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금리 공부 - 금리만 알아도 경제가 보인다
염상훈 지음 / 원앤원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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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만 알아도 경제가 보인다, 나의 첫 금리공부.

첫 금리공부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금리의 기본원리와 경제 흐름에 대해 전반적으로 알 수 있는 책이다. 



최근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들이 있다.



‘저출산’, ‘저물가’, ‘저금리’, ‘저성장’



이 중 저물가, 저성장, 저금리를 묶어 3저 시대라고 한다.

일본이 먼저 겪었던 것처럼 우리나라도 고령화사회로 들어가면서 성장률이 줄어들고 있다. 

돈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분야는 아이를 양육하는 비용이라는데 출산룰도 1명도 채 낳지 않는 0.9명 대로 접어들면 뉴스에서도, 또 정책적으로도 출산율과 경제성장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이제 돈관리를 하는 주부로서 이러한 현재 상황을 잘 이해하고 싶고, 경제에 대한 흐름을 알기 위해 선택한 책이 바로 ‘나의 첫 금리공부’이다.



책의 저자는 염상훈 님은 7년간 채권시장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로 지냈다. 다년간의 경험에서 얻어진 노하우를 풀어낸 두번째 책이다. 



경제와 돈에 대해 알고 싶었는데 전공서적같은 건 너무 딱딱하고, 책으로 쉽게 알고 싶었다. 

막상 책을 찾아보면 종류가 너무 많아서 무엇부터 읽어야하나 고민되었는데, 저자도 알면 도움이 되는데 학교나 회사에서 알려주지 않는 금리에 대해 풀어내고 싶었다고 한다.

​​

책을 읽으며 학생 때 수업을 들었던 내용이 어렴풋하게 떠올랐다. 미국의 대공황, 일본의 잃어버린 10년, 버블경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예전에는 시험을 위한 공부를 하느라 딱딱하고 어렵게만 느껴졌는데, 다시 책으로읽으니 느낌이 사뭇 달랐다. 이제 어른이 된 건가....?!



​경제를 잘 모르는 경제알못 들을 위한 내용인 만큼 재미있고 평소에 궁금할 법한 이야기도 많다. 예를 들면, 왜 국가는 돈을 찍어서 국민들에게 나눠주면 안되나? 와 같은 가벼운 파트도 있었다.



가난한 사람이 많아 국가에서 돈을 뿌린다고 가정하면, 돈이 생긴 사람들이 사과든 쌀이든 무언가를 사려고 할테고, 사람들이 많이 사려고 하면 판매하는 사람은 잘팔리니 금액을 올리게 된다. 그러면 물가가 올라간다. 나라에서 생산하는 사과와 쌀의 양에는 변화가 없는데, 지폐를 뿌리면 물건의 값만 올라가는 것. 그러면 돈이 생겨도 다시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사람은 오히려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한다.

돈을 만들어서 뿌리는 것도 좋은 것만은 아니라니, 경제알못에게는 충격이었다. 그래서 국가는 새롭게 만들어서 뿌리는 것이 아니라 세금으로 거둔 돈 등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가 되지 않도록 어려운 사람을 돕는다고 한다.  또, 경제가 침체되어 물가가 하락하는 경우에는 돈을 찍어서 나눠주며 물가를 올리는 방법을 사용한다고 한다. 새삼 사람이 사는 사회와 경제가 재밌다고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이외에도 경제성장률, 자산가치, 주식 등 다양한 파트를 다루고 있어 책을 한 권 읽고나면 어쩐지 유식해진 느낌이든다. 나같은 경제알못은 완전히 이해하고 습득하기까지는 여러번 반복해서 읽어야겠지만.ㅠ_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어서 크게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또 한가지 재밌었던 파트를 기록하고 싶다.

‘친구에게 돈을 빌려줄 때 적정금리는 얼마일까?’

공교롭게도 나도 지금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준 상황이라.(ㅎㅎㅎㅎ) 아주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재미삼아 볼 수 있는 파트!!!ㅎㅎ



은행에서 빌리게 되면 강제성이 있어 며칠만 연체해도 신용도도 떨어지고 불이익이 생긴다. 

돈을 빌릴 때에도 이 사람의 재산, 현재 소득, 갚을 능력이 있는지 등 여러가지 정보를 수집한다. 



