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모든 순간의 과학 - 내 방에서 우주 끝까지, 세상의 온갖 법칙과 현상을 찾아서
브라이언 크레그.애덤 댄트 지음, 이종필 옮김 / 김영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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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하는 즐거움은 세상이 왜 이렇게 생겼고 왜 이런 식으로 돌아가는지 그 비밀을 하나씩 알아가는 데 있다. 보통은 그 내용이 대단히 전문적이고 복잡해서 과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이 쉽게 다가가기 어렵다. 이 책은 그 진입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추었다. 그렇다고 해서 수준이 낮은 것도 아니다. 어린 학생들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과학에 흥미를 가지고 더 넓고 깊은 세상으로 나아가게 할 수 있는 길잡이이자 좋은 출발점으로 손색이 없다.

[‘옮긴이의 말에서]

 

 

다채로운 일러스트가 매력적인 그림으로 보는 모든 순간의 과학은 과학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만드는 그림책이다. 부엌, , 정원, 광장, 거리, 대륙, 지구, 태양계 등. 모두 13개의 장으로 구성된 책은 범위를 조금씩 넓혀 가며 우리를 과학의 세계로 안내하는데. 월리를 찾아서가 연상되는 13장의 커다란 그림을 줌 인(zoom in) 해가며, 각각의 공간에서 마주칠 수 있는 과학 법칙과 현상을 설명하는 독특한 구성이 재미있었다.

 

 

그림으로 보는 모든 순간의 과학은 주변의 익숙한 일상을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책을 읽은 후 독자는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레일리 산란공기 분자들은 파란빛을 더 많이 산란시켜 파란 하늘을 만든다-원자들이 광자를 흡수하고 다른 방향들로 재방출하며 빛을 산란시킨다, 냉장고 앞에 서서 게이뤼삭의 법칙냉장고에서 냉매는 압축되었다가 팽창하면서 열을 내부에서 냉장고 뒤편의 방열기로 전달한다-기체의 온도는 압력에 따라 변한다을 떠올리게 된다. 학교에서 배운 뉴턴의 3법칙이나 열역학 법칙, 아보가드로 법칙 등의 내용을 오랜만에 다시 만나는 것도 꽤 즐거운 일이었다.

    

 

 

 

 

책은 저우드 드로잉상 Jerwood Drawing Prize을 수상한 국제적으로 저명한 예술가, 애덤 댄트의 그림을 담았는데. 와글와글한 일상의 소리까지 담아낸 듯한 그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왠지 시간을 멈추고 주변을 면밀히 살피는 초능력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림으로 보는 모든 순간의 과학은 중고등학교 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의 핵심 용어와 함께 일상 속 숨은 과학 법칙과 현상들을 생생하면서도 쉽게 소개한다. 부록의 주요 인물에서는 과학사에 한 획을 그은 과학자 13인의 짤막한 전기도 만날 수 있었는데. 책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법칙과 이들의 연결 고리를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특색 있는 그림과 간결한 문장으로 숨은 과학의 이야기를 풀어낸 이 책은, 청소년부터 과학을 좋아하는 사람들까지. 다양한 독자에게 오랜 시간 사랑 받는 소중한 과학 사전이 될 것 같다. 과학을 어렵고, 재미없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면. 그림으로 보는 모든 순간의 과학을 통해 과학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즐거움을 느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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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한 방울 - 이어령의 마지막 노트 2019~2022
이어령 지음 / 김영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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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위한 눈물은 무력하고 부끄러운 것이지만 나와 남을 위해 흘리는 눈물은 지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눈물은 사랑의 씨앗이라는 대중가요도 있지만 눈물은 희망의 씨앗이기도 한 것이다. 인간을 이해한다는 건 인간이 흘리는 눈물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그 눈물방울의 흔적을 적어 내려갔다. 구슬이 되고 수정이 되고 진주가 되는 눈물 한 방울’. 피와 땀을 붙여주는 눈물 한 방울’. 쓸 수 없을 때 쓰는 마지막 눈물 한 방울’. [서문에서]

