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 중국! 차이나 키워드
최헌규 지음 / 뉴스핌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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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2차전지에 기업에 투자하고 있는 입장에서 현재 큰 위협이 되고 있다는 중국 기업들의 동향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더구나 미중 패권전쟁으로 사이에 놓인 한국은 어떤 입장을 취해야할지도 중요한 문제이기에 중국에 대해서 깊이있게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중국 관련한 책의 서평단 모집이 있어서 신청하게 되었다. 이 책은 내가 기대하던 내용 이상으로 중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폭넓게 다루고 있기에 이곳에 소개해보고자 한다.

지은이 최헌규는 영어교육과를 나와서 대학원에서 중국학을 전공했다. 아마도 영어보다는 중국어쪽이 유망하다고 판단해서이지 않을까 싶다. 2019년 말 뉴스핌 통신사 베이징 특파원으로 파견되어 4년동안 중국 신기술 현장과 공산당 홍색루트를 중심으로 취재를 했다고 나와있다. 홍색루트라는 것은 1920년대무렵에 공산당이 중국을 장악해나가면서 거쳤던 루트를 말하는 것 같다. 책속에 그 여정이 나와있다.

이렇듯 이 책은 지은이가 기자의 시선으로 중국을 취재하며 바라본 시각을 이 책속에 녹여내고 있다. 위의 책날개의 설명은 2019년부터로 언급이 되어 있지만 책의 서두를 보면 1992년, 한중수교가 처음 이루어지던 시기부터 중국을 오가며 취재를 한 것으로 보인다. 그와 중국과의 인연은 상당히 오래된 것 같다.

목차를 보면 1장인 '쇠퇴 vs 부흥, 기로에 선 디지털중국'에서 내가 궁금해했고 기대했던 내용이 대부분 들어있었던 것 같다. 기술적으로 한국을 넘어섰고 조만간 미국도 뛰어넘을거라는 설명이었다. 1장을 읽으면서 마음이 좀 복잡했다.

2차전지를 투자하면서 한쪽에서는 중국은 한국의 기술력을 따라오지 못할 것이라고 하는데, 한쪽에서는 중국 전기차가 세계의 전기차시장을 빠르게 장악해나아가고 있다고도 하고. 상반된 이야기가 끊임없이 들리니 판단하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보니 중국의 저력은 그냥 혐중 감정을 갖고 무시해버릴만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소위 '국뽕'이라고 해서 한국이 이렇게 뛰어나다는 것을 설명하고 보여주는 유튜브 동영상에서의 모습을 중국도 이미 갖고 있는 것 같으니 말이다.

또한 한국전쟁의 폐허에서 단기간 경제발적을 이룬 유일한 기적같은 나라라고 생각했던 것도 나만의 착각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은 다른 과정이었지만, 중국도 서양 열강에 의해 핍박받고 극복해온 역사가 존재하는 것 같다. 이 책의 2장과 3장에서는 그러한 중국의 역사적인 면에 초점을 맞춘다. 2차세계대전 무렵 중국의 상황이 어떠하였고 공산당이 어떻게 창당을 해서 어떤 사상으로 세력을 확장해나가고 정권을 장악했는지에 대해서 나온다. 그부분을 읽으면서도 또한 마음이 편치가 않았다.

한국역사에 대해서도 잘 모르지만, 중국의 역사에 대해서는 더 무지했던 나였는데, 20세기를 거쳐오면서 중국 공산당에 의해서 많은 잔인한 일들이 자행되었다는 것을 어렴풋이 들었었는데 책에서는 잘 언급되어있지 않았던 것이다. 이 책이 그런 부분에 대해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었지만 공산당의 역사를 조명하면서 그부부만이 쏙 빠진 것은 부당한 시각이 아닐까 싶다.

