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둥지 - 2023 행복한 아침독서 추천도서 그림책 숲 27
서유진 지음 / 브와포레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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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아이가 아파트 화단에 있는 곳을 가리키며 말한다.

" 엄마, 저기 새 둥지 아닐까요? "

자세히 들여다보니 새 둥지처럼 생겼다. 어떻게 나무에 있지 않고 땅에 떨어져 있는 것일까? 다행히 알들이 없는 빈 둥지였지만 많은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싱그러운 초록색 뒤덮인 나뭇가지 위에 앉아있는 한 쌍의 새

새들은 마주 보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면지에는 주인공 새 한 쌍이 서로로 마주 보고 여기저기 날아다니는 모습이 보인다.

둥지를 찾으러 날아다니는 걸까?



경쾌한 소리가 절로 나오는 싱그러운 숲에서 한 쌍의 새가 가정을 이루었다. 하지만 그들의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어느 날 포클레인이 몰려와 숲을 허문다. 갑자기 둥지를 잃은 새들은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헤매다 도시로 향한다. 새로 태어날 생명을 위해 용기를 내어 간 도시는 초록 대신 온통 회색빛으로 되어있는 아파트 숲에 망연자실한다. 도무지 둥지를 틀 수 없었던 새들은 허름한 골목길로 향한다.




시대와 사회를 바라보는 예리한 통찰과 섬세한 시선이 돋보이는 서유진 작가의 첫 그림책이다.

새들 둥지만을 위한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자라가는 환경과 '집'에 대해 다시 생각한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나 또한 새로운 둥지를 찾기 위해 기웃거리지만 현실에 맞는 둥지를 찾기란 쉽기가 않다. 그래서 둥지를 찾아 기웃거리는 새들이 나와 다르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가 생각하는 둥지와 새들이 생각하는 둥지는 다르지 않다.

어느 날 내가 살고 있는 삶의 터전을 잃는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뉴스에서 종종 보는 재개발로 인해 둥지를 잃어버려 망연자실하는 표정을 보는 듯하다. 사회에는 강자와 약자가 공존한다.

같이 어울려 살아감에 있어 난 약자일까? 강자일까?

자고 일어나면 콘크리트로 지은 건물이 하나둘씩 생겨난다.

'이렇게 매일매일 새 건물들이 만들어지는데 왜 내가 살 수 있는 곳은 없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며 암담함을 느낀다. 하물며 자연의 생명들은 어떨까?

우리와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야 함을 알지만 그것을 외면하는 인간들의 이기적인 욕심에 화가 난다.

그 결과, 우리가 지금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 자연재해 등을 겪는 것이다.

지구는 인간만이 누리는 전유물이 아니다.

자연과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야 함을 작가는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는 지금 우리 어른 세대와 미래를 이끌어 갈 아이들의 세대이다.

어떻게 하는 것이 현명하지 작가는 독자들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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