 

 

201911월부터 영면에 들기 한 달 전인 20221월까지. 눈물 한 방울은 삶을 반추하고 죽음과 마주서며 써내려간 이어령 선생님의 미공개 육필원고를 담았다. 병마와 싸우면서도 끝까지 펜을 놓지 않고, 생명과 죽음에 대한 성찰을 친필과 손 그림으로 남긴 이어령 선생님. 시대의 지성이라 불린 저자의 자유로운 사유와 반짝이는 영감을 따라가다 보면, 나도 모르는 새에 눈물 한 방울을 머금은 듯한 뭉클한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평생 물음표와 느낌표 사이를 쉴 새 없이 오가며 세상의 수수께끼를 풀어 온 저자. 그런 이어령 선생님이 생의 마지막 순간 남긴 새로운 화두, ‘눈물 한 방울’. 병상의 지은이는 이제 자신에게 남아 있는 마지막 말은 눈물 한 방울이라고 했다. ‘디지로그생명자본같은 거창한 개념어가 아닌, 감정을 잔뜩 머금은 것 같은 이 마음의 표현은 책을 읽는 우리가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절대 놓지 말아야 할 마지막 말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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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에는 눈이 내리지 않는다. 그래서 눈이라는 말이 없다. 하지만 낙타라는 말에는 부위에 따라 제각기 다른 말들이 많다(세분화되어 수십 가지가 있다). 에스키모(이누이트족)인들에게는 눈에 관한 단어가 수십, 수백 가지라고 한다. 하지만 낙타란 말은 없다. 남과 북. 지리적 상황에 따라서 말은 정반대의 현상을 보인다. 그러나 사랑은 남과 북이 없고 여름과 겨울이 따로 없다. 자연과 문화의 차이가 언어에 의해서 뚜렷한 경계선을 만든다.

[p.48 눈과 낙타, 그리고 사랑에서]

 

 

, 산문, 평문 등 다양한 형식의 글 그리고 글과 잘 어우러지는 손 그림을 담은 눈물 한 방울에는, 말과 글을 향한 이어령 선생님의 애정도 한가득 녹아 있다.

    

 

    

 

 

 

늙은이가 젊은이에게 해줄 수 있는 단 한마디. MEMENTO MORI. 죽음을 생각하라는 말이다. 늙어서 죽음을 알게 되면 비극이지만 젊어서 그것을 알면 축복인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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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한 금씩 줄어가는 몸무게. 무엇이 가벼워진다는 건가? 죄의 무게가, 생각의 무게가, 맥동과 박동과 움직임의 무게, 목숨의 무게가 가벼워진다는 것인가? 중력의 법칙과 다른 생명의 법칙은 무슨 저울로 달아야 하나.

[p.138에서]

 

 

일찍이 컴퓨터 자판을 써왔지만 더 이상 컴퓨터 작업을 이어가기 어려워 40년 만에 옛날의 손 글씨로 돌아왔다는 이어령 선생님. 병상에서도 펜을 잡고 한 자 한 자 노트에 옮겨낸 문장들. 시간이 지날수록 힘을 잃어가는 필체에서, 읽고 쓰는 일이 힘겨워지며 저자가 느꼈을 슬픔과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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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다는 것은 아직 내가 살아 있다는 신호다. 이 신호가 멈추고 더 이상 아프지 않은 것이 우리가 그처럼 두려워하는 죽음인 게다. 고통이 고마운 까닭이다. 고통이 생명의 일부라는 상식을 거꾸로 알고 있었던 게다. 고통이 죽음이라고 말이다. 아니다. 아픔은 생명의 편이다. 가장 강력한 생의 시그널.

 

 

삭풍보다 매서운 채찍의 아픔을 견디며 빙판 위에서 회전하는 팽이. ‘아픔이 팽이를 살린다. 채찍이 멈추면 팽이는 솔방울처럼 떨어져 죽는다’. 팽이를 담은 문장이 후반부의 고통을 이야기하는 글에 겹쳐지며 마음에 더 깊이 와닿았다.

