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엔딩 (반양장) 창비청소년문학 100
김려령 외 지음 / 창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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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누군가의 시선으로 사건을 다르게 볼 수
있다는 것과 다르게 보게 된다는 건 미묘한 차이가 있다.
그 정도가 워낙 눈에 띄지 않아서 차이를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원작을 두고 봤을때 가장 감명 깊었던 작품
1순위는 손원평-<아몬드>,
그 때 그 자리로 순식간에 다시 돌려버린 소름끼치는 시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자책감과 자괴감에 시달리던
한 남자.
결국 다른 누군가를 돕게 되면서 무거웠던 마음을 내려두게 된다.
내가 생각한 '도움'이라는 선의를 베푸는게
오히려 그 당사자에게 불편함이 된다면
차라리 그냥 지나치는게 나았을까...

2순위는 구병모-<버드 스트라이크>,
판타지 느낌이라 더 매력적인 이야기.
날개를 가지고 태어나는 익인들과 인간을 다룬
어느 것 하나 부족할게 없던 모든 페이지들에는
구병모 작가님만의 세계가 꽉 채워져있어 더 흥미진진하다.

8명의 작가와 8편의 소설이 보여주는 두번 째 엔딩으로
또 다른 시선을 경험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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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별 2 - 경성의 인어공주
나윤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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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20 오늘의 우리 만화상🎊을 수상한
영광스런 작품(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서평단에 선정되고 책을 받기까지
이렇게 발을 동동구르며 기다려본것도
참 오랜만이다.
일제 강점기 경성의 로맨스 웹툰으로
이미 인기몰이를 누리고 있던 <고래별>.
고래 경鯨에 별 성星.
독립의 뜻을 모은 결사단의 은신처이자
찻집으로 운영중인 이 곳이 <고래별>.
먼 길임에도 목적을 이루고자 이 곳을
찾아나서는 동안
금방 시들어버릴것만 같던 수아의 모습은
위태롭기만 하다.
물밖에서 숨쉬지 못하는 물고기처럼...
수아는 이대로 숨어야만 할까?
그 숨이 필요한 또 한 사람, 의현에게도
이 곳은 힘겨운 호흡을 이어가는 뭍의 가장자리가 된다.
윤화 아가씨와 같은 이유로 집을 나올수밖에 없던 의현,
내 조국, 내 나라 조선에 밤을 비추는 달은 분명 일본의 밤하늘 속 달과 다를거라
확신했건만 뛰쳐나온 그 날 밤,
동경에서의 달은...인정하고 싶지 않을만큼 너무도..아름다웠다.ㅠㅠ
달빛을 탓할 수 없는 의현의 괴로움이
지면을 까맣게 채워져갔다.
겨우 조선인 한 사람을 더 구한다고해서
그들의 뜻이 단숨에 이뤄지지 않는다는걸
서로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만큼은
모두가 숨쉬고 싶은 '독립'을 꿈꾸게 된 이유이자 목적이 되는 것이다.

📎 p.31.

나의 세계,
나의 물,
내가 숨쉬던, 나의 바다.
안녕, 윤화 아가씨.

📎p.151.

고개를 쳐들고 걸을 땐
자신의 그림자를 볼 수 없으나
보지 않는다 해 그림자가 없는 이는 없다.

📎p.157.

비난하려는 게 아니야.
그때의 무력감, 그때의 분노를
온전히 기억하길 바란다.
그게 앞으로 계속해서 너를 움직일거다.
너를 움직이고, 결국 나를 용서하게 할 거야..

📎p.188.

이건...연심입니다.
모른 척하고 외면해봐야
결국 인정할 수밖에 없는...
그런 사랑이에요.
풀 한 포기, 흙 한 줌까지도
사랑합니다.
빛 한 줄기라도 이 땅을 비췄을까,
먼 곳에서 올려다보는 달조차
사랑하고야 맙니다.
그러니 수아 아가씨를
내가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나에게 조국이란,
그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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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이 아주 없는 건 아니잖아
황인숙 지음 / 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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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너무 예쁜 표지에 냥이들까지,
한가로운 오후의 시간들이 담겨 있을 것만 같았다.
예상과 달리 작가님의 일상은 길냥이들을 위한
시간으로 흘러갔다.
집에서는 냥이집사로 책임을 다하고,
온동네 길냥이들에겐 먹이 천사로 봉사를 자처하는 이야기가
잘 이해되지 않았다.
(반려묘와 함께 살았다면 훨씬 책에 빠져들었을텐데..)
잠이 들었다가도 자정이든 새벽이든 깜짝 놀라 깨어
길냥이들을 위한 사료와 간식 캔, 물을 손수 챙겨
짊어지고 나선다는게 보통 이상의 애정어린 마음이 아니고서야
마음먹을 수 없는 일이다.
한겨울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는 길냥이들의 천사.^^
난 이렇게까지 애정을 쏟았던 일이 있었던가?
책 띠지에서처럼 '아낌없이 나누는 다정과 명랑',
그 자체를 사랑하신 작가님의 여린 마음을
혼자 안으려고만 하지 말고 이젠 조금 내려놓으시기를🙏🙏