그런점을 감안한다면 이 책은 중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 여행하는 기분으로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중국 공산당이 세력을 장악해가면서 거쳐간 지역들을 저자도 방문하면서 그곳의 과거와 현재를 들어다본다. 그외에도 현재 중국의 실리콘벨리라고 할 수 있다고 하는 선전시에 대한 것 외에도 중국의 수많은 도시들의 특색과 역사적으로 걸어온 길에 대해서 소개가 되어있다. 후반부에는 이백 등 중국의 유면한 당송시대의 시인들에 대해서도 소개가 되어있고 황제의 술이라고 하는 마오타이 등 중국의 술문화에 대해서도 나와있다.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그 지역을 대표하는 문학적인 요소를 살펴보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중국을 여행하는 느낌이 났던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잊고 있었던, 예전에 한문학을 공부하면서 느꼈던 중국문화, 문학의 힘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나도모르게 인터넷에 떠도는 혐중정서에 물들어있었나보다. 혐중정서가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문화의 저력이나 중국 기술이 가진 힘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할 것 같다. 이 책은 조금 치우친 시각이거나 혹은 어두운 면은 언급을 하지 않고 넘어간 면이 없지는 않지만 중국에 대해서 새롭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좀 더 깊이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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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아무도 가지 않은 길 - 초대 공수처장이 말하다
김진욱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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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운전하면서 주차위반이나 속도위반 딱지를 떼는 경우가 아니라면 법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는 경우는 별로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성인이 되어서도 오랫동안 내가 지킬것을 잘 지키고 산다면 법이란 나와 상관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아왔다. 그런 내가 법이 생각보다 일반 서민들의 삶에 가까이 있다고 느끼게 된 계기가 경매를 하면서부터였다.



부동산 투자공부를 하던 중 직접 실행에 옮겨보고자 제작년인 2022년 10월에 경매를 통해 아파트를 낙찰받고 명도, 체납관리비 처리 등의 일련의 일들을 처리하면서 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나의 권리를 요구하고, 그것이 수용되지 않는 경우에 공권력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음을 체감했다. 법을 생각보다 우리 곁에 가까이 있었던 것이다.



그런이유로 이번에 '공수처,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라는 책을 보고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책의 전면에 공수처를 내세우고 있지만 이 책은 공수처에 대해서라기보다 오히려 법 전반에 걸친, 그리고 대한민국이 국민의 인권을 수호하는 민주공화국으로 탄생할 수 있게된 역사적인 배경까지를 아우르는 폭넓은 책이라 볼 수 있다. 그러니 법에 대해 특별히 관심을 갖지 않는 이라도 상식적으로 한법 읽어보면 좋을 책같아서 소개해본다.


지은이는 초대 공수처장을 지낸 김진욱이다. 1966년 생으로 고고학을 전공하던 중 법학에 대한 수업을 듣다가 반해서 법학으로 전공을 바꾸었다고 한다. 그런만큼 그는 소위 출세 좀 해보려고 법학과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그 학문에 마음이 동해서였다고 해석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사법시험에 합격 후에 3년을 판사로 일하고 12년을 변호사로 일하다가 2010년에는 헌법재판소로 이직했다고 한다. 그뒤에 2021년 초대 공수처장으로 취임에 3년간 일했다. 공수처라는 것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줄임말이다.

이 책은 그가 공수처장직에서 떠난 뒤에 그간 법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해놓은 글들을 수정보완해서 출간한 것이라고 한다. 그만큼 그는 공수처장직을 역임하면서 법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깊은 고민을 했다고 보아도 될 것 같다.

목차를 보면 첫장에는 한국인의 법에 대한 인식이 어떠한지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를 한다. 내가 서문에 적었듯이 한국인들은 유교사상의 영향인지, 법으로 강제하지 않아도 지킬것은 지키고 살아야한다는 인식이 강한 것 같다. 반대로 법으로 어떤 것을 강제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불쾌하게 생각하기도 하는 것 같다. '법대로 하자'라는 말이 '나와 한판 해보자'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지니 말이다.



이 책에서는 조선시대까지 거슬러올라가면서 법을 통해서 위에서부터 아랫사람들에게 강제하고, 통제하며, 어겼을시에는 체형과 고문등을 통해서 다스림을 당해왔던 역사가 있었기에 한국인의 법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확립될 수밖에 없음을 살펴본다.



더불어서 서양에서는 법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인식을 가져왔는지에 대해서도 나와있다. 현대 한국의 법은 조선시대까지 전해져 내려오던 법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일제 강점기 시기에 일본이나 독일 등의 외국의 법에 기초해서 토대를 마련했던 것을 알 수 있었다. 일본이 강제로 나라를 빼앗을 무렵에 중국 상하이에 임시정부를 세우고 헌법의 초안을 마련했던 가슴아픈 역사도 이 책에서는 다루고 있다. 법을 통해서 바라본 것이긴 하지만, 당시 아쉽게 남북으로 나뉘고 그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온 것이 참으로 안타깝게 느껴진다.



