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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과 콩 ㅣ 알맹이 그림책 47
류한창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9년 11월
평점 :

'홍과 콩' 제목이 단순하다.
글밥도 많지 않다. 하지만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그림책이다.
집에 장남감이 넘친다.(내가 생각하는 기준으로...) 아이들이 가지고 싶을 땐 특별한 날에 사달라고 한다. 때론 학교에서나 어린이집에서 아나바다 놀이나 벼룩시장 놀이를 할 때 장난감들을 찾는다.
한동안 가지고 안 놀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가지고 놀때도 많다.
이 그림책에서 장난감 콩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숨바꼭질처럼 꼭꼭 숨어있지만 관찰력이 뛰어난 아이라면 금방 찾을지도 모른다. 만약 콩이라는 장난감이 없다면 홍은 불편한 일들이 생길 때마다 어떻게 해결을 하였을까?
홍에게 콩은 마법같다. 예전엔 전혀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콩을 가짐으로해서 보이기 시작하였다. 엄마의 기침소리, 낯익은 고양이, 골목길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홍의 행복이 작아졌다.
왜 작아지는 걸까? 왜 이런 모습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걸까?
나 말고 다른 거들이 보이기 시작한 걸까?

이 그림이 제일 마음 아팠다. 부모들의 싸움소리 가운데 있는 아이. 그리고 그 장면을 보고 있는 홍이....공부도 하고 축구도 하고 장난여 쳤지만 온종일 기분이 꿀꿀 하였다. 왜 꿀꿀한 기분이 사라지지 않는 걸까? 다행히 '콩'이 이런 홍이의 마음을 달래주었다.
주위에 외면했던 것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다.
할아버지의 이야기도 들어주고 미세먼지에도 신경을 쓰게 되고 엄마에게 관심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그러면서 홍이의 행복은 커져간다.
예전에 비해 많이 풍족한 시절을 보내는 우리 아이들.
자신만을 바라보기를 원한다. 금방 싫증내고 분노조절이 안 되는 아이들도 있다.
나만 생각하는 이기주의, 폭력적인 모습들은 예전에 비해 많이 아이들에게서 볼 수 있다.
함께 살아가는 사회인만큼 조금은 자신보다 다른 사람들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꼭 크게 생각하라는 것은 아니다. 내 주위 사람들부터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를 한 번쯤은 깊이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물론 혼자가 아니라 가족 모두 다같이 이야기하며 서로서로 살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