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향해 어퍼컷 - 청소년이 알아야 할 생활 속 인권 찾기, 2008년 문광부 우수교양도서
육성철 지음, 하자센터 ToT(Thoughtful Eyes of Guerrilla Teen / 샨티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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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과 함께 읽고 얘기 나누기에 좋은, 쉬운 글들이다. 글이 쉽다는 것이지 여기에 담긴 세상 사는 이야기들이 쉽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아니, 더 정확히 얘기하면 이렇게 살기는 정말 어렵다. 연탄 한 장과 같은 삶.... 그걸 어찌 쉽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살아보지 않고 말로써 공감한들 그게 삶의 동행만큼이나 감동이겠는가.

어쨌든 학생들과 읽기에 참으로 좋다. 학생용 인권 교육도서로 강추. 또는 세상을 좀더 다시 진지하게 보고 싶은 어른에게도 강추. 그리고 인간관계가 다소 유연해지면서 원칙을 잃어가는 나에게도 강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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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 찬가 - 정글자본주의 대한민국에서 인간으로 살아남기
조국 지음 / 생각의나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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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보노보 찬가냐면, 남성적이고 위계적이고 폭력적인 침팬지가 아닌 "인간의 다른 '사촌'"인 보노보는 그 삶의 침팬지와 양태가 사뭇 다르다. "암컷끼리의 연대가 매우 강하고, 수컷이 암컷을 지배하지 못하며, 공동체 내에서 부자보다 모자관계가 더 중요하다는 점", "엄격한 수직적 서열을 만들지 않으며 상당히 평등한 문화를 유지"할 뿐만 아니라, "무리 내 병자나 약자를 소외시키거나 구박하지 않고 그들을 보살피고 끌어안는" 등 의 아주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그래서 필자는 인간의 얼굴을 한 세상을 꿈꾸며 이 책에 보노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색다른 내용이 있거나 하기보다는 법학자다운 논리정연함이 여전히 돋보이는 책이다. 성찰하는 진보에서 보였던 그 박학과 다식, 논리정연함과 의연함을 이 책을 통해 또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즐거운 독서이다. 
 
이 책의 색인을 옮겨 둔다.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세상을 바르게 보게 하는 글이 될 듯해서, 그리고 영역별 좋은 글을 이렇게 모아뒀으니 어찌 이를 챙겨놓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논술 수업 할 때 써먹을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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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말랑한 힘 - 제3의 시 시인세계 시인선 12
함민복 지음 / 문학세계사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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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형 선생님과 출장 다녀오는 길에 이런 저런 얘기 끝에, 詩를 가르칠 수 있는가를 얘기했다.

정은교 시인 초청강연회 때 정은교 시인이 그랬다. 요즘 시가 안 써진다고. 너무 넘치기 때문이라고.

이 두 가지를 다 정말 그렇다고 깨우치게 해주는, 오로지 詩로써 깨우치게 해주는 시인이 있다. 함 민 복.

오랜만에 읽은 시집. 몇 편 빨리 와닿았던 시를 옮겨 본다. 나머지 시는 아껴 둔다. 왜냐면, 이유는 없다^^ 아니, 있다. 사서 읽어라. 함민복 시인은 직업이라곤 '시인' 하나밖에 없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 시집은 사줘야 한다.

 

<나를 위로하며>

삐뚤삐뚤

날면서도

꽃송이 찾아 앉는

나비를 보아라

 

마음아

 

 

<그늘 학습>

뒷산에서 뻐꾸기가 울고

옆산에서 꾀꼬리가 운다

새소리 서로 부딪히지 않는데

마음은 내 마음끼리도 이리 부딪히니

나무 그늘에 좀더 앉아 있어야겠다

 

 

<정수사>

가늘어진

가을

물소리에

바위는



깊이

패는구나

 

 

<옥탑방>

눈이 내렸다

건물 옥상을 쓸었다

아파트 벼랑에 몸 던진 어느 실직 가장이 떠올랐다

 

결국

도시에서의 삶이란 벼랑을 쌓아올리는 일

24평 벼랑의 집에 살기 위해

42층 벼랑의 직장으로 출근하고

좀더 튼튼한 벼랑에 취직하기 위해

새벽부터 도서관에 가고 가다가

속도의 벼랑인 길 위에서 굴러 떨어져 죽기도 하며

입지적으로 벼랑을 일으켜 세운

몇몇 사람들이 희망이 되기도 하는

 