친구가 돈을 갚지 않는다면? 

이 책에 쓰여있는 것처럼, 친구이기 때문에 강요하고 받아내기 어려울 수 있다. 

무엇보다 “너 언제 줄 수 있어?” 같은 대화를 하는 것 자체가 매우 에너지가 드는 일이므로 우정에 금이 갈 수도 있고 서로 감정이 상할 수 있다.

 개인이 얻을 수 있는 정보로 상대방 신용을 평가하기엔 한계가 있으므로, 리스크가 있어 더 높은 금리를 받아야하는 것!





이야기가 다른 쪽으로 샜지만, 이렇게 재밌는 이야기도 중간중간 껴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경제 흐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 경제를 잘 모르는 초보자, 경제알못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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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홍사원은 어떻게 팀장의 마음을 훔쳤을까
도현정 지음 / 원앤원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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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사회초년생 직장생활백서.

이 책의 내용을 아우르는 아주 적당한 말이다.

어렵게 들어간 직장에서 어떻게 지내야하는가, 인생 선배, 사회 선배가 귀띔해주는 듯한 책이다.

이 책이 필요한 사람들은

✅ 대기업 또는 중견기업의 윗직급이 신입사원에게 어떤 것을 바라는지 알고 싶은 사람

✅ 후배를 양성하는 선배사원

그러나 나는, 신입사원보다도 선배사원들한테 추천하고 싶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약 7년째.

회사생활에 대해 다 안다고 하기엔 어려운 연차이나, 어느 정도 적응되었다고 생각은 많아지는 시기인 것 같다.

신입사원 채용 전, 사람들 반응은 한결같다.

"제발 기본만 된 친구였음 좋겠다."

흔히 말하는 그 기본이 안되어있는 친구들이 워낙 많아서 그런 것 같다. 아마 다들 나는 기본은 되어있지 라고 생각하겠지만, 과연 기본이 되어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그 기본이 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의 1장을 보면 된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항상 느낀다.

결국 '태도'가 모든 것을 좌우한다.

책에도 쓰여있듯 윗사람들은 신입사원에게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저 알려주는 대로 쏙쏙 잘 빨아들이는 지, 긍정적이고 조직에 밝은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친구인지, 센스가 있는 친구인지, 역량 자체보다도 '태도'에 관한 부분이 많다.. 나도 후배사원을 보며 업무 역량보다도 이런 점을 더 원한다.

평소 느꼈던 부분이 책에 나열되어있어 읽으면서 많이 공감했다. 아마 책을 읽는 많은 사람들이 '인사'에 대한 파트는 많이들 공감하실 듯 하다.

인사를 하고 안하고로 그 사람에 대한 인상이 결정된다는 점은 어찌보면 당연하기도 하다. 새로운 사람에 대해 아는 정보가 없으니 한번이라도 더 말거는 사람에게 점수가 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인사로 사람에 대해 평가하는게 꼰대같이 느껴져 그러고 싶지는 않지만, 인사를 하지 않는 신입사원들을 보면 호감이 생기지않고, 업무적으로 어떤지 모르면서 일처리도 별로일 것만 같은 느낌을 받는다.

아마 내 윗분들은 더 그렇지 않을까.

구구절절 맞는 말이고 좋은 내용이 가득하지만 이 책이 위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대로만 일할 수 있다면 정말 뛰어나고 우수한 사원일 것이다. 나도 이런 친구와 일하고 싶다. 근데 실제로 이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윗사람들이 바라는 신입사원의 모습들이 어쩐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유니콘같았다. 그리고 (예전의 나같이) 열정넘치는 누군가는 나는 이렇게 다 못하는데, 하며 자괴감에 들 수도 있을 것만 같다.

그런 친구가 있다면 이 책은 참고만 하되 스트레스받지 말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망고스무디 어쩌구'에 관한 예시였다.

이사, 부장, 과장, 사원, 인턴이 5명이 식사를 가서 점심식사는 과장이 내고, 기분이 좋아진 부장이 커피를 한 턱 내겠다고 했다. 다른 분이 요새 커피는 밥값같다고, 사무실 가서 마시자고 하니 부장님은 카드에 할인 혜택이 있어서 한잔에 3천원이니 쏜다고 하신 상황.

