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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버멘쉬 - 누구의 시선도 아닌, 내 의지대로 살겠다는 선언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어나니머스 옮김 / RISE(떠오름) / 2025년 3월
평점 :
최근 인간관계에 트러블이 생기면서 내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억울한 일도 있고, 본심이
왜곡된 것도 있는고, 어쩜 저렇게까지 할까? 싶은 사람도 있다. 결국은 다 손절로 정리가 됐으나 상처 받는건 어쩔 수 없다.
'왜 이렇게까지 됐을까?' 생각해보니 결국엔 다 내 잘못이다. 괴테의 말처럼 "내가 심은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누구도 원망하고 싶지 않고, 곱씹으며 괴로워하고 싶지도 않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앞으로는 사람과의 관계를 어떻게 이어나가야 할까? 하는 근본적인 물음에 답을 찾기 위해 니체를 찾았다.
그렇게 읽게 된 니체의 <위버멘쉬>. 귀인이라는게 꼭 사람일 필욘 없다. 힘든 순간, 무너지는 순간 날 잡아주는건 책 속의 한 구절들이다. 내게는 위버멘쉬가 귀인처럼 다가왔다. 내 삶을 살아가는 법, 사람을 대하는 법, 감정을 다스리는 법 등 이번 일을 겪으며 다시 정립하고 싶었던 내 생각들에 많은 가르침을 주었다. 그리고 그 전엔 이런 트러블이 없었음에, 그간의 인복에 대해 감사하며 그 가르침을 받들고, 내 식대로 적용하면서 살기로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을 울린 건 이 구절이다.
흔들리는 순간을 두려워하지 마라.
그러나 그것을 견디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그 흔들림 속에서 더 높이 오를 길을 찾아야 한다.
사실 안좋은 일들을 겪고난 후에 인간에 대한 회의, 인생에 대한 반성을 하다보니 무기력증이 왔다. 한 이틀은 침대에만 누워있었다. 그러다 안되겠다 싶어서 이 책을 읽었던 건데, 이 구절을 깊이 새기면서 침대에서 내려왔다. 난 지금 흔들리고 있었다. 왜 일어났는지, 왜 이렇게 됐는지 온전히 이해가 되지 않아도 일단 일어난 일이니 받아들이기로 했다. 마음을 다잡고 견디는 것만으로도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니체는 그걸로 충분하지 않단다. 그 흔들림 속에서 더 높이 오를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마음을 글로 풀었고, 그 글들을 에세이 형식으로 전자책으로 발행했다.
그렇다. 삶은 우리가 겪은 모든 순간의 합이다. 그러니 이런 일들이 생기면 그냥 받아들이고 내가 어떻게 할 것인거에 촛점을 맞춘다.
진짜 중요한 건 그 경험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느냐다.
같은 폭풍 속에서도 어떤 이는 무너지고, 어떤 이는 강해진다.
다행히 나는 강한 사람이다. 마흔 초반까지 살면서 힘든 일이 왜 없었겠는가? 원망도 하고, 몸부림도 쳐봤다. 그리고 이제는 그냥 받아들인다. 폭풍은 내가 막는다고 막아지는게 아니다. 내가 심은 나무뿌리에 걸려넘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럴 때 마다 나는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더 강해지는 쪽을 선택했다. 내가 할 수 없는 일은 신에게 맡겨버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관심을 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론 마음이 무너질 때가 있다. 무기력하고 우울하고 며칠을 버리는 날들이 있다. "그럴 때 오늘까지만 힘들어하자!" 기간을 정하고, 그 날까지는 마음껏 무기력하고 우울하게 내버려두기도 한다.
그 감정을 언제까지 품을지 스스로 결정하는 순간,
당신은 더 이상 감정의 노예가 아니라 감정을 다스리는 사람이 된다.
낡은 생각에 머물지 말고, 새로운 질문을 하고 변화 속에서 답을 찾는다. 화가나고 원망스러운 인간관계였지만, 정리가 끝나고 보니 차라리 잘됐다. 어차피 이런 관계는 지금이 아니어도 끝났을 것이다. 더 진흙탕 같이, 씹다버린 껌이 발바닥에 눌러붙어 끈적거리는 것처럼 더 안좋게 끝났을 수도 있다. 이런 낡은 관계를 청산하고 나니 앞으로의 미래가 보인다. 더 나답게, 내가 살고싶었던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을 찾으며 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