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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꽃 ㅣ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134
최서영 지음 / 봄봄출판사 / 2025년 6월
평점 :
버려졌기에 피어날 수 있었던 꽃, 『마늘꽃』
우리는 마늘이 ‘꽃’을 피운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살아갑니다. 그도 그럴 것이, 마늘은 꽃을 피우기 전 수확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이 책은 묻습니다.
“마늘이도 꽃을 피우고 싶었을지도 몰라요.”
『마늘꽃』은 바람과 함께 춤을 추고 싶었던 한 마늘이의 이야기입니다. 주변의 마늘 친구들은 실속 있는 열매가 되는 게 더 훌륭하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무슨 꽃이냐”고. 하지만 마늘이는 바람과의 약속을 지키고 싶었고, 자신만의 꽃을 피우고 싶었습니다.
수확을 피하려고 땅속 깊이 파고든 마늘이는 결국 버려지지만, 그 순간이 바로 꽃이 피는 시작이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머리 위로 어여쁜 보랏빛 꽃봉오리를 틔웁니다. 이 꽃은 향기롭지 않습니다. 코끝을 간질이는 마늘 특유의 쌉싸름한 향만이 풍길 뿐입니다. 그러나 마늘이는 행복합니다. 누군가에게 인정받지 않아도, 자기만의 꿈을 지켰기 때문입니다.
작가 최서영은 실제로 2년간 마늘을 키우고 꽃을 피우며 관찰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 그림책을 완성했습니다. 그래서인지, 글과 그림은 단순한 상상이 아닌, 삶에서 우러난 진심을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은 아이들만을 위한 그림책이 아닙니다.
“버려진 것 같을 때, 꽃이 핀다”는 메시지는 어른들에게 더 깊이 다가옵니다.
마늘이처럼 조용히 자신의 길을 선택한 이들,
세상의 기준에서 벗어난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이 책은 조용하고 단단한 응원이 되어줍니다.
당신은 어떤 꽃을 피우고 싶은가요?
『마늘꽃』은 그렇게, 우리에게도 자기만의 꽃을 피우는 용기를 건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