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리, 잠든 교실을 깨워라
리처드 위트마이어 지음, 임현경 옮김 / 청림출판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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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즘 학교폭력의 문제가 큰 사회 문제로 대두 되고 있다. 정부는 학교폭력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다고 하는데 과연 강압적인 방법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될지는 의문이다.  사회적 이슈가 될만한 사건들이 생길때만 여론에 못이겨 취하는 일회적이고 강압적인 조치일 뿐인것은 아닐지.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인지 사회가 함께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학교 폭력의 가장 피해자는 물론 피해학생이다. 선을 넘어서는 폭력을 행사했을 때는 강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것에도 물론 동의한다. 하지만 과연 처벌만이 다일까? 요즘 이런 기사들에 달린 덧글들을 보면 어른들 역시 폭력적이라는 생각이 들곤한다. 가해 학생 모두를 평생 감금시켜야 된다는 이야기를 쉽게 하는가 하면, 구제 불능이라든지 쓰레기라는 표현이 난무한다. 학부모가 아니면 평소에는 아이들 문제에 관심없던 어른들은 이런 문제만 터지만 아이들을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

게다가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모두의 문제이며 함께 고민해봐야 한다는 의견의 글에는 반대와 악플이 가득한 것이 충격이었다. 쉽게 손가락질은 하면서 그 아이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는 책임은 조금이라도 지지 않으려는 무책임한 비판만 난무하는 것이다. 자신들도 어린시절을 겪었을 어른들이.

 

  물론 앞서 말했듯이 피해학생을 우선 보호해야하고 가해학생은 엄중하게 처벌해야 하겠지만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아이들에게 낙인을 찍어 더한 범죄자로 키우게 되는 결과는 낳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죄에 대한 댓가는 물론 치르되 이런 아이들을 선도하는것 자체를 비난하거나 어릴때부터 낙오자로 점찍어 버리면 그 아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더욱 범죄자의 길로 빠져들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한국 교육의 문제점들이 이런 사태에 어느정도 일조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보게 된다. 어릴적부터 치열한 경쟁에 내몰리고, 친구보다는 밟고 올라서야할 경쟁상대로서 서로를 인식할 가능성이 많다. 심지어 도덕과목을 폐지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으니 인성교육의 문제가 심각하다. 이런 학교의 문제들은 하루이틀이 아니다. 지금보다 심각성이 덜하고 드러나지 않았을뿐 오래전부터 학교폭력의 문제는 늘 있어왔다. 요즘은 교사들의 권위가 떨어지고 있다고들 하지만 예전에는 교사들의 폭력문제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었다는 것을 기성세대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촌지가 난무하고 학교 재단의 비리와 폭력성, 사학재벌들의 문제점등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학교의 이런 문제들은 왜 생기는 것이며 어떻게 해야 해결이 되는 것일까?

 

  저자는 한인 최초로 미국에서 교육감까지 오르고, 워싱턴에서 교육개혁을 이루어낸 미셸리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워싱턴의 역사를 바꾸었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혁신을 이루어 냈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다.  

가난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에게 제대로된 교육의 기회를 주고자 노력한 그녀의 이야기는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그런 아이들에게 교육을 공정하게 당연히 누려야할 기회로 인식했던 그녀는 교사보다는 학생들을 주체로 보았다. 어떻게 보면 학교가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야 함은 당연한 일이지만 어디 세상이 그런가? 우리나라만 해도 교육을 사유재산으로 생각하는 사학재벌들이 얼마나 많은가. 사학법에 반대하는 사학재벌들과 국회의원등의 기득권들에겐 이미 학교는 아이들의 것이 아닌지 오래다.

 

 유능한 교사들을 워싱턴으로 초빙하고 무능한 교사들을 대량 해고함으로서 개혁을 시작한 미셸리는 뿐만 아니라 무너진 교권의 회복을 위해서도 힘썼다. 아이들을 나쁜 환경에 방치하고 자기 자리지키기만 급급한 교육청을 바로 잡았다. 무엇보다 교사들의 사고 방식을 바꾸는데 힘썼다는 사실이 놀랍다. 아이들이 교육의 주체라는 그녀의 교육철학은 우리 교육계가 표본으로 삼아야 할 중요한 문제다.

성적이 좋은 학생, 집안이 좋은 학생만을 신경쓰는 교사들과 학교는 교육의 양극화를 낳고, 개천에서 용 나지 않는다는 속설을 만들어 내고 있다. 성적이 좋은 학생은 학교에서 배우기 보다는 학원과 과외등으로 따로 공부를 하고, 수업시간에는 잠을 자거나 다른 공부를 하는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교사들도 교권이 추락하고 사교육의 영역이 점점 넓어져 역할이 줄어들고 있으니 교사들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미국과 우리는 환경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미셸위의 개혁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다만 그녀의 교육철학만은 우리나라에도 적용할 수 있는 문제다. 특히 아이들의 인성을 중요시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복지국가 스웨덴은 경쟁이나 성적보다는 인성교욱을 무척 중요시한 나머지 학교폭력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고 한다. 성적만 우수하고 인성이 바로 서지 않으면 그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고위직에 올라 권력을 행사하고 기득권을 취하는데만 혈안이 되어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검찰이 정계와 유착하여 저지르는 불합리한 판결들, 제식구 감싸기등의 행위는 그들이 학창시절 성적은 좋았을지 모르나 인성교육은 제대로 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단면이 아닐까.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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