저자가 이 책에서 파고들었던 핵심적인 키워드는 법에 의한 지배 rule of law이냐, 법의 지배이냐rule by law의 문제인 것 같다. 사실 한국말로 보자면 두가지가 구분이 안되기는 한다. 나는 영어의 뜻도 잘 와닿지는 않는데, 저자의 설명을 들어보면, 법에 의한 지배는 조선시대에서처럼 왕이나 윗사람들이 아랫사람들을 다스리려고 정한 법과 그것의 지배를 말하는 것 같다. 그러니 법을 만드는 사람이 따로있고 지켜야할 사람이 따로 있는 셈이다. 그러나 법의 지배는 그 목적이 아랫사람을 다스리려고 만든 것이 아니라 국민의 인권과 권익을 보호하고자 국민을 뜻을 대변하는 사람들이 만들도 다같이 지키는 법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서 각국의 헌법 첫 조항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는데 한국처럼 첫 조항에서 나라가 민주공화국임을 밝힌 경우는 흔치 않다고 한다. 독일의 경우를 예로 들은게 인상깊었는데, 헌법이 형식만 갖추고 내용이 올바르지 않을 경우, 법을 근거로 합법적으로 인권을 유린할 수 있는 정당이 탄생해서 나라를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것을 역사를 통해서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그러한 과오를 범한 뒤에 독일은 형식 뿐아니라 내용면에서도 올바른 방향성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헌법을 수정했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서 법이 제정되는 과정, 법의 의미, 그리고 어떤 나라를 지향해야할징지에 대해서 고민해볼 수 있었다. 좁게는 어떻게 하면 각각의 입법, 행정, 사법기관이 서로를 견재하며 건강하고 균형잡힌 기관으로 나아갈 수 있는가의 고민이 될 수도 있고, 그런 차원에서 공수처가 생겨났기도 하다고 들었는데, 넓게는 법이 어떻게 자리잡아서 건강한 나라로 만들어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에까지 이른다고 할 수 있겠다.



책을 읽으면서 법을 집행하셨던 분이 법에 대해서 이렇게 고민이 많았다는 점을 알 수 있어서 정부기관에 신뢰가 높아졌다. 기존에는 막연히 정치인이나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겉으로는 국민을 생각하는 것 같아도 결국엔 사리사욕을 채우는게 더 중요한 사람들일거라는 편견일지모를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말이다. 이런 책은 깊은 고민을 하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공수처에 대한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았는데, 물론 이 책의 중간중간 언급이 되고 마지막 장에는 오병두 홍익대 법학과 교수와의 대담을 통해서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다만 공수처의 수사가 공개수사가 아니라 조용히 진행되기때문인지 수사의 일화나 구체적인 사례에 대해서 들어볼 수는 없었다. 법 전반에 걸쳐서 지식의 폭을 넓히고픈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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겅클
스티븐 롤리 지음, 최정수 옮김 / 이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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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긴 연휴가 끝났다. 아기도 어리고 병아리들이 급 부화를 시작하는 바람에 어디 가지도 못하고 집콕했던 하루하루. 그나마 지루하고도 쉴새없는 연휴를 유쾌하고 달달하게 해준 소설이 있어서 소개해보고자 한다. 게이 엉클에 관한 책, 겅클이다.



책 제목이 겅클인데, 게이gay와 엉클uncle의 합성어이다. 영어권에서는 실제로 쓰이고 있는 말일 것 같다. 책 표지는 예쁘고 화려한 꽃그림으로 장식이 되어있는데, 소설의 분위기를 잘 표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가는 스티븐 롤리인데 대학에서는 영화를 전공했다고 하고, 출간한 소설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큰 인기를 얻었던 것 같고 두번째 소설인 '에디터'는 20세기 폭스사와 영화판권 계약을 했다고 하니 성공한 작가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영화를 전공해서인지 글이 영화화되기 쉬운 면이 많은가보다. 이번 책 '겅클'도 이 책을 영화로 본다면 그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소설로도 충분히 좋았다.