 

 

눈물 한 방울은 시대의 지성, 이어령 선생님이 사멸의 운명을 받아들이면서도 마지막까지 멈추지 않고 기록한 사유와 영감, 일상의 기억을 담았다. 병마와 싸우는 병상에서도 손으로 눌러쓴 성찰과 통찰의 문장은 인간 이어령의 88년 인생을 꿰뚫는 듯하다. 우리가 인간이라는 걸 증명해주는 눈물. 오직 인간만이 흘릴 수 있다는 정서적 눈물. 생의 끝에서 저자가 남긴 눈물 한 방울을 통해 우리에게 던져진 일생의 과제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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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머니로드 - 돈의 흐름을 바꾼 부의 천재들
장수찬 지음 / 김영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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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만들어낸 세상을 이해하려면, 돈이 탄생한 역사부터 살펴보아야 합니다. 조선의 머니로드는 그런 의도로 쓴 책입니다. 조선사를 중심으로 하고 여러 유럽국가들을 곁들여 돈과 얽힌 사람들이 만들어낸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인간 군상이 일구어낸 돈의 정치, 화폐의 흐름, 부의 비밀을 여러 키워드로 담았습니다. [‘프롤로그에서]

 

 

2021년에 발표된 전 국민 금융 이해력 조사에서 우리나라 성인의 금융 이해력(금융의 건전한 행위, 합리적 지식, 태도) 총점은 66.8점으로 기록되었다. 조사 국가인 OECD 11개국의 평균, 62점을 훌쩍 넘어 얼핏 보기엔 문제가 없는 듯하지만. 청년층과 노년층의 점수가 우리나라 평균에 한참 못 미치는 64.7, 62.4점인 것을 고려한다면 조사 결과에 조금은 진지해질 수밖에 없다.

 

 

조선의 머니로드프롤로그에서, 저자 장수찬 작가 역시 이런 상황에 대한 염려를 드러냈다. 이에 지은이는, 생활을 위협하는 금융위기와 충격에 대비하기 위한 가장 훌륭한 대응 방식으로 역사를 돌아볼 것을 제안한다. 역사 속 화폐 이야기를 들여다보고, 이전 시대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 자금을 어떻게 운용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해볼 수 있는 책. 그런 면에서 조선의 머니로드는 재미있게 접근해 꼼꼼하게 공부할 수 있는, 알찬 역사책이었다.

 

 

저자인 장수찬 작가는 이번 책, 조선의 머니로드로 처음 만났는데. 저자소개를 살피다 찾아보니 역사 만화로도 유명한 분이었다. 어릴 때 재밌게 읽던 맹꽁이 서당시리즈가 떠오르는 귀여운 그림이었는데. 역사를 좀 더 쉽게 공부하고 싶은 사람,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만화책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이라면 작가님의 전작 장수찬의 역사툰을 함께 만나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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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럴 것이 아무리 선비라도 열흘을 굶으면 고상한 허물을 벗게 마련이다. 배고프면 나무를 도끼질하고 시장에 내다 파는 장사꾼도 마다하지 않는 법이다. 전쟁으로 국고가 텅 비자 유교 국가 조선이 군대에 장사를 허락한 것은 그런 이유에서였을 터다. 존경해 마지않는 성인 말씀이 담긴 책을 군대에서 만든다는 것은 꼿꼿하던 유교 패러다임이 전쟁으로 점차 유연하게 변화했음을 의미한다. [p.42]

 

지금도 그렇지만, 과거에도 전쟁은 우리의 삶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임진왜란은 물물교환이 활발했던 조선에 은화 중심의 화폐경제를 불러왔고, 삼수병으로 구성된 훈련도감 역시 임진왜란을 계기로 편성되었다. 훈련도감은 의식주를 모두 나라에서 책임지는 특성 탓에 늘 빠듯한 예산으로 고생했고 나중엔 스스로 재정을 꾸릴 방법을 찾아야 했는데. 이때 훈련도감이 처음 벌인 사업은 바로 서적 출판이었다. 출판기관인 교서관이 전쟁으로 기능을 상실하고, 책의 수요가 급증했던 전후 상황을 고려한다면. 훈련도감의 출판은 꽤나 시의적절한 사업이었을 것이다.

