 사태를 해명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리를 따져 묻는 것과 관련된 학문이다. 이 때 사전에 이미 하나의 신념체계를 가지고 그 신념 체계로서 사태를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냉정하게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바라보며 무엇이 문제인지를 검토하고 의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따라서 인문학 공부를 한다는 것은 나 혼자는 그러한 근본 원리를 따져 묻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잘 된 정통적인 학자들의 이론이나 책들을 참조하는 것을 말하고, 인문학은 그러한 내용들이 대체로 보아서 문학, 역사, 철학, 이 세가지 영역에 걸쳐 이루어져 있음을 보아 이 세 가지 영역을 아울러 인문학이라 말한다. 이렇게 볼 때, 정통적인 텍스트를 참조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함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아주 오랫동안 인류에게 있어서 큰 문제가 되어왔던 문제들, 주제들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선생을 찾고, 지적을 받아 발전할 수 있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선생이 없다면 검증되지 않은 최근의 서적이 아니라 정통책을 읽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적인 겸손함을 가져야 한다. 

우선 이 책에 나와 있는 내용을 꼼꼼하게 읽어라. 근거없는 강박관념, 곧 정통이 무엇인가, 고전이 무엇인가, 과연 그런것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데, 최근의 이론들, 사유는 모두 정통적인 학자들, 고전에서 비롯된 것이다. 절대 무시할 수 없다. 이 책은 그러한 고전들, 정통적인 책들을 압축적으로 정리하여 설명한 책이다. 따라서 이 책의 내용만 집중해서 읽으면 충분히 방향성을 얻을 수 있다. (예) 일리아스 읽기 방법을 따라가보자. 37쪽을 참고하라. 일리아스는 왕이 아닌 장군, 곧 모범적인 개인의 이야기에서 인간의 모순적인 모습을 다른 책이라는 집약적인 설명이 바로 일리아스에 대한 집약적인 설명이다. 그리고 다음의 도서목록을 보고 더 읽어야할 내용을 찾아보는 것이다. 고대철학에 대한 읽기 방법을 따라가 보자. 63쪽을 참고하라. 여기서 희랍철학이 다룬 내용은 주로 자연의 움직임이었는데, 소크라테스는 인간, 특별히 불변하는 인간의 본성을 알고자 했다는 압축적 설명을 발견한다. 이로써 고대철학은 소크라테스를 기준으로 삼고 있음을 알 수 있고 고대 철학에 대한 기본적인 맥락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추가적인 도서목록을 통해 영역을 확장해 나가야 한다. 100페이지 안에 인문학 전 영역을 다루려고 했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내용은 상당히 압축적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단어 하나 하나를 주의해서 읽고 도서목록을 참조해서 자신의 영역을 확장해 나가야 한다. 

참고도서의 도서 목록은 읽기 좋은 순서로 되어 있다. 먼저는 해당 영역 전체에 대한 입문서이고, 다음으로 해당 시대에 대한 이해를 돕는 역사책, 그리고 세부적인 주제에 대한 입문서와 연구서 순이다. 따라서 마지막 4번째 영역은 어느 정도 내공이 쌓인 다음에 읽어 내려가면 좋겠다. 입문학 공부를 전문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문학, 철학, 역사 부분의 모든 책들을 오랜 기간동안에 다 읽을 필요가 있다. 그냥 즐기는 수준으로 공부하고 싶다면 1영역과 2영역을 즐기면서 읽어가면 된다. 유행을 따라서 읽지 말 것을 당부한다. 그리고 즐기는 수준을 넘어서는 공부를 하고 싶다면 하루에 1시간-2시간 이상의 독서와 일주일에 A4 2장 이상의 글쓰기 연습이 필요하다. 이 때는 선생님을 이용해야 한다. 선생님께 꾸중듣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되다. 선생님께 꾸중받을 때가 바로 기회다. 내가 뭘 썼는데 선생님의 지적이 있다면 그것이 배움의 도전으로 이어져야 한다. 혼자서는 안 된다. 선생을 찾는 게 중요하다. 선생에게 배우지 않으면 발전이 없다. 만약 여러 사정으로 인해 선생이 없다면 정통적인 학자를 찾아라. 그들의 연구를 읽는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내가 하고 싶은 일 사이의 간극이 넓을 때 좌절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 간극을 좁히는 방법은 자신을 괴롭히며 선생님의 지적을 통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것 외에는 없다. 그리고 정통적인 책으로 공부하는 방법외에는 없다.이를 통해서 거리를 하나 하나 좁혀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은 일로 줄여나가야 한다. 그 시작은 겸손한 자세다. 겸손하게 지적으로 탁월한 선생님으로부터 배우려는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그리고 책의 내용을 하나 하나 노트에 적어가면서 책을 읽어라. 그리고 냉정하게 자신의 자리부터 확인하고 인정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참 어렵다.) 그래서 겸손함이 기본이다. 그 다음에는 확실한 근거를 갖춘 비판을 할 때는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잘못을 수긍할 수 있는 것, 그것은 내가 모른다는 것은 모르고, 안다는 것은 안다고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때 모르는 것에 대해 확실하게 인식할 수 있게되고 발전의 여지가 확보된다.  


인문학 스터디 강연 듣기 전 혼자 끄적인 내용

 책은 왜 읽어야 할까? 혹은 읽고 싶은데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이런 질문을 가진 사람이라면 충분히 답을 얻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문학과 예술, 철학과 정치, 역사학, 기독교 사상이라는 4가지 큰 분야로 나뉘어 독자가 원하는 부분에서의 기초지식과 최소한의 방향을 제시받을 수 있다.
 
편역자들의 손이 많이 거친 책이라고 들었다. 미국이라는 상황에서 펴낸 책을 한국으로 옮겨오는 과정에서 들였던 노고라고 볼 수 있겠다. 특히 편역자의 말을 빌려 표현하자면 "학벌을 중시하고 안정된 고소득 직장을 얻기 위한 준비 기관으로만 대학을 간주하는 한국 사회에서는 자유교양교육의 정신이 제도 안에 자리잡고 현실화되는 것이 어려운(p.15)" 한국의 대학 현실을 십분 감안한 것일게다. 여기에는 일체의 현실적 관심과 정치적 관여에서 자유롭지 못한 국가의 필요, 자본의 논리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어찌되었든 이런 저런 현실 속에서 자유교양교육의 정신을 갖고자 원하는 자들을 위한 일종의 안내책으로 스스로 평하는 만큼 인문학 공부를 위한 하나의 지도를 얻고자하는 이는 누구라도 소장해서 꽂아두어도 손해 볼 책은 아닌 것 같다.

사람마다 취향이 있고 관심사가 있듯이, 내게는 주로 문학과 예술, 역사학, 기독교 사상 분야가 주로 다가왔다. 특히나 고전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는데, 호메로스와 셰익스피어가 그토록 대단한 이들이었다는 것을 몰라왔던 무식함이 부끄러움을 전해왔다. 이들의 책이 많은 부분 번역되어 있음을 감사히 여기면서 하나 둘 읽어보기 시작해야 할 듯 하다. 대학교 학부시절의 시간이 다소 안타깝게 여겨지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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