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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돌아 흐르는 강물처럼, 하회마을 ㅣ 시간을 걷는 이야기 4
김유경 지음 / 키위북스(어린이) / 2023년 4월
평점 :
#하회마을
#세계문화유산
#그림책추천
#키위북스
오래 전에 다녀온 적이 있는 안동 하회마을,
기억 속에 흐릿하게 새겨져 있던 하회마을이 선명하고 푸릇푸릇한 그림책으로 나타났다.
보는 내내 하회마을의 고즈넉함이 느껴졌던,
돌고 돌아 흐르는 강물처럼, 하회마을
그림책은 보고 읽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될 때가 있는데
하회마을 이 그림책이 딱 그랬다.
우리나라는 대부분 옛 것을 없애고 새 것을 만드는 모습을 많이 보인다.
낡고 옛 것이 불편하다는 건 인정하지만 오랜 시간과 역사를 담은 옛 것들이 너무 쉽게 사라져버리는 것에
서운할 때가 참 많았다.
옛 것을 보존하고 전통을 지키면서 새 변화를 하회마을 스타일로 담아내는,
6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하회마을.
가문의 전통과 문화유산을 지켜내며 살아가는 하회마을 사람들,
사람들의 노력과 빛나는 일상이 안동 하회마을을 201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는 데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15대를 걸쳐 이어진 충효당의 전통은
장아찌가 짭짜름한 간장 물에 배어들 듯이
이 집 사람들의 몸과 마음, 그리고 집 안 어디에나 스며들었을 거야.
숨 쉬고, 먹고, 자는 모든 때에 알게 모르게 말이야.
사람들이 하회마을에 오는 건 멋진 한옥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는 그 기운을 오롯이 느끼고 싶어서가 아닐까?
잔잔하게 흐르는 낙동강과 공존하고 있는 안동 하회마을
작가는 길을 걷고 또 걷다가 하회마을의 반가운 모습들과 마주한다.
만송정 솔밭에 우뚝 선 소나무도, 날이 풀리자 찾아온 제비도,
드러누워 웃는 멍멍이도, 웃는 모습이 매력인 하회탈도, 초가지붕 끝에 매달린 닭둥우리도,
작가를 반기는 흙담 밑 풍경도.
편하고 쉬운 것을 좇는 바쁜 세상 속에서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쓰시던 물건을 소중히 간직하고,
낡은 곳은 조금씩 고쳐 나가며,
600여 년을 한결같이 살아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얼마나 귀한 일인지.
일상 속에서 무수히 많은 변화들이 흘러가는 요즘,
옛 것을 보존하면서 느리게, 더디게 걸음을 내딛는 안동 하회마을에 아이들을 꼭 데리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스치듯 지나가버리는 변화보다 떄로는 그 자리에서 묵묵히 전통을 보존하는 움직임이 더 중요할 때가 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반드시 알려줘야겠다는 생각.
하회마을을 걷다 보면,
수령이 600여 년이나 된 웅장한 삼신당 느티나무,
임진왜란 때 큰 공을 세우고 높은 벼슬을 지낸 서애 류성룡의 정신이 고스란히 담긴 충효당,
조선 중기의 문신이자 학자인 겸암 류운룡 가문이 대를 이어 사는 양진당(입암고택),
작고 소박한 집부터 규모가 큰 초가집까지 눈에 담을 수 있다.
지난 내음이 새긴 흙담과 돌담을 보며 하회마을이 품고 있는 역사와 옛 시간들이 얼마나 잘 보존되어 있는지 느껴보고 싶다.
아이들과 함께 이 책으로 안동 하회마을을 여행한 다음,
나중에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해서 책에서 느낀 푸릇한 고즈넉함을 몸소 느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