 

 

조선의 머니로드2부는 돈과 관련한 힘센 자들의 흥망을 담았는데. 그중에서도 제주의 지역적 특성을 이용해 부를 축적한 조천 김씨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이들은 제주에선 평범한 해초에 불과하지만 육지에선 산모를 위한 보양식으로 인기가 좋았던 제주산 미역을, 육지로 가져가 비싸게 팔았다. 원금의 수십 배에 달하는 미역 판매금은 다시 쌀을 매입하는데 사용되었고. 기름진 육지의 쌀은 다시 제주에서 비싼 값에 거래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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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부 같은 자본가들이 자행한 서민 털어먹기 방식은 대략 이러했다. 봄은 춘궁기라 돈보다 쌀이 귀하므로 금융자본가들은 쌀 대신 돈을 내준다. 이때 쌀 시세가 낮아지는 추수기가 도래하면 현물인 쌀로 갚으라고 현혹한다. 서민에게는 이 방식이 합리적으로 보인다. ‧‧‧ 봄철에는 돈 한 냥(미곡으로 환산하면 쌀2)을 빌려 쌀값이 떨어지는 가을철에 현물로 갚기로 손도장을 찍어 다짐하는 것이다. 1.5(이자 0.5냥 포함)에 해당하는 쌀로 갚기로 약속했으니 언뜻 별로 비싸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가을이 오면 1.5냥을 현물로 갚아야 한다. 환산하면 무려 쌀이 7.5(원금 5+이자2.5). 원금의 3배를 갚아야 하는 셈이다. 이유는 가을철이면 쌀의 가치는 떨어지지만 상대적으로 돈의 가치는 오르기 때문이다. [p.224]

 

 

돈이 돈을 부르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지만. 그 돈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사람들의 평가는 달라진다. 가난한 사람들의 돈으로 더 큰 부를 축적한 놀부와 굶주린 백성들을 돕기 위해 곡식 7천 석을 나라에 바치며 신분 상승까지 이뤄 낸 평민 부자 장익복. 이들의 이야기는 돈의 가치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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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 임금이 성정각에 계셨다. 우부승지 황승원이 방답첨사 장익복을 이끌고 임금 옆에 섰다. 방답첨사가 임금 앞에 나아가 엎드리니 상(정조 임금)께서 말했다. “너의 본래 직업이 무엇이냐?” 장익복이 대답했다. “농사꾼입니다.” 임금이 말했다. “너는 곡식 2천 석을 바쳤기 때문에 그 정성이 훌륭하여 특명으로 관직을 제수하였다. 너는 내려가서 부디 직임을 잘 수행하도록 하라. 또한 도(호남 지역)을 효유하고 백성을 흥기토록 하여라.” 이어 물라가라고 명하니 장익복이 먼저 물러났다. [승정원일기, 정조 8612]

 

 

장수찬 작가의 조선의 머니로드는 친절한 역사책이었다.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를 그리면서도 시뇨리지, 디베이스먼트 등의 경제 용어 소개도 빠뜨리지 않았다. 중간중간 만날 수 있는 ZOOM IN에서는 같은 시대, 바다 건너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소개하는데. 길진 않지만 동양과 서양의 역사를 비교할 수 있는 구성 덕에 더 꼼꼼하게 공부하며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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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한 청소년의 세계
김선희 지음 / 김영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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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시험과 성적만을 강조하는 치열한 경쟁의 사회에서 점점 생기를 잃어가는 아이들.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보다는 해야 할 것들로 채워진 하루에 끝없이 힘들다를 외치지만, 아이들의 이런 목소리는 어른들의 관심 밖이다. ‘공부만큼 쉬운 게 어디 있어’, ‘나 때는 지금보다 힘들었어’. 공감과 이해가 빠진 어른들의 섣부른 충고와 조언에 마음을 닫아 버린 아이들. 우리가 외면해 버린 청소년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어른을 위한 청소년의 세계는 공감 대화를 통해 저자가 만날 수 있었던 청소년의 세계, 아이들이 정말로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내가 학교 다닐 때