책의 제목이 겅클, 게이삼촌이니 삼촌이 있어야할것이고 조카가 있어야할텐데, 9살과 6살인 메이지와 그랜트의 엄마 세라가 병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고, 아빠인 그레그는 약물중독으로 재활원에 가게되면서 아이들은 그레그의 형인 페트릭이 맡게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페트릭은 왕년에 헐리우드에서 성공했던 스타이지만 개인적으로 힘든일을 겪고, 한편으로는 헐리우드 문화에 마음이 떠나고 또 한편으로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지면서 LA에서는 2시간 정도 떨어진 팜스프링스에서 살게된다. 페트릭이 메이지와 그랜트를 맡게된 것은, 그 아이들이 조카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페트릭이 세라와 결혼전에 각별한 사이였기 때문이다. 페트릭이 3개월동안 아이들을 돌보면서 아이들은 엄마를 잃은 상실을 극복하고, 페트릭 자신도 세라라는 친구를 잃은 슬픔과 더불어 자신의 마음속에 간직한 오랜 상처를 치유해가는 시간을 갖게된다.



간단하게 스토리가 정리되는 소설이지만, 반전이 있거나 한 스릴러가 아니기에 내용을 스포일했다고 해서 읽는 재미가 반감되는 것은 전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이 소설은 전혀 다른 부분에서 매력을 발견하게 된다. 연휴동안 이 책을 읽으면서 다정한 친구를 얻은 느낌이었다. 그 이유는 아마도 페트릭이라는 인물의 특성 때문일 것 같다. 페트릭이 주인공이고 등장인물중 다른 누구보다도 그에게 호감을 많이 느낀다. 수다스럽고, 섬세하기도 하고 쿨하지만, 그러면서도 아픔을 겪어왔기에 상대방의 아픔에도 공감할줄아는 그런 사람이니 말이다. 지나침은 없지만 열려있고 성숙된 어른이라는 생각이 들기에 곁에두고 친하게 지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페트릭과 두 아이들의 조합도 흥미로웠다. 아마도 그래서 제목도 겅클로 지었을것 같다. 게이삼촌이 조카들을 돌본다고? 하는데서부터 벌써 궁금해지기 시작하니까 말이다. 이 셋이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우리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 것 같다. 때로는 조금은 자유롭고 포용력있는 삼촌이 아이들과 우여곡절을 거치며 적응해가는 과정 말이다. 흔히 상상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내용전개가 되기 때문에 이 책도 영화화되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반면 아쉬운 점도 있었다. 우선은 페트릭과 세라가 각별한 사이라고 전해듣기만 했지 수긍할만한 에피소드가 없다는 점이다. 에피소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둘의 사이가 특별하다고 느껴지지도 않고 세라라는 인물에 대해서 설명이 되지도 않는다. 그리고 두번째는 더 큰문제였는데, 이 책이 상실에 대해서 다루기는 하지만, 깊이 접근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책이 끝날때까지도 나는 뭔가 페트릭과 아이들이 상실을 대면하는 깊은 무언가, 진지한 어떤 장면을 기대했던 것 같다. 그런데 처음부터 끝까지 그냥 덤덤히 지나가고 말았다. 아무리 소설이라지만, 9살 6살짜리 엄마를 잃은 아이들이 엄마가 보고싶다고 울고불고 하는, 혹은 통제불능상태가 되는 그런 상황이 어떻게 한번도 존재하지 않는가? 혹은 그 아이들이 아주 우울해진다고 해도 이상할게 없는 상황인데, 그런것도 아니었다. 그런것을 보면 엄마, 혹은 친구를 잃은 '상실'이라는 것이 좀 장식적으로 쓰였다는 느낌이 들게한다. 소설의 소제로서말이다. 상실을 깊이있게 다루지 않는다는 문제는 이것이 어쩌면 모든 문제를 심각하게 다루고 싶지 않아하는 미국적인 정서의 반영인가 싶기도 하다. 쿨한 것을 좋아하듯이 상실도 쿨하게.. 하지만 가족의 상실을 직접 경험한 사람으로서 상실은 그렇게 쿨하게 받아들일 수 없다.



