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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홍사원은 어떻게 팀장의 마음을 훔쳤을까
도현정 지음 / 원앤원북스 / 2019년 9월
평점 :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사회초년생 직장생활백서.
이 책의 내용을 아우르는 아주 적당한 말이다.
어렵게 들어간 직장에서 어떻게 지내야하는가, 인생 선배, 사회 선배가 귀띔해주는 듯한 책이다.
이 책이 필요한 사람들은
✅ 대기업 또는 중견기업의 윗직급이 신입사원에게 어떤 것을 바라는지 알고 싶은 사람
✅ 후배를 양성하는 선배사원
그러나 나는, 신입사원보다도 선배사원들한테 추천하고 싶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약 7년째.
회사생활에 대해 다 안다고 하기엔 어려운 연차이나, 어느 정도 적응되었다고 생각은 많아지는 시기인 것 같다.
신입사원 채용 전, 사람들 반응은 한결같다.
"제발 기본만 된 친구였음 좋겠다."
흔히 말하는 그 기본이 안되어있는 친구들이 워낙 많아서 그런 것 같다. 아마 다들 나는 기본은 되어있지 라고 생각하겠지만, 과연 기본이 되어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그 기본이 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의 1장을 보면 된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항상 느낀다.
결국 '태도'가 모든 것을 좌우한다.
책에도 쓰여있듯 윗사람들은 신입사원에게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저 알려주는 대로 쏙쏙 잘 빨아들이는 지, 긍정적이고 조직에 밝은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친구인지, 센스가 있는 친구인지, 역량 자체보다도 '태도'에 관한 부분이 많다.. 나도 후배사원을 보며 업무 역량보다도 이런 점을 더 원한다.
평소 느꼈던 부분이 책에 나열되어있어 읽으면서 많이 공감했다. 아마 책을 읽는 많은 사람들이 '인사'에 대한 파트는 많이들 공감하실 듯 하다.
인사를 하고 안하고로 그 사람에 대한 인상이 결정된다는 점은 어찌보면 당연하기도 하다. 새로운 사람에 대해 아는 정보가 없으니 한번이라도 더 말거는 사람에게 점수가 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인사로 사람에 대해 평가하는게 꼰대같이 느껴져 그러고 싶지는 않지만, 인사를 하지 않는 신입사원들을 보면 호감이 생기지않고, 업무적으로 어떤지 모르면서 일처리도 별로일 것만 같은 느낌을 받는다.
아마 내 윗분들은 더 그렇지 않을까.
구구절절 맞는 말이고 좋은 내용이 가득하지만 이 책이 위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대로만 일할 수 있다면 정말 뛰어나고 우수한 사원일 것이다. 나도 이런 친구와 일하고 싶다. 근데 실제로 이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윗사람들이 바라는 신입사원의 모습들이 어쩐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유니콘같았다. 그리고 (예전의 나같이) 열정넘치는 누군가는 나는 이렇게 다 못하는데, 하며 자괴감에 들 수도 있을 것만 같다.
그런 친구가 있다면 이 책은 참고만 하되 스트레스받지 말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망고스무디 어쩌구'에 관한 예시였다.
이사, 부장, 과장, 사원, 인턴이 5명이 식사를 가서 점심식사는 과장이 내고, 기분이 좋아진 부장이 커피를 한 턱 내겠다고 했다. 다른 분이 요새 커피는 밥값같다고, 사무실 가서 마시자고 하니 부장님은 카드에 할인 혜택이 있어서 한잔에 3천원이니 쏜다고 하신 상황.
그런데 계산할 때 만 팔천원이 넘게 나와서 분위기가 싸해졌고, 그 와중에 해맑게 웃으며 제가 아메리카노를 못마셔서요^^ 라고 한 인턴의 사례가 있었다.
내 생각은 책에 쓰여진 것과 조금 다르다.
그 인턴이 정말 카페인이 몸에 안받는, 커피를 못마시는 사람이라면?
마시지도 못하는 커피를 굳이 골라야만 하는 것일까?
그리고 5명의 커피값을 다 합쳐도 2만원 정도면, 부장님의 급여라면 크게 무리가 가는 금액도 아니었을 것이다. 커피를 주문하지 않은 사람을 찾아내어 퇴사 후에도 두고두고 망고스무디 어쩌구로 불릴 정도라면 그 회사 분위기는 대체 어떨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설사 생각한 것보다 금액이 높게 나왔다고 하더라도 2만원 정도면 기분 좋게 한턱 쏘실 정도로는 괜찮지 않았을까?
못마시는 음료를 주문해서 다 남기고 버려지는 것보다는, 좋아하는 음료를 주문해 맛있게 먹고 감사함을 표현하는 쪽이 쏘시는 부장님 입장에서도 더 마음이 좋지 않았을까?
아마 그 인턴이 두고두고 회자가 되었던 것은 이 망고스무디 사건때문 만은 아닐 것이다. 평소 행동이 눈치 없고 거슬리는 부분이 있었을테고, 그것이 드러난 일화가 망고스무디였을 것이다. 사람에 대한 평가는 그렇게 한순간에 이루어지지는 않으니까. 어쩌면 저 직원은 커피를 마실 수는 있지만 '공짜 밥도 얻어먹고, 공짜 음료도 얻어마시니 이왕 고르는거 가장 비싼 걸로 해야지.'라는 공짜를 좋아하는 심보로 일부러 비싼 음료를 골랐을 수도 있다. 그런 직원을 주변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 실제로 겪어보면 매우,, 매우 얄밉고 별로다. 주변 사람들 평도 하나같이 좋지 않고...
그렇지만 딱 이 에피소드만 보아서는 커피값이 많이 나와 분위기가 안좋아진 윗분들이 꼰대로 느껴질 수도 있는 에피소드라 '눈치'와 잘 어울리는 에피소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좋은 내용이 이어지는 와중에 이 에피소드만 튀어서 아쉬웠다.
그리고 이 책의 내용은 이상적이고 좋지만, 실전 회사생활에서 적용하기란 분명 어려울 것이다. 행동 선하고 후배를 아끼는 좋은 상사가 있어야만 가능한 것들이 태반이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본인의 일을 떠넘기고, 미루고, 그 공은 상사가 차지하는 일은 태반이다. 내가 할 일도 많은데 다른 사람이 떠넘기는 일을 하는데 자신을 단련하는 계기로 삼는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일을 위해 만난 관계에서는 밖에선 사람좋은 사람도 직장 내에서는 또라이일 수 있다. 몸이 아파도,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있거나 집중하고 있으면 미간에 주름이 잡히는 사람도 있을 수 있으니, 늘 사무실에서 웃고만 다니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니 신입사원은 어떻게 하면 직장 내에서 예쁨을 받을 수 있을지, 또는 평타는 칠 지 아는 정도로 참고하길 바란다.
선배사원은 내가 바라는 신입사원이 어떤 모습일지 책을 읽으며 그려보고, 사원 교육시킬 때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또 나의 신입 시절을 회상하며 되돌아보고, 지금의 나는 선배사원으로 잘 하고 있는지 점검하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