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차전지에 기업에 투자하고 있는 입장에서 현재 큰 위협이 되고 있다는 중국 기업들의 동향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더구나 미중 패권전쟁으로 사이에 놓인 한국은 어떤 입장을 취해야할지도 중요한 문제이기에 중국에 대해서 깊이있게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중국 관련한 책의 서평단 모집이 있어서 신청하게 되었다. 이 책은 내가 기대하던 내용 이상으로 중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폭넓게 다루고 있기에 이곳에 소개해보고자 한다. 지은이 최헌규는 영어교육과를 나와서 대학원에서 중국학을 전공했다. 아마도 영어보다는 중국어쪽이 유망하다고 판단해서이지 않을까 싶다. 2019년 말 뉴스핌 통신사 베이징 특파원으로 파견되어 4년동안 중국 신기술 현장과 공산당 홍색루트를 중심으로 취재를 했다고 나와있다. 홍색루트라는 것은 1920년대무렵에 공산당이 중국을 장악해나가면서 거쳤던 루트를 말하는 것 같다. 책속에 그 여정이 나와있다. 이렇듯 이 책은 지은이가 기자의 시선으로 중국을 취재하며 바라본 시각을 이 책속에 녹여내고 있다. 위의 책날개의 설명은 2019년부터로 언급이 되어 있지만 책의 서두를 보면 1992년, 한중수교가 처음 이루어지던 시기부터 중국을 오가며 취재를 한 것으로 보인다. 그와 중국과의 인연은 상당히 오래된 것 같다. 목차를 보면 1장인 '쇠퇴 vs 부흥, 기로에 선 디지털중국'에서 내가 궁금해했고 기대했던 내용이 대부분 들어있었던 것 같다. 기술적으로 한국을 넘어섰고 조만간 미국도 뛰어넘을거라는 설명이었다. 1장을 읽으면서 마음이 좀 복잡했다. 2차전지를 투자하면서 한쪽에서는 중국은 한국의 기술력을 따라오지 못할 것이라고 하는데, 한쪽에서는 중국 전기차가 세계의 전기차시장을 빠르게 장악해나아가고 있다고도 하고. 상반된 이야기가 끊임없이 들리니 판단하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보니 중국의 저력은 그냥 혐중 감정을 갖고 무시해버릴만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소위 '국뽕'이라고 해서 한국이 이렇게 뛰어나다는 것을 설명하고 보여주는 유튜브 동영상에서의 모습을 중국도 이미 갖고 있는 것 같으니 말이다. 또한 한국전쟁의 폐허에서 단기간 경제발적을 이룬 유일한 기적같은 나라라고 생각했던 것도 나만의 착각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은 다른 과정이었지만, 중국도 서양 열강에 의해 핍박받고 극복해온 역사가 존재하는 것 같다. 이 책의 2장과 3장에서는 그러한 중국의 역사적인 면에 초점을 맞춘다. 2차세계대전 무렵 중국의 상황이 어떠하였고 공산당이 어떻게 창당을 해서 어떤 사상으로 세력을 확장해나가고 정권을 장악했는지에 대해서 나온다. 그부분을 읽으면서도 또한 마음이 편치가 않았다. 한국역사에 대해서도 잘 모르지만, 중국의 역사에 대해서는 더 무지했던 나였는데, 20세기를 거쳐오면서 중국 공산당에 의해서 많은 잔인한 일들이 자행되었다는 것을 어렴풋이 들었었는데 책에서는 잘 언급되어있지 않았던 것이다. 이 책이 그런 부분에 대해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었지만 공산당의 역사를 조명하면서 그부부만이 쏙 빠진 것은 부당한 시각이 아닐까 싶다. 그런점을 감안한다면 이 책은 중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 여행하는 기분으로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중국 공산당이 세력을 장악해가면서 거쳐간 지역들을 저자도 방문하면서 그곳의 과거와 현재를 들어다본다. 그외에도 현재 중국의 실리콘벨리라고 할 수 있다고 하는 선전시에 대한 것 외에도 중국의 수많은 도시들의 특색과 역사적으로 걸어온 길에 대해서 소개가 되어있다. 후반부에는 이백 등 중국의 유면한 당송시대의 시인들에 대해서도 소개가 되어있고 황제의 술이라고 하는 마오타이 등 중국의 술문화에 대해서도 나와있다.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그 지역을 대표하는 문학적인 요소를 살펴보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중국을 여행하는 느낌이 났던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잊고 있었던, 예전에 한문학을 공부하면서 느꼈던 중국문화, 문학의 힘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나도모르게 인터넷에 떠도는 혐중정서에 물들어있었나보다. 혐중정서가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문화의 저력이나 중국 기술이 가진 힘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할 것 같다. 이 책은 조금 치우친 시각이거나 혹은 어두운 면은 언급을 하지 않고 넘어간 면이 없지는 않지만 중국에 대해서 새롭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좀 더 깊이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