아이들에 대해서도 비슷한 느낌이 든다. 앞서 말한 아이들다움이 충분히 돋보이지 않았다고 생각이 들어서 페트릭의 조카들이 등장하는 것도 페트릭을 돋보이게 하기위한 장치였나 싶다. 이런것이 전반적인 소설의 문제로 부각되는데, 소설을 읽고나면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인물이 페트릭 뿐이라는 점이다. (옆집 존도 약간 호감이 가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쭉 적다보니 나는 웃자고 한 얘기를 죽자고 달려드는 그런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가볍에 읽는 소설에 상실에 대한 치유까지 기대하는 것이 무리인지도 모르겠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연휴 혹은 여가시간을 유쾌하고 달달하게 보내고픈 사람에게는 적극 추천한다. 그러나 말했듯이 상실에 대해 깊이 다가가고 싶은 사람에게는 추천할마한 책은 못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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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초보 쇼피파이 하루만에 끝장내기
이동준 지음 / 라온북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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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쇼핑몰을 해보고자 하는 막연한 소망 같은 게 있었다. 장사를 해본적은 없는데, 아이들 키우며 할 수도 있는 일일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온라인 쇼핑몰은 쿠팡과 네이버 정도인데, 해외에는 쇼피파이라는 것이 있다고 듣기는 했다. 그런데 그게 네이버와 비슷한 체계일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해왔는데, 이번에 쇼피파이에 대해서 자세히 소개한 안내서가 있어서 읽어보았다.



'생초보 쇼피파이 하루만에 끝장내기'라는 이동준 저자의 책인데, 당근을 연상시키는 주황색과 초록색의 대비를 이룬 표지다.



저자에 대해서 알아보면 우선 온라인에서뿐아니라 그 이전에 무역업에 오랜시간 종사했던 분인 것을 알 수 있다. 책을 읽다보면 이러한 저자의 경력이 드러나는데, 바로 쇼피파이 자체에 대해서보다 무역이나 마케팅을 아우르는, 기업의 입장에서 온라인 판매를 성공시킬 수 있는 근본적인 지침주기 때문이다. 이런 점이 이 책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차례를 보면 앞의 절반 정도는 쇼피파이가 어떤 곳인지에 대해서 설명하는 데 할애를 했고, 나머지 절반은 그런 쇼피파이를 활용하여 어떻게 마케팅을 하고 고객을 유치해야 성공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나온다. 뒷부분은 쇼피파이 자체에 대해서보다는 온라인 판매와 마케팅 전반에 대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쇼피파이에 대해서 알아보면, 쇼피파이는 캐나다의 IT기업이고 뉴욕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다고 한다. 시총이 170조라고 하니 네이버의 4배이상 큰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쇼피파이로 만들어진 스토어가 전세계에 120만개정도고 매출액은 물론 스토어 개수도 전세계 1등이라고 한다. 미국내 전자상거래 점유율 10%이고, 매출이 아마존에 이어 2위라고 하니 얼마나 큰 기업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쇼피파이가 어떤 툴일까 잘 감이 안왔는데, 쿠팡같은 곳이 대기업의 마켓플랫폼에 입점해서 물건을 판매하는 곳이라면, 쇼피파이는 네이버와 비슷한 점이 있는 것은 같다. 상품판매용 웹페이지를 쉽게 제작할 수 있는 툴을 제공하니 말이다. 네이버와의 차이점은 결제시스템은 물론 배송시스템까지 제공한다는 점일 것 같다. 네이버 입점스토어의 경우, 약간 독립된 홈페이지를 갖춘 쇼핑몰의 느낌이 나긴 하지만, 네이버 검색을 통해서 유입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면, 쇼피파이는, 이것도 물론 구글이라는 플랫폼에 의지를 해야하긴 하지만, 아마존이나 구글, 유튜브등 다른 채널과 연계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인 것 같다.



무엇보다도 쇼피파이의 강점이라고 하면, 국내의 대기업 온라인 쇼핑몰들이 셀러들을 자신들의 회사를 키우는 수단정도로 이용한다면 쇼피파이는 셀러들과 상생하기위해 노력하는 채널이라는 점인 것 같다. 쇼피파이는 셀러들에게 구독료를 받고 판매할때마다 수수료를 받기에 셀러가 잘되는 길이 쇼피파이가 잘되는 길이라는 설명이다.



