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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안녕 - 2026 대한민국 그림책상 특별상 수상작 ㅣ 곰곰그림책
남기림 지음 / 곰곰 / 2026년 4월
평점 :
누구에게나 언젠가 닥쳐올 이별이지만, 우리는 '죽음'이라는 단어를 늘 두려워하고 회피하며 살아갑니다. 아이가 "죽으면 어떻게 돼?"라고 물었을 때, 혹은 소중한 존재를 떠나보내고 막막한 슬픔에 갇혔을 때, 이 책은 가만히 곁에 다가와 손을 잡아주는 다정한 온기 같은 그림책입니다.
책장을 넘기면 검고 어두운 죽음 대신, 눈이 시리도록 다채롭고 아름다운 색채와 콜라주 예술이 펼쳐집니다. 세계 여러 문화권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떠난 이를 기억하는 의례들을 보여주는데, 어떤 곳에서는 죽음이 고단한 삶으로부터의 해방이자 대자연으로의 순환이며, 또 어떤 곳에서는 온 힘을 다해 노래하고 춤추는 축제라는 사실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슬픔의 형태가 단 하나가 아님을 보며 마음속 깊은 위로와 안도감을 느꼈습니다.
인물들의 선명한 윤곽 속에 감정을 강요하지 않도록 절제된 표정들은, 오히려 제 안에 묻어두었던 그리움과 슬픔을 자유롭게 투영할 수 있는 고마운 여백이 되어주었습니다. 수식어를 덜어낸 담백하고 정돈된 문장들은 행간 사이사이에 깊은 사유의 시간을 선물합니다.
작가는 세상을 향해 헌화(獻花)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지었다고 합니다. 꽃은 피고 지는 생명의 유한함을 상징하지만, 동시에 지금 이 순간 찬란하게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존재이기도 하지요.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깨달았습니다. 이 책은 죽음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결국 '지금 내 곁의 소중한 사람들을 어떻게 사랑하며 살아갈 것인가'라는 삶의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것을요.
상실의 아픔을 겪은 어른들에게는 치유의 눈물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이별을 마주하는 품위 있는 시선을 길러줄 인생 그림책으로 강력히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