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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는 합창단에서 노래하곤 했다
죠 메노 지음, 김현섭 옮김 / 바움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요즘 장편 소설보다 단편소설 읽는 것을 더 즐기고 있다. 한동안 장편소설만 읽어오다가 단편은 거의 읽지 않았는데, 우연한 계기로 박민규의 소설집을 읽게 되면서 단편을 읽는 재미를 들인거 같다. 단편의 장점은 단편에 비해 짧은 이야기 이기에 주제가 뚜렷하고 문장이 더 잘 짜여진 느낌이라는 것이다. 짧은 이야기기에 쓸데없는 군더더기의 이야기는 없다. 문장 하나하나에 암시가 있고, 주제가 스며들어 있어서 단편만의 매력이 있다. 장편에 비해 대중적인 인기는 없지만 말이다. 한권에 다른 이야기들을 여러편 볼 수 있어서 좋기도 하지만 그만큼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느낌도 든다. 새로운 이야기를 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도 넬슨올그런 단편문학상 수상작가의 작품집이라는 문구때문이었다. 전체적으로 다른 단편집들에 비해 짧은 책이다. 해설빼고 250페이지에 달하는 단편집에 17편의 단편이 들어있다. 보통 이정도의 분량에서는 7~8편의 작품이 들어가는데 이건 두배정도 많은 것이다. 짧은 것은 그만큼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는 이야기기도 한데 많은 작품들이 있는 만큼 그 의미들을 읽어내려다 보니 그런 것일까? 장편보다 단편집을 읽는데 더 오랜 시간을 할애하는 내 독서성향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읽는데 꽤 많은 시간이 걸린 것 같다.
인간의 욕망과 사랑은 모두 바람직하게 흘러가지만은 않는다. 소설의 소재라는 것이 오히려 인간의 그런 희극적인 요소들을 담고 있고 물론 그것이 평범하고 바람직한 것들보다 재미를 더해준다. 그것은 소설의 국적을 떠나서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부분이기도 할 것이다.
번역서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그 언어 고유의 문체나 문장의 맛을 느낄 수 없다는 한계가 있음에도 상당히 괜찮게 읽을 수 있었다. 번역을 잘해서 일수도 있지만 그것보다 작가의 솜씨가 대단한 것처럼 읽힌다. 무거운 주제들을 아무렇지 않게 표현하면서도 그 안에 상당한 의미와 깊이를 담을 수 있는 작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다르게 말해보면 사회적인 문제들을 담으면서도 그 심각함을 덜어내면서도 의미전달에 있어서 소홀하지 않은 것이다.
즐거운 일들보다 어렵고 힘든 일이 많은것이 세상이라지만 그 고통속에서도 의미를 찾아나갈 수 있다면 고통과 괴로움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낼 수 있다면 인생은 어려운 것에서 즐거운 것으로 조금은 바뀌어 가지 않을까? 이러한 인생의 아이러니를 잘 표현해내고 있는 단편의 매력속에 당분간 헤어나오지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드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