그외에도 책에서 설명하는 쇼피파이의 장점은 많다. 안정적인 시스테미라는 점, 쉽게 세팅이 가능하다는 점도 있고, 전세계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도 장점이다. 다만 쇼피파이는 아직 한국에 들어와있지 않기 때문에 국내고객에게는 판매를 할 수 없지만, 조만간 한국에도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가 국내의 쿠팡이나 네이버가 아닌 쇼피파이에 끌리게 된 계기가 있다. 10여년 무역에 종사한 저자는 마케팅이나 해외바이어와의 계약 경험도 많을텐데 쿠팡이나 네이버에서는 쉽게 성공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쿠팡과 네이버는 셀러를 위하기보다는 대기업이 배를 불리기 위한 시스템이 문제라는 것이다. 저렴한 가격을 강요해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거나 잘 팔리는 아이템을 기업이 가로채서 팔거나 혹은 하루아침에 상품페이지가 사라져서 그간 쌓아왔던 후기들도 날아가버리는 일도 많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발견한 쇼피파이는 기업이 아닌 셀러들의 성공을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구글과 연계하며 공짜 마케팅도 할 수 있고, 좋은 아이템이 있는 셀러라면 세계적인 고객들에게 판매를 노려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여기서 중요하게 생각해야할 부분이 이부분인 것 같다. 그냥 돈을 벌려고 가볍게 생각해서 아무물건이나 팔려고 장사를 시작해서는 안되는 것 같다. 책의 후반부에는 쇼피파이에 대해서보다도 더 많은 부분을 마케팅이나 어떤 자세로 장사에 임해야하는지에 대해서 할애를 하고 있다. 쇼피파이에 대한 책인데 굳이 왜 그렇게 많은 부분을 마케팅에 할애를 할까 의아하기도 했지만, 내 지난날의 시행착오를 돌아보면 저자의 깊은 뜻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나도 인터넷 판매에 관심을 갖고 비교적 가볍게 시작할 수 있을 듯한 구매대행을 수업도 들어보고 사업자도 만들고 통신판매허가도 받고, 페이지도 만들어서 상품도 몇가지 올려서 실제로 칼은 뽑아보기는 했었다. 그런데 몇번 물건을 올리고 나서는 판매도 되지 않고 물건 몰리는 것도 흐지부지되면서 결국 접게되었다. 돌이켜보면, 사실 나는 물건이 판매되지 않기를 바랐던 것 같기도 하다. 내가 파는 물건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상품페이지도 몽땅 긁어다가 올린 것이고, 내가 만져본적도 써본적도 없는, 검증도 안된 상품을 판다는 것이 찔렸던 것 같다.



그렇기에 뭔가 장사를 한다면 파는 입장에서도 자신있게 내놓을 수 있는 상품을 팔아야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만약 그런 아이템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전세계 사람들을 대상으로 판다면 더 좋은 것 아닐까? 중소기업이나 자신만의 아이템을 갖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판로를 개척하기 어려운 분이라면 이 책을 통해서 쇼피파이에서 해외 고객들을 대상으로 판매를 해본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바이어를 대하는 태도 등을 보면서 성공할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분야이든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람을 막을 자가 없는 것 같다. 나는 당장은 쇼피파이에 팔 물건도 없고, 그래서 쇼피파이를 시작하게 될 것 같지는 않지만, 앞으로 머지않은 시일 내로 농사를 지어 내땅(빌린 땅이지만)에서 난 작물을 팔게될 것이고, 그때에 어떠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어떻게 팔아야할 것인지에 대해서 많이 배운 것 같아서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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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트루스 - 두려움의 시대, 냉철하게 마주해야 할 가장 명확한 진실
임백준 지음 / 한빛미디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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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AI라는 말을 들으면서 살아가게 되었다. 교육, 가전, 자동차 등 우리가 삶에서 접하는 많은 부분들에서 AI를 접목시킨 상품과 서비스가 개발되고 있다. 이런 기업차원에서 개발하고 있는 상품뿐아니라, 챗GPT이후로는 일반인들도 자신의 업무나 어학공부와 같은 사적인 용무에도 심심치않게 AI를 사용하는 모습이 보인다. 이런걸보면 AI는 이제 우리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어버린 것 같다.



나는 한번도 챗GPT를 써본적이 없다. 앞으로도 그럴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 이유는 뭔가 꺼림직한 이유 때문이다. 남편이 말하길 인공지능은 사람들의 삶을 더 편하게 만들기 위함이라고 하지만, 나는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삶을, 나의 삶을 더 편하게 했을런지는 몰라도 그렇다고 더 행복해지진 않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왜 인공지능의 발전이 꺼림직할까 종종 생각하곤 했는데, 이번에 읽게된 'AI트루스'라는 책을 통해 그 이유를 명확히 알게 되었고, 그것은 근거없는 느낌이 아니었다.