이런 선생님을 만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정혜신 이명수 당신이 옳다저자 추천사에서]

 

 

아이의 마음을 궁금해하는 따뜻한 시선이 행동을 변화시킨다고 믿는 27년 차 음악교사인 김선희. 어른을 위한 청소년의 세계는 교육의 현장에서 저자와 아이들이 나눈 대화를 담았다. 어린이도 어른도 아닌 애매한 나이. 책은 친구부모님선생님과의 관계에서 동경과 질투를, 답답함과 외로움을 느끼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공감대화를 통해 생생하게 풀어낸다.

 

 

믿고 기다려주는 어른이 있을 때,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어른이 있을 때.

아이들은 더 잘 해내고 싶어 힘을 낸다.”

 

 

시험은 마치 식물이 잘 자라고 있는지

뿌리를 뽑아 확인하는 일과 같다

[크리스텐 콜드Christen Kold]

 

 

지은이는, 애프터스콜레(자유학교) 체제를 확립한 크리스텐 콜드Christen Kold의 말을 소개하며 아이들의 성장 과정을 천천히 지켜보지 않는 우리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조금씩 다를 수 있는 배움의 속도를 부정하고 정형화된 시험으로 평가해 줄을 세우는 오늘의 교육. 성적만 가지고 아이들에게 소외 계급이라는 낙인을 서슴없이 찍어 대는 오늘날 교육 시스템의 문제를 꼬집는 현직 교사의 문장은, 앞으로의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시사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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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박한 능력주의 사회에서 우리 모두 비교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끝도 없는 긴장으로 위축돼 떨곤 한다. 그러나 어쩌면 세상을 잘 살아가는 데 그토록 많은 능력이 필요한 건 아닐지도 모른다. 고유한 자기 존재의 소중함을 느낄 수만 있어도, 서로의 소중함을 알아만 주어도 지금보다 훨씬 더 살맛 나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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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공감을 받은 아이는 놀랍도록 품위 있고 건강해진다. 그런데도 여전히 문제가 계속된다면 그것은 아이의 마음을 충분히 들으려 하지 않은 경직된 어른들과, 이 세상이 가진 폭력적인 틀이 견고한 탓일 것이다.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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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생각보다 강하고 유연하다. 현재의 감정을 충분히 존중받으면 보다 합리적으로 문제에 대처한다. 때론 웬만한 어른보다 더 보수적인 면도 있다. 세상을 두루 경험해보지 못했기에 어른에 비해 자신을 안전하게 지키고 싶은 욕구가 더 강한 존재인 것이다. [p.77]

    

 

 

 

    

 

충조평판 없는 공감이 중요하다

 

 