그런데 계산할 때 만 팔천원이 넘게 나와서 분위기가 싸해졌고, 그 와중에 해맑게 웃으며 제가 아메리카노를 못마셔서요^^ 라고 한 인턴의 사례가 있었다.

내 생각은 책에 쓰여진 것과 조금 다르다.

그 인턴이 정말 카페인이 몸에 안받는, 커피를 못마시는 사람이라면?

마시지도 못하는 커피를 굳이 골라야만 하는 것일까?

그리고 5명의 커피값을 다 합쳐도 2만원 정도면, 부장님의 급여라면 크게 무리가 가는 금액도 아니었을 것이다. 커피를 주문하지 않은 사람을 찾아내어 퇴사 후에도 두고두고 망고스무디 어쩌구로 불릴 정도라면 그 회사 분위기는 대체 어떨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설사 생각한 것보다 금액이 높게 나왔다고 하더라도 2만원 정도면 기분 좋게 한턱 쏘실 정도로는 괜찮지 않았을까?

못마시는 음료를 주문해서 다 남기고 버려지는 것보다는, 좋아하는 음료를 주문해 맛있게 먹고 감사함을 표현하는 쪽이 쏘시는 부장님 입장에서도 더 마음이 좋지 않았을까?

아마 그 인턴이 두고두고 회자가 되었던 것은 이 망고스무디 사건때문 만은 아닐 것이다. 평소 행동이 눈치 없고 거슬리는 부분이 있었을테고, 그것이 드러난 일화가 망고스무디였을 것이다. 사람에 대한 평가는 그렇게 한순간에 이루어지지는 않으니까. 어쩌면 저 직원은 커피를 마실 수는 있지만 '공짜 밥도 얻어먹고, 공짜 음료도 얻어마시니 이왕 고르는거 가장 비싼 걸로 해야지.'라는 공짜를 좋아하는 심보로 일부러 비싼 음료를 골랐을 수도 있다. 그런 직원을 주변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 실제로 겪어보면 매우,, 매우 얄밉고 별로다. 주변 사람들 평도 하나같이 좋지 않고...

그렇지만 딱 이 에피소드만 보아서는 커피값이 많이 나와 분위기가 안좋아진 윗분들이 꼰대로 느껴질 수도 있는 에피소드라 '눈치'와 잘 어울리는 에피소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좋은 내용이 이어지는 와중에 이 에피소드만 튀어서 아쉬웠다.


그리고 이 책의 내용은 이상적이고 좋지만, 실전 회사생활에서 적용하기란 분명 어려울 것이다. 행동 선하고 후배를 아끼는 좋은 상사가 있어야만 가능한 것들이 태반이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본인의 일을 떠넘기고, 미루고, 그 공은 상사가 차지하는 일은 태반이다. 내가 할 일도 많은데 다른 사람이 떠넘기는 일을 하는데 자신을 단련하는 계기로 삼는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일을 위해 만난 관계에서는 밖에선 사람좋은 사람도 직장 내에서는 또라이일 수 있다. 몸이 아파도,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있거나 집중하고 있으면 미간에 주름이 잡히는 사람도 있을 수 있으니, 늘 사무실에서 웃고만 다니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니 신입사원은 어떻게 하면 직장 내에서 예쁨을 받을 수 있을지, 또는 평타는 칠 지 아는 정도로 참고하길 바란다.

선배사원은 내가 바라는 신입사원이 어떤 모습일지 책을 읽으며 그려보고, 사원 교육시킬 때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또 나의 신입 시절을 회상하며 되돌아보고, 지금의 나는 선배사원으로 잘 하고 있는지 점검하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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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무작정 따라하기 - 지금 당장 실무에 써먹는 마케팅 입문서 무작정 따라하기 시리즈
조명광 지음 / 길벗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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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프롤로그에서 이 책을 어떤 마음으로 만들었는지 느껴졌다. 
‘단순히 몇 가지 이론이나 용어의 정의에 대해서만 다룬다면 굳이책을 출간할 이유가 없습니다.’
‘마케팅 용어의 이론이나 용어에 집착할 필요는 없습니다.’
‘전체적인 시장 흐름을 볼 수 있는 시각과 관점을 키우는 데 필요한 내용을 담고자 했습니다.’