먼저 아주 흥미진진하고, 가독성이 뛰어난 책이라는 점을 알리고 싶다. 관심있던 분야이긴 했지만, 딱딱한 표지때문에 혹시 재미없으면 어쩌나 생각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소설만큼이나 (책의 첫부분이 짧은 소설로 시작하긴 했다.) 손에 땀을 쥐게하는 전개로 며칠만에 후루룩 읽어버렸다. 게다가 들뢰즈나 메를로 퐁티와 같은 철학자가 등장할 정도로 저자의 지적인 스펙트럼이 방대한데, 굳이 그런 철학자들의 언급이 아니고서라도 내용이 상당히 철학적인 부분이 있어서 읽으면서 지적인 충족감을 느꼈다.



우선 저자 임백준 작가에 대해 알아보자. 전문성이 필요한 내용이니 어떤 이력의 저자가 쓴 것인지가 중요할 것 같은데, 임백준 작가는 삼성리서치의 AI센터에서 근무한적이 있고, 그뒤에도 비슷한 분야에서 종사하며 실무경력을 많이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놀라운 것은 이미 10여권의 책을 집필하기도 했다는 것인데, 책을 읽어보면 저자가 얼마나 필력이 좋은지 알게 될 것이다.

목차를 보면 첫번째 장의 '미래'라는 제목이 달린 챕터는 소설이다. 얼마나 흥미진진한지, 끝나는게 너무 아쉬웠다. 이분이 이 모티브를 가지고 장편하나 쓰셔야하는게 아닌가 싶었다.

2장에서는 인공지능의 역사가 나온다. 생각보다 흥미로웠던 이 챕터에서 놀란점은, 인공지능의 개발이 의외로 아주 일찍 시작되었다는 점이다. 아마도 컴퓨터의 발명과 시점을 같이 한다고 생각이 들 정도다. 독일어에서나 영어에서나 컴퓨터라는 말은 계산기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독일어 Rechner, 영어 computer), 인간은 단순히 계산을 잘하는 기계로서 컴퓨터를 개발한 것이 아니라 사람처럼 생각할 수 있는 기계를 개발할 욕심이 있었던게 아닐까 싶다.

그런데 또한 흥미로운 점은 그러한 인공지능의 개발방법에 있어 '기호주의'와 '연결주의'라고 하는 큰 두개의 축이 존재했었다는 점이다. 기호주의와 연결주의를 나는 추론 방법에 있어서 연역적 추론과 귀납적 추론방법과 비슷한 것으로 이해를 했다. 혹은 탑다운과 바텀업방식과도 맥락이 비슷한것도 같다. 말하자면 기호주의는 인공지능의 개발에 있어서 애초에 사람과 같이 생각할 수 있는 구조적인 틀을 짜서 개발을 하는 것이다. 책의 설명에 의하면 '기호주의는 인간의 생각을 숫자, 문자 등으로 이루어진 기호와 규칙으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한다.

반면 연결주의는 수많은 데이터의 학습을 통해서 올바른 결과값에 도달해가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가 알고 있는 '딥러닝 방식'의, 현재의 지배적인 인공지능의 개발 방식이 연결주의의 산물이라고 한다. 연결주의가 인간의 뇌가 작동하는 방식을 최대한 모방하려고 노력한 것이라고 하는데, 인간의 뇌가 수많은 뉴런으로 연결되어 있듯이 수많은 노드가 층으로 이루며 연결되어 있는 모습이 인간의 뇌와 비슷하다고 비유를 한 것 같다.

이 두가지 방식은 반세기 이상의 긴 시간동안 엎치락 뒤치락 하면서 서로에게 자리를 내어주다가 결과는 현재 우리가 알고 있듯이, 챗GPT등 딥러닝 기반으로 연결주의 방식의 인공지능이 지배적이다.