p.163.
우리가 열망하는 건 아마도 존재의 변화가 아니다.
그대로 시들어가는 자기 존재를 되살리는 것이다.
막다른 곳에서 쳇바퀴처럼 도는 지루한 일상이 숨통을 막을 때
우리는 변신 욕망을 갖게 된다. 일상의 패턴을 바꿔서
그 충격으로 삶이 꿈틀, 움찔, 달라지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 비일상으로의 탈주

p. 203.
온몸을 던져 기운 한 방울 남김없이 쥐어짜서 산다는 건
얼마나 떳떳하고 고된 것일까. 마치 대자연처럼 냉혹하고 숙연한
삶이다. 자기의 삶을 온전히 자기의 힘으로 꾸려온 길고도 긴 세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삶! 누구에게도,어디에도
끝내 기대지 않고 산다는 건 존경할 일이지만 구십대 노인이
돼서도 그렇게밖에 살 도리가 없는 게 인간의 사회인가.
- 그 골목이 품고 있는 것들 1

p. 236.
나이를 먹는다는 건 삶을 무르익힌다는 것이다. 삶이 깊어진다는
것이다. 깊은 삶은 기품 있는 삶이다. 삶이 깊어지면 남을 생각할
줄 알게 된다. 남을 생각할 줄 안다는 건 기품의 기본이다.
세월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인 기품. 이것이 아름다움 아닌가?
- 깊은 삶, 기품 있는 삶

p. 252.
숨을 받는 순간부터 숨을 거둘 때까지 한 생이 맡겨진 몸.
하나의 생에는 오직 하나의 몸이 주어진다. 세상에서 자기 것이라 누구나 주장할 수 있는 확실한 건 자기의 몸이리라.
- 하나의 생에는 하나의 몸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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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안 하는 녀석들 문지아이들 163
김려령 지음, 최민호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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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화원,
꽃을 팔지 않는 꽃집,
사람들이 쉽게 비닐하우스라고 부르는 집,
현성이가 사는 집은 원치않게 이름이 많은 집이 되어버렸다.
엄마 아빠를 속인 삼촌때문에 추운 겨울이 더 매서웠고
따뜻한 봄이 왔지만 여전히 추웠을... 그야말로 끔찍한 봄을
지나 여름을 맞이한다.
현성이와 내 딸 아이가 같은 5학년인걸 생각하면
우린 그 어두컴컴하고 낡고 낡은 비닐하우스 집에서 얼마나
견딜수 있었을까? 괜한 상상을 해본다.
부모가 먹고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현성이처럼 늦은 저녁시간까지 방치되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다는걸 실감하는 요즘이다. 그 사연들에는 다
이유가 있겠지만 아이들을 책임져야 하는 것도 부모의,
어른의 몫인데도 이 사회가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데에
안타까움이 커지는 일이다.
반 친구 장우와 현성이의 비밀 아지트가 생기면서 그 안에서 털어 놓은 두 아이의 진짜 속마음, 아이들의 마음을
세심히 들여다보지 못했던 지난 날에 절로 반성모드...
책 속 아이들 그림이 이야기의 생생함을 더해간다.
장우는 새 엄마와 곧 태어날 새 동생을 맞이하는게
불편하고 어렵기만하다. 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묻지도 않고 결정해버리는 걸까? 새엄마를 맞이하는 일은
엄청난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일인데도
장우아빠는 상의 한 번 없이 통보만 할뿐이다.
나도 어른이지만 부끄러웠다. 아이의 생각을 한 번도 묻지
않았던 그런 어른들속에 내가 있었던건 아닌지...
게임과 유튜브 동영상으로 심심함을 달래던 날,
급 떠오른 호기심으로 한 시간 동안 의자에 앉아 아무것도 안 하는 동영상을 찍어 올린다. 제목, 아무것도 안 하는 녀석들.

진짜 궁금한건 마지막 이야기,
- 어쨌거나 우리는 늘 기록을 갱신한다
서평단 가제본에는 2/3 분량만 인쇄된거라 뒷이야기는 짐작으로만. 그래도 끝은 현성이와 장우에게 희망적이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p.69.

무언가가 많다는 것은 무언가를 할 기회도 더 많은 것 같았다.'

p.77.

나한테 이집은 힘들다기보다는 속상한 집이다. 엄마 아빠가 싸운 것도 속상하고, 아빠가 나간 것도 속상하고, 엄마가
애써 밝은 척하는 것도 속상하다. 집을 마구 두드리는 빗소리가 속상하고, 흙무덤에 자란 풀들이 죽어 버려서
속상하다. 이제는 아빠한테 집으로 오라고 하지 못해서 또
속상하다. 이 집은 정말 가만히 있어도 속상한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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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세상을 똑같이 살지는 않아
장폴 뒤부아 지음, 이세진 옮김 / 창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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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소설을 단숨에 읽혀내기란 좀처럼 쉽지 않은 일이었다.유난히 그들의 혈통을 연관짓는 이야기는 어쩌면 사람을 구별짓는 나름의 방법이지 않을까 짐작해본다. 다섯번째 소제목을 지나면서 작가의 문장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아름다움 펼쳐지기를 반복되는 한센의 삶을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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