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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데츠키 행진곡 창비세계문학 5
요제프 로트 지음, 황종민 옮김 / 창비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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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데츠키행진곡>, 요제프 로트

‘사라지는 것들로 역사를 이뤄집니다.’

남겨지고 전해지는 것이 역사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사라지는 것들이 곧 역사이기도 하다. 현재의 것을 역사라 하지 않는다.

"우리가 엄청난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아셨겠지요. 사생활은 말할 것도 없고(우리는 문화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살 길이 없습니다.) 모든 것이 새로운 전쟁을 향해 내달리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 인생이 끝장났다고 봅니다. 야만이 통치하게 됐습니다. 한시도 잘못 생각하지 마십시오. 지옥이 통치하고 있습니다."

요제프 로트(라데츠키행진곡, 사보이 호텔의 작가)가 독일 총통으로 히틀러가 임명되자 프랑스로 망명하면서 슈테판 츠바이크에게 보낸 편지에 이렇게 썼다.

우리의 지금을 생각해 보게 한다.

“현재로부터 도피하여 주관적으로 변형된 과거에서 위안을 찾았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몰락으로 각 민족이 나라를 세웠으나 유대인은 나라를 세우지 못 하고 상실감만 더해갔다. 유대인을 품어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을 이상화하며 위안을 찾고자 했다.

우리 사회가 불안해질수록, 빈부의 격차가 커지고 사회적 불안이 높아지고 안보가 위협될수록 박정희의 향수가 높아지는 것은 ‘변형된 과거에서 위안’을 찾으려는 심리의 반영일지도 모른다. 박정희 때가 빈부의 격차가 고착화되기 시작하고 독재로 인한 사회적 불안이 높아지고 냉전의 칼바람에 안보가 불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수없이 많은 종족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민족이란 결코 있을 수 없었다...... '소수민족'이란 군수의 생각에 따르면 '불온분자'들의 큰 패거리에 지나지 않았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관료는 민족주의의 대두와 민족독립국가의 흐름을 읽지 못 했고, 그 눈 어두운 관료들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은 1차 세계대전의 화마 속에서 공중분해됐다.
우리 나라는 그와 다를까? 시대에 뒤떨어진 정치권과 관료, 갱상도의 '나라를 팔아먹어도 1번'이라는 정신분열을 보면 더하면 더하지 덜하지 않다는 불안이 엄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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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없는 나의 집
금희 지음 / 창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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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한국인, 조선인.
근현대사를 접어들어 너무도 다른 삶은 살아온, 말이 같다고는 하나 같은 말로만으로는 넘어서지 못하는 벽들을 어렴풋이 느끼게 한다. 민족 문학의 범위가 넓어져야 하는 이유도 알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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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없는 나의 집>, 금희 소설집

조선족 작가가 한글로 쓴 소설. 국문학의 범주를 얘기하면서 생각하게 되는 유형의 하나, 핏줄과 언어는 같으나 공유하는 공감과 시간이 다른...
다르다. 특히 현대사를 관통해온 경로가 아예 다르니 사고의 골격부터가 다르다.

•세상에 없는 나의 집
정체성의 혼란. 소설 내용과 무관하게 갑자기 든 생각 중 하나는 정체성은 민족적인 것인지 국가적인 것인지? 민족은 실체하는 것인지 관념의 것인지... 나 자신도 블명확한데 나를 넘어선 범위의 정체성까지 나는 규정할 자신이 없네.

•봉인된 노래
조선족에게서도 세대의 간격과 삶의 괴리는 다르지 않은 듯. 삶은 어디에서도 비슷한가 보다.

•월광무
‘반딧불이......잡으면 벌레가 되고 바라보면 아름다운 빛이 되는 것’
잡으려고 떠돈 사람이 찾아든 곳이 지키는 것이 사명 같았던 사람의 공간이라. 어찌 보면 우리 민족의 떠돎을 생각나게 한다. 쫓기든 떠났든 찾기 위해서 떠났든 떠날 수밖에 없었던 조선족의 삶이 핏줄로 이어진 것인지도 모른다.

•돌도끼
“‘자랐다’는 말은 도대체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말이 늘고 속셈이 많아지는 것을 ‘자랐다’고 한다면, 과연 그것은 ‘자라지 않은’ 것보다 뭐가 나은 걸까. 그런데도 나는 어른들이 ‘자랐다’고 말해주면 그것을 칭찬으로 작아들였던 것 같다. 그런 마름이 듦으로써 유년은 어느새 떠나가고 있었다는 것을 아는 몰랐다.”
“남아 있는 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고 그저 떠나는 것들 속이 끼여 있다는 것으로 무척 설레었다.”
유년에 대한 기억을 간직하는 태도는 어디에서나 비슷하 듯하다.

•노마드
  "근데, 그 새로 온 이모 말이야. 슬이 누나 말고 왜 그 키가 좀 작고, 단말 파마한......"
  "음, 그래서?"
  "중국 사람이야?":
  "아니."
  "그럼, 한국 사람이야?"
  "아니."
  "설마, 북한......이야?"
  박철이는 커피 한 잔을 받쳐들고 창 밖을 내다보다가 파란 등받이를 씌운 의자 뒤를 잠깐 훔쳐다 보았다.
  "아니, 조선족이야."
  "그러니까 중국 사람 맞네."
  "엄마는 네가 중국 본토 사람이냐고 묻는줄 알았지."

중국인도 아니고 남한도 아니고 조선도 아닌, '조선족'

  박철이는 난감했던 것은 단지 같은 말을 하고 있다는 이유로 그 나라 사람들한테 무의식간에 걸었던 근거 없는 높은 기대였다. 다만 다른 점은 영어가 많이 썩인 교양 있는 말투나 세련된 옷차림, 그리고 교통 질서, 위생 습관, 음식 솜씨 드등 대체로 그런 자잘한 것들이 모여ㅑ 기어코 넘을 수 없는 큰 벽이 된다는 사실을 실감해야 했다.

 조선족일 수밖에 없는 조선족.

  의지로 츅체를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이 세상에서 얼마나 있을까?

사람의 문제는 종족, 핏줄 등의 문제가 아니라  대부분은 인간 본연의 문제인 것일지도 모른다. 금희의 소설접 <세상에 없는 나의 집>을 읽으면서 차이가 아닌 보편을 보고 싶은 건 나의 의지일 뿐이더라도, 그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읽는 내내 새로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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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없는 나의 집
금희 지음 / 창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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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학의 범주를 얘기하면서 생각하게 되는 유형의 하나, 핏줄과 언어는 같으나 공유하는 공간과 시간이 다른...
다르다. 특히 현대사를 관통해온 경로가 아예 다르니 사고의 골격부터가 다르다. 다름을 인정으로부터 함께가 시작되는 것. 달라서 다르게 읽히고 다름 속에서 성찰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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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살에 시작하는 처음 인문학 - 미술과 문학으로 만나는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에세이 14살에 시작하는 처음 시리즈
정수임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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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해박함. 인문학은 그런 게 아닐까.
책도 좋아하고 그림도 좋아한다. 그림 이야기이면서 책 이야기여서 좋다.
지적인 것도 좋아하고 감성적인 것도 좋아한다. 예술이 주는 감동이면서 학문이 주는 지혜가 있어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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