이 도시의 건물들은 지붕이 없다

사각 단명으로 잘려 나간 것 같은

머리가 없는 벼랑으로 완성된

옥상에서

招魂하듯

흔들리는 언 빨래소리

덜그럭 덜그럭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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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C. 더글러스 러미스 지음, 이반.김종철 옮김 / 녹색평론사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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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실적이다" VS "이상적이다"
이런 이분법의 바탕은 실현가능서의 여부다. 흔히 말하는 '현실적'인 경우는 실현 가능성의 정도가 크고, '이상적'인 경우는 실현 가능성의 정도가 크지 않다는식의 얘기인데, 여기서 실현가능성은 무엇을 판단의 근거로 삼느냐는 것이 또다시 문제이다. 실현가능성의 정도는 현재하지는 않지만 현재했으면 하는 이상을 추구하는 주체가 많거나 그 의지가 강하거나, 주체들의 이상을 추구하는 실천력이 높거나 등에 의해 가능성이 높아지고 커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주체는 나를 포함하니 언제나 유동적인 크기이며 또한 의지 정도나 실천력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현재하는 것이니 모든 이상은 실현가능성을 갖고 있고 또 그런 의미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현실적이지 않느냐는 것이다. 

현실적이란 말을 정도의 애매함이 아닌 다르게 접근해 본다. 현실은 존재하는 것이므로 존재의 여부에 따라 현실적이냐 아니냐를 구별하고 판단해 보는 것이다. 수식언들은 말의 본의를 가리곤 한다. 수식언들을 날려버리고 포장지를 벗겨 보면 현실은 한 눈에 들어와진다.

국가의 폭력은 정당하가에 대한 물음에,국가의 폭력이 깡패의 그것보다 정당하다고 단언하기엔 우리 역사만 보더라도 머뭇거리게 된다. 깡패들이 죽인 사람과 국가의 정의롭지 못한 폭력에 의해 죽은 사람 중 누가 더 많을까? 아니 폭력에 정의로운 이라는 관형어가 가능은 할까?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얘기하면 그렇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경제성장이 안 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에 대한 답도 마찬가지이다. 그리스 시대의 풍요는 노예노동을 바탕한 귀족의 여유였다. 곧 풍요롭다는 것은 여유롭다는 것이다. 경제 성장이 인류의 화두가 된 것이 백년이다 되었을까마는, 그 성장의 화두가 모든 인문적, 생태적 우려와 논쟁을 통째로 삼켜버리면서 과연, 인류는 풍요로워졌느냐, 여유로워졌느냐는 것이다. 8시간 노동이 4시간 노동으로 대체되고 그 나머지의 여유로 인류는 문화를 가꾸어 왔느냐는 것이다. 아니 최소한 모든 인류가 8시간 노동을 하게 됐는가, 아니면 그 누군가가 노예노동은 아니지만 노예만큼 노동을 한 대가로 소위 경제 성장의 풍요를 즐기고 있다면 이것을 과연 진보한 성장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하는 대해 답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로 이런 것이 현실적인 것이다.

국가는 세 개의 몸둥아리를 갖고 있다. 정치, 군대, 경제. 어느 것도 민주적이지 않다. 어느 것도 지속 가능한 이상을 제시해주지 않는다. 비(非)민주적이거나 반(反)민주적인 이러한 체제는 멈춰야 한다. 그리고 새로 출발을 하는 것이다. 이것이 너무 이상적이라고 하자만, 非군사적 세력이 현존하고, 성장을 말하지 않는 경제도 존재하며, 권력을 위계화하지 않는 정치도 존재하기에 실현가능성이 아직은 낮을지 모르나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할 수는 결코 없는 것이다. 

이 책은 정말 많은 질문을 하고 답한다. 그리고 다르게 볼 수 있는 있는 길을 터준다. 지금의 실패와 위기를 생각한다면 이 책은 아주 현실적인, 현실이어야 할 얘기를 명쾌하게 하고 있다. 다 읽어내고 상상해내기에 나는 너무도 풍요롭지 못하다. 나의 풍요로움을 찾아내어 다시 읽기를 해야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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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모유키 - 제1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조두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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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었다. 짧은 문장, 속도감 있는 전개, 많지 않은 등장인물, 색다른 접근이 있긴 했으나 기본적으로 스토리텔링의 서사 전개 등을 생각하면 결코 어렵지 않은, 아니 쉽게 읽어갈 수 있는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힘들게 힘들게 읽어 나갔다.

책을 덮으면서 생각했다. 전쟁 속 그 누구도 승자가 아니고, 그래서 그 속의 사람들은 생의 전부를 놓고 힘들어 했을 거시라고, 그래서 이 책은 힘든 것이라고......

정유재란을 우리의 눈이 아닌, 영웅의 입장이 아닌, 그 전란 속에서 어쩔 수 없어야 했던, 그 파괴와 부조리, 타락을 침략군의 한낱 부속품에 지나지 않은 하급 무인의 시각에서 그려내는 독특함이 이 책은 있다. 재밌다기보다 어떤 전쟁도 반대해야 한다는 현재적 신념을 더욱 굳게 만드는 그런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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