책의 저자인 김선희 선생님은 아이들과의 공감대화에서 충조평판없는 공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급격한 마음의 변화를 겪는 아이들에게 어른들의 영혼 없는 충조평판(충고조언평가판단)은 때로 폭력으로 닿는다. 아이들이 느끼는 불안과 질투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그들의 꿈과 속마음을 찬찬히 들어주는 것에서부터 공감대화는 시작된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다양한 갈등으로 가득하다. 세대 갈등, 젠더 갈등, 집단 갈등. 얽히고설킨 이해관계 속에서 갈등은 어쩌면 필연적인, 사회가 바람직한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이지 않을까.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우리가,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할 때. 우리는 더 건강한 사회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어른을 위한 청소년의 세계는 우리가 외면하고 있던,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있던 아이들의 마음을 생생하게 전한다.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는 교사는 물론, 청소년기 자녀와 편안한 대화를 나누고 싶은 부모님, 젊은 꼰대가 되고 싶지 않은 MZ세대에게도. 이 책은 건강한 대화를 위한 좋은 길잡이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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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숙자의 맛있는 한식 밥상 - 기본재료로 건강하게 맛을 낸 한식 이야기
윤숙자 지음 / 김영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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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문화와 배달 음식의 발달로 웬만한 음식은 다 사 먹을 수 있게 된 요즘. 든든한 한 끼를 챙기는 것은 더 이상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편리함으로 무장한 이 음식들이 절대 이길 수 없는 상대가 있으니. 윤숙자의 맛있는 한식 밥상은 바로 그, 어떤 음식도 넘을 수 없는 따뜻함과 풍성함을 지닌 집밥의 이야기를 담았다. 요리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매일 차리는 밥상을 조금 더 건강하게 챙기고 싶은 사람도. 윤숙자의 맛있는 한식 밥상은 독자를 위한 든든한 요리 선생님이 되어 줄 것이다.

 

 

밥상의 질은 결국 밥이 결정합니다

 

 

지은이는 밥상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이라고 이야기한다. 한식의 기본이 되고 전체적인 중심을 잡아주는 을 강조한 한식 대가의 저서답게 윤숙자의 맛있는 한식 밥상도 밥 짓기로 시작하는데. 한식 밥상에서 갓 지은 밥만큼이나 중요한 국물 요리부터 입맛을 돋우는 짭짤한 찌개, 밥상을 좀 더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탕전골이나 제철 재료를 활용한 나물 요리, 만들어 두면 든든한 밑반찬, 한국인의 소울푸드 김치까지. 맛과 영양을 모두 챙긴 든든한 집밥 만들기를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울 수 있다.

 

 

몸을 편하게 하는 근본은 음식에 있으며

어떤 음식이 올바른지를 알지 못하면 건강을 도모할 수 없다

 

 

달고 짜고 매운 음식들. 사 먹는 음식의 자극적인 화려함에는 미치지 못하는 듯하지만, 그래서 더 익숙하고 그만큼 편안한 한식 밥상. 윤숙자의 맛있는 한식 밥상은 특별할 것 없이 쉽지만, 때로는 보약처럼 건강을 살뜰히 챙길 수 있는 한국인의 집밥을 소개한다.

 

 

저자인 윤숙자 대표는 국내 최초로 적당량’ ‘적당히로 표현되던 한식 조리법을 표준화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윤숙자의 맛있는 한식 밥상의 첫 번째 장 대가의 부엌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한 계량법, 기본 썰기의 종류, 만들어 두고 편하게 쓰기 좋은 양념과 천연 조미료기본 육수 만드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불의 세기와 조리 시간은 재료의 식감과 음식의 맛을 좌우한다. 그만큼 요리의 성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임에도, 요리를 처음 접하는 사람은 어려움을 많이 느끼는 부분이다. 책은 독자의 이해를 도와 성공적인 음식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도록 꼼꼼한 설명을 겻들였다.

 

 

조림과 볶음 요리에는 유독 입맛을 돋우는 것들이 많은데, 육류어패류채소류 등 다양한 재료들과 감칠맛 나는 양념이 제대로 잘 어우러져야 한다는 건 둘의 공통점이에요. 하지만 조림은 양념이 재료에 속속들이 스며들도록 약한 불에서 오랜 시간 익혀야 하는 반면, 볶음은 재료의 식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센 불에서 빨리 조리해야 합니다. 그 점을 염두에 둔다면 준비 과정이 비교적 복잡한 요리라도 실패하지 않을 수 있어요. p.162

 

 

추운 겨울에도 소나무처럼 푸른 절개를 자랑한다고 하여 배추를 숭채라고 부르는 것이나 비빔국수의 다른 이름이 골동면이라는 것. 실패하지 않는, 대가의 레시피를 배우는 것만큼이나 재료와 음식에 숨은 이야기를 듣는 일도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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