​목차는 마케팅의 역사와 정의 / 시장과 고객 그리고 마케팅 전략의 이해 / 마케팅 설계와 브랜드 전략 총 3가지 큰 챕터로 나뉜다.
​눈이 편하고 시원한 블루 컬러의 디자인.
글씨 크기가 살짝 큰 편이라 가독성이 엄청 좋았다.
물물교환이 번거로워 생긴 화폐. 화폐로 물건을 사고 파는 행위가 시작되며 그 행위와 관련된 모든 일이 마케팅이고, 이미 우리는 예전부터 이 활동을 해왔다.
마케팅이 영향을 주는 범위가 넓어지고 복잡해지고, 이해관계자가 늘어나 더욱 복잡해진 마케팅. AMA는 2013년 7월에 마케팅의 정의에 대해 이렇게 발표했다고 한다.

마케팅이란 소비자, 의뢰인, 파트너 그리고 넓게는 사회 전반에 걸쳐 가치가 있는 제공물을 만들거나, 알리거나, 전달하거나, 교환하도록 하는 활동이나 조직 구성 또는 그러한 과정을 말한다.
정의와 역사에 대해 훑어본 후 본격적인 파트로 들어간다.

마케팅의 기본이 되는 환경분석(거시/미시)에 대해 나와있고, 고객분석, 자사분석, 경쟁사분석 등 대해서도 설명되어있다. KPI는 요새 우리 회사에서 가장 많이 체크하고 중요시 여기는 활동이다. 업무에서 늘 접하던 내용을 책에서 볼 수 있어 좋았다. 한번 더 이해가 됨!
STP 전략에 대해서도 꼼꼼히 다루고 있다. 쉽게 쓰여진 설명 중간중간 토막상식 코너도 도움이 된다. 욜로족, 1코노미족, 노노스족 등 최근 등장한 여러 단어들이 정리가 되어있었는데 노노스족은 처음 들어봄!
알아두면 좋을 상식들이었다.

중간 부분엔 한 제품이 탄생해서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기까지 상품화과정이 나와있다. 너무 만연해 익숙해져있었는데 한 상품이 탄생하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그 과정 또한 마케팅이라는 것을 다시금 알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그 제품의 마지막까지 고려해야한다. 

P138
그런데 엄청난 속도로 변하는 기업 환경에서 언제 쇠퇴기를 맞이할지 모르기 때문에 대체 상품이나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등의 준비를 동시에 하는 것까지 상품화 과정으로 확대하여 관리해야합니다.

여러 전략과 이론들도 좋지만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가도 중요한 포인트이다. 마케팅 전략에 대한 파트에서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직급이 올라갈 수록 시장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 전략을 세우는 일이 중요해진다. 책을 참고하면서 전략을 짜봐야겠다.

​너무 좋았던 점은 요새 트렌드에 대해서도 다양한 파트에서 서술되어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트렌드코리아에서 다뤄진 주제를 정리해둔 파트. 이거 넘 좋았다!

요새 정말 활발한 SNS마케팅,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대해서도 나와있고, 4차산업혁명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마케팅 분야 자체가 정말 넓은데 하나하나 참 잘 다룬 책이다.
두고 두고 궁금할 때 찾아보며 읽고 싶은 책.

마케팅에 대해 모르는 초보, 실무를 하고 있으나 기초 지식이 없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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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감을 사야 해서, 퇴사는 잠시 미뤘습니다 - 우리에겐 애쓰지 않고도 사랑하며 할 수 있는 일이 필요하다
김유미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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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주일 간 꼬옥 꼬옥 씹어가며 읽었던 책, 물감을 사야 해서 퇴사는 잠시 미뤘습니다.
제목만 보고 직감적으로 지금의 나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했고, 너무너무 읽고 싶었다.
왜냐하면, 요새 회태기가 왔었기 때문!

회태기라고 사람들이 표현하던데, 회사+권태기의 줄임말이다. 연인간 권태를 느끼듯, 회사 생활에서도 권태를 느끼는 것을 이렇게 표현했다. 한 때는 성과를 내기 위해 온 정성을 쏟았고, 열정적이었고, 회사의 모든 사람들이 다 좋아보이고 모든 사람과 친해지고 싶었고, 좋은 회사에 다니고 있음에 감사하며 다녔다. 햇수로 벌써 5년차인 지금, 모든 것이 심드렁하고, 작은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며 스트레스 받으며, 시간이 쌓인 만큼 안좋은 것만 보이고, 주말에도 일 생각을 떨치기 어려운 최근, 나는 변화가 필요했다.