그리하여 3장은 현재 우리 삶 속에서 인공지능이 얼마나 파고들어 있는지 소개되는데, 우리에게 익숙한 사례들도 나온다. 2016년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긴 사건 같은 것 말이다. 인공지능이 어느덧 인간을 능가하기에 이르른 것이다. 지능적인 면에서 그러한데, 그와 더불어 세계 제일의 기업들이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드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을 목격한다. 조만간 뛰어난 지능과 더불어 하드웨어적인 면에서도 파괴적인 힘을 가진 로봇이 등장하리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여기서부터 슬슬 불길해지는 것 같다. 파괴적인 힘과 더불어 인간을 능가하는 지능을 갖춘 살인병기가 만들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전쟁이라도 나면 인류의 다수가 죽고 로봇과 그것을 소유한 소수만이 살아남는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4번째 챕터는 '코딩의 종말'인데, 원래 저자가 이 주제를 가지고 책을 쓰고자 했던 것인데 편집자의 권유로 좀 더 확장해서 전반적인 AI에 관해서, AI가 발달하면서 인간의 영역을 얼마나 침범할 것인지에 관한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AI시대를 살아갈 인간으로서 썩 유쾌한 내용은 아니다. 코딩과 같은 꽤 전문직이라고 생각했던 분야도 인공지능에 의해 대부분 대체될거라니 말이다. 책에서는 인공지능이 사람의 일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을 잘 다루는 뛰어난 개발자가 대다수의 그렇지 않은 사람개발자를 대체할 것이라는데, 사실 그말이 그말이라고 생각한다. 이러나 저러나 사람이 설 자리는 좁아지는 것이니 말이다. 각 분야에서 아주 뛰어날 사람이 몇이나 될까. 대다수는 적당히 평범한 수준이고, 또 일부는 그것보다 못한 수준인 사람들도 있고, 그렇게 섞여서 돌아가는 것이 세상일텐데, 앞으로는 뛰어나지 못한 사람은 인공지능에 쉽게 대체될 판이다.

그런데 이런일은 비단 코딩분야에만 국한된 것이 물론 아니다. 의학분야나 보험, 증권, 금융분야도 AI가 도입되면서 일자리가 많이 줄어들거라는 이야기를 듣긴 했는데, 앞으로는 AI가 판사나 변호사 일까지도 일부 대체할 수 있다고 하니 놀라웠다. 인간이 AI에게 판결을 받게되는 세상까지 도래하는 것인가?

5장에서는 AI가 정말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인지, 어디까지 가능한 일인지에 대해서 깊이있게 살펴보게 된다. AI가 어느정도까지는 인간의 영역을 침범하겠지만, 완전히 AI에게 맡기기에는 위험성이 크다는 내용도 나온다. 그 이유가 여러가지가 있는데, 우선은 AI가 여러가지 면에서 결코 인간과 같은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서 챗GPT와 대화를 했을 때, 사실이 아닌 내용을 사실인것처럼 지어내서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것을 AI할루시네이션이라고 한다. (4장의 내용) 그렇기에 코딩이나 다른 분야에서 AI를 활용하더라도 사람이 그것을 관리감독하는 것은 필수적이라는 말이다.

6장은 '다시 미래'라는, 1장을 환기시키는 제목을 달고 있다. 1장처럼 소설은 아니지만 작가의 상상력으로 인공지능과 더불어 살게되는 미래의 어쩌면 암울한 모습을 적었다.

인공지능에 대해서는 밝은 미래를 생각하는 낙관론이 있고, 인공지능을 통해 인류가 멸망할거라고까지 이야기하는 비관론이 존재한다고 한다. 나의 경우 저자의 생각처럼 비관론이 설득력이 있어보인다. 그 이유는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꾼다'에서와 같이 인공지능이 어느새 '자아'가 생기고 자의적 판단으로 인간을 몰아내려고 할 것이라고 생각해서가 아니다. 이 책에서 여러번 강조했듯이 인공지능은 자기만의 '생각'이라는 것이 없다. 전쟁을 일으키려는 것도, 더욱더 많은 돈을 벌려는 것도 모두 인간의 의도이다. 그런데 인류 멸망까지 언급될 정도로 인공지능이 위험한 이유는, 그러한 인간의 검은 욕망을, 인공지능은 아주 효율적으로 실현시켜줄 수 있는 파괴적인 도구가 되어줄것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비관적인 이유는 인간은 이것이 잘못된 길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멈추는 방법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업은 끊임없이 이윤을 추구해야하고, 그렇지 않으면 도태된다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 더 편리한 제품, 더 빠르고, 더 강한 제품을 개발해야 살아남는다. 그렇게 앞만보고 달릴 때, 문득 뒤를 돌아보면 아무도 남아있지 않음을 깨닫게 되는 것은 아닐까.

얼마전 챗GPT를 개발한 기업인 오픈AI의 전현직 개발자들이 AI의 발달에 우려스러운 점이 많고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공개서한을 냈다고 한다. 개발자들이 보기에 AI는 인간을 위협할 파괴력을 갖고 있어보이는게 맞는 모양이다. 그렇지만 위와같은 공개적인 행동은 아주 '인간답고', 불안한 미래에 그나마 희망을 갖게 한다. 우리는 AI의 편리함만 보지 말고,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늘 주시해야할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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