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박물관 - 글누리의 모음
박창원 지음 / 책문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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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 교육 열풍이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세계화 시대에 발맞춰 세계 공용어처럼 쓰이고 있는 영어를 공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모두가 그렇게 필수적으로 영어를 배워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일까? 영어를 한글과 함께 써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지금 시대. 일제의 압박에 의해서 한글을 쓰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한글을 말살하려는 것처럼. 우스갯 소리로 우리나라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면 기뻐할 사람이 더 많을 것이란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역사에서 배웠듯이 식민지 병합은 결국 식민지 국민의 고통과 차별로 나타나게 되어있다.

 

  영어권 사람들은 참 편리할거란 생각은 든다. 어느 나라 전자제품을 사도 영어 해설은 안내되어 있고, 세계 어디를 가도 영어 안내가 되어있다. 많은 영화와 문화들이 영어로 되어있고 기업들의 이름들도 영어로 표기되며 컴퓨터 소프트웨어는 영어가 기본적으로 설치되어 있지 않은 소프트가 없을 정도이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영어의 우수함을 상징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한글은 세계로부터 인정 받은, 세계 문자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은 가장 진보된 문자이다. 얼마전 문자가 없는 태국의 소수 민족인 라후 마을이 자신들의 언어를 한글로 표기하기로 했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가장 배우기 쉬운 문자로 권장되는 문자(물론 언어는 다르고 표기만 한글을 쓰는 것이다).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어려워 한다지만 그것은 풍부한 발음 때문이고, 문자 자체는 어렵지 않으며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다.

  풍부한 발음과 어휘 표현이 가능한 수준 높은 문자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얼마전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는 모두 알다시피 세종대왕의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다. 드라마에서 세종은 '지랄하고 자빠졌네' 같은 욕을 하는 모습이 등장하기도 하는데, 우스운 일이기도 하지만 이것은 한글을 반대했던 사대주의 기득권 층들을 향한 질타였다. 그때나 지금이나 기득권층은 나라를 말아먹고 있는 것이다. 통일 신라 이후로 뿌리 깊이 박힌 중국에 대한 사대도 큰 영향을 미쳤다.  

  언문이라고 비하되면서 까지 소외되었던 우리 문자는 식자층들에게는 거의 쓰이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일제시대 독립신문이 한글로 신문을 발간한 것을 계기로, 식민지 조선 식자층들의 각성으로 인해 한글로된 문학작품이 나오고, 신문이 발간되기 시작했다. 그 이전에도 물론 쓰이긴 했지만, 식자층들은 세종대왕의 뜻에도 불구하고 한문을 고집했다고 한다. 허균의 홍길동전 같은 극소소의 작품을 제외하고는 모두 한문으로 문학작품이 씌여졌다. 물론 일반 백성들은 그당시 한글을 알고 있었다 해도 작품을 남긴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이야기였을 것이다.

 

  북미와 유럽을 보면 언어는 다르지만 문자는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세계의 문자는 모두 크게 세가지 문자에서 나온 것이라 한다. 알파벳 문화권은 이집트 문자에서 갈라져 나온 문자이다. 한자는 알다시피 중국 인근 지역에서 사용하는 문자이고 그 나머지 하나가 한글인데, 문자의 기원과 역사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우리의 한글 밖에 없다고 한다. 세계에 자랑할 만한 문자를 가진 우리인 것이다. 한류열풍으로 인해 한글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 스스로가 한글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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