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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라와 미카의 비밀 ㅣ 시크릿 시리즈
제시카 소런슨 지음, 정미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 엘라와 미카의 비밀 >
누군가의 비밀을 공유한다는 것은 그만큼의 책임을 함께 져야 한다는 것이다.
표지와 색감으로 와닿은 이 책의 첫느낌은 성장기의 비밀을 간직한
주인공 엘라와 미카의 처절한 고통이 느껴져 무겁기만 했는데
로맨스 소설이라 하니 좀 의외였다.
제시카 소런슨은 18~25세 독자를 대상으로 한 뉴어덜트 분야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부모로부터 독립, 성과 사랑, 우정, 직업, 의식의 성장기에 있어
미숙하지만 성인으로 나아가는 독자들과 희망과 좌절, 사랑을 공유하는 작품으로 유명하다고.
이 책의 주인공 엘라와 미카 역시 상처와 내면에 머무른 혼란에서 벗어나
그들의 친구 라일라와 에단, 주변인들과 치유하고 화해로 끌어가는 작품이였다.
평범하지 않은 가정 환경 속에서 서로를 의지하는 엘라와 스캇.
엘라 다니엘스의 그날 밤(엄마의 자살)은 엘라를 그녀 자신과 미카에게서 도망치게 하고
엘라에게 사랑을 느끼며 이를 안타깝게 여기던 미카 스캇은 힘겨운 시간을 보낸다.
이들에게 아버지를 대신해 준 그래디 아저씨의 병(암)은 미카에게 엘라를 찾게 하고
엘라는 8개월이란 시간을 건너뛰어, 이들과 재회하게 된다.
엄마의 병(조울증)이 유전될까 혼자 고통스러워하는 엘라와
자신의 불우한 처지를 젖혀두고 엘라와의 우정과 사랑 속에 갈등하는 미카.
이 책은 서로를 의지했던 우정을, 상처를 치유받는 굳건한 사랑으로 나아가며
학교로 돌아가는 엘라와 순회공연을 떠나는 미카의 미래를 희망으로 끝맺는다.
백마 탄 왕자를 내새운 하이틴 로맨스를 넘어서는 새로운 형태의 로맨스이며
주인공들의 성장통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던 소설이였기에
왜 새로운 문학의 한분야로 뉴어덜트 New-Adult라 하는지 알 듯하다.
그러면서도 엘라와 미카의 애정행각에 많은 부분 할애하고 있는 이 책은
우정을 잃을까 사랑을 거부하면서도 유혹적인 엘카와
엘카의 마음이 열리기를 기다려주는 든든한 미카의 훈훈한 모습을 그려내어
행복하고 달달한 사랑에 목마른 여성들의 환호를 받을만 했다.
이 책의 모티브인 비밀은, 사실 엄마의 자살 이야기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엘라가 자신을 내던지려고 했던 다리 위에서의 뒷이야기가 오히려
마음에 오래 남는다. "누군가와 가까워지면 애착을 갖게 되고,
애착을 갖게 되면 상처만 입고 말았던" 과거를 두려워하는 엘라엿지만
그녀를 응원하고 믿어주는 미카와 주변인들과의 조우는
결국 그녀의 삶을 끌어주는 원동력이며 희망이기에
이 책이 첫느낌과는 전혀 다른 뜨거움이 솟는 기분으로 책을 덮을 수 있었다.
단순한 로맨스 이면의 그 느낌 말이다.
고등학교 시절, 우연히 한 친구의 치명적인 비밀을 공유했었고
그 무게감 때문이였는지 오히려 그 친구와는 급격히 멀어지게 되었던 경험.
그때, 그 친구를 그렇게 놓아주는게 가장 현명했을까 아니였을까 하는
늘 해답을 찾지 못했던 그 시절의 기억이 다시금 떠오르게 한,
잊고 있었던 성장통의 시간들을 다시 느낀 책, <엘라와 미카의 비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