김유미 작가도 나와 같았다.​

한때는 하루, 아니 모든 일상이 일과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로 가득 차 있었다. 출근도 하기 전에 퇴근을 하고 싶었다. 정작 퇴근을 해서는 회사에 대한 불만과 스트레스 때문에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 그렇게 몇 년간 회사에 다니다 보니 직장이 아닌 생활 자체에 회의가 들었다. (P.61)​

지금 내가 그러했다!!!

책을 읽으면서 구절 구절 마치 나의 상황과 마음을 대변하는 듯한 문장에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후 작가의 생활은 완전히 달라졌다.

요즘 나의 하루는 퇴근 전과 후, 2회로 나뉜다. 직장인으로서 8시간의 삶을 살고 난 후 ‘온전한 나’로서의 하루가 시작된다. 하루를 두 번 살려면, 퇴근 전까지 딴 생각할 틈이 없다. 정시 퇴근을 하려면 집중력과 추진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야 했다.(P.61)

작가는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업무 시간엔 더욱 집중해서 일을 했고, 끝난 후 온전히 일에서 분리가 되어 나를 위한 삶을 살기 시작했다. ‘미술’이라는 중요한 일이 생기며 내키지 않는 만남은 정리할 수 있게 되었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하나둘 깨닫기 시작했다.

작가의 표현으로는 그림은 불타오르지는 않았지만 질리지도 않았다고, 하면 할 수록 좋았다고 했다. 
그림을 그리는 과정이 결코 쉬운 것은 아니었다. 어떻게 그려야 좋을지 매번 고민하고 많이 생각해가며 그림을 그렸다고 책의 거의 대부분에 힘듦이 녹아 있었다. 그럼에도 그릴 때 몰입할 수 있고, 결과물을 보며 큰 성취감을 느꼈다고 한다. 책 중간 중간 작가님의 그림이 담겨있는데 정말 대단했다. 취미로 이렇게 그림을 그리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닐텐데. 5년이란 시간동안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있었을까, 그 정성이 그림에서 묻어나왔다.

​처음부터 뜨겁지는 않았다. 벌써부터 타올랐다면 즐거움을 알기도 전에 식어버렸을 테다. 적당한 온도의 열정은 나로 하여금 계속해서 그림을 그리게 한다.(P.251)

지속해서 한다는 것은 힘들지만 오히려 그 자체로 힘이 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시간을 다스리는 힘이 생겼다.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시간에는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냈다.(P.212)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시간을 아껴서 쓰고, 작은 행동들이 모여 큰 결과로 이어지는 것을 보니 점점 시간을 알차게 활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유화를 그릴 때 오래 걸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시간이 오래 걸려서가 아니라 귀찮아서 그랬다는 것을 느꼈다고. 그걸 깨달은 후 점심시간의 남은 30분도 뭔가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며 책을 읽었다고 한다. 하루에 30~40페이지 정도는 읽을 수 있었고, 다섯번의 점심시간을 보낸 후에는 책을 한권 다 읽었다고 한다. 그렇게 책을 읽는 습관도, 글을 쓰는 습관도 하나씩 만들어갔다. 그 결과물로 이 책이 나온 것일테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P.209)

​사랑이 아닌 다른 무언가로 가슴 뛰고 질투하고 기대하게 될 줄은 몰랐다. 사랑보다 확실한 건 완전한 무언가를 완성하면서 느낀 성취감이었다.(P.250)

간혹 회사 일에서 뿌듯함을 느끼고 즐거운 사람이 있다. (사실 나도 그랬다. 과거에는) 그렇게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애석하게도 우리는 살기 위해, 해야 하니까 하는 일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생계를 위한 일이 아닌,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을 찾아서 하는 것이 일상에 얼마나 큰 활력소가 되며 ‘나’를 알아가는 데에 도움이 될까.  나에게도 그런 일이 있으면 좋겠다고 막연하게만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며 ‘아, 내가 이런 거에 관심이 있었는데 한번 해볼까’ 마음 안에서 잠자고 있던 욕망들이 꿈틀대는 것을 느꼈다. 이왕이면 작가님처럼 취미가 직업으로도 이어져서 생계에 도움이 되는 일이 늘어나는 루트라면 더할나위 없이 좋을 것만 같다.

작가님의 글을 보고 있으면 너무나 나같아서, 너무나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사람이라서 책에서 희망이 느껴진다고 해야하나. 책에 쓰여진 ‘쳇바퀴 돌 듯 무의미하게 흘려보내던 퇴근 후의 저녁이 잊었던 나를 발견하는 시간으로 바뀐 마법 같은 이야기’처럼, 흔하디 흔한 나에게도 이런 마법같은 일이 생기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서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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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하는 뇌 - 뇌과학자와 예술가가 함께 밝혀낸 인간 창의성의 비밀
데이비드 이글먼.앤서니 브란트 지음, 엄성수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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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만난 책은 넷플릭스에서 화제가 되었던 다큐맨터리 <창의적인 뇌의 비밀>의 원작도서  ‘창조하는 뇌’를 만났다.  창의적인 생각을 만들어 내는 힘은 무엇일까. 이 책은 인류가 오랜시간 궁금하다 생각해 온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방법’에 대한 해답일 수 있겠다.

누구나 원하는 ‘창의성’. 사람은 누구나 독창적이고 더욱 유용한 아이디어를 내고 싶어하는 욕망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은 한번에 좋은 아이디어가 번뜩! 하고 솟아올라서 짠~ 하고 내보인다고들 생각한다. 이 책을 보기 전까지는 나도 그랬다. 이 책에서는 창의적인 생각을 해온 역사 속 위인들은 창의적인 생각을 어떻게 해왔는지에 대해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며,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창의적인 생각은 3가지 B가 적절히 버무러지며 일어나는 과정이다.

휘기(Bending), 쪼개기(Breaking), 섞기(Blending).

​휘기는 기존에 존재하는 사실을 변형시켜서 생각하는 것이다. 쪼개기는 하나의 원형을 나누어서 창조의 조각으로 만드는 것이다. 섞기는 2가지 이상의 재료들을 섞어서 새로운 것을 탄생시키는 것이다. 

이 3가지 활동에 대한 사례들을 피카소, 에디슨, 레오나르도 다 빈치 등 정말 다양한 일화를 들어가며 설명해준다.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보통 평가가 두갈래로 갈린다. 혁신으로 인정받거나, 괴짜라고 홀대받거나. 그럼에도 사람은 모두가 창의적이고 싶어 한다.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드는 방법이기도 하고, 더 새롭고 좋은 것을 만들 수록 편의성이 증가하니까. 

명곡을 그렇게나 많이 만든 베토벤도 <대푸가>는 작곡을 마쳤을 당시에는 음침하고 별로라고 다들 혹평이었다고 한다. 현재 <대푸가>는 베토벤의 뛰어난 걸작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한 세기 전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경우에는 그 시대에 맞지 않아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야 비로소 인정받는다. 창의적인 생각도 시대를 잘만나야 하는 것이다! 

익숙한 것을 이것저것 변형하고, 작고 사소한 아이디어를 잔뜩 메모해놓으면 작은 아이디어들이 쌓이며 새로운 아이디어가 크게 터지는 순간이 있다. 창의성은 번뜩 떠오르지 않더라도, 아무리 사소하고 작은 아이디어일지라도 휘고, 쪼개고, 섞으면 나이스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수 있다. 중간에 멈추지만 않는다면!

3부에 가면 창의적인 생각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조금 더 직접적인 내용이 나온다.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창의적인 업무환경을 만드는 파트. 미국은 개방형 사무실로 사무실 형태가 점차 변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만 들으면 개방형 사무실로 하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것만 같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다.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변화지향적 사고가 중요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창의적인 기업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1부, 2부에서 봤듯 창의적인 생각은 언제나 위험이 따르지만 변화무쌍하게 변화하는 현대에서는 변화를 유연히 받아들여야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

어릴 때부터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도록 교육에도 힘을 기울여야한다. 우대하는 과학이나 예술 분야에 관심을 보이는 아이들에게만 교육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아이들에게 평등하게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폭발적인 창의성은 어느 지역에서, 어떤 아이에게서 터질지 모르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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