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둥이 완전 정복
마크 사버스 지음, 권경희 옮김 / 레드박스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보통 예쁜 외모에 능력까지 갖춘 여성이 있으면 남자들이 줄을 설것이라고 생각한다. 맞는 말이면서도 아니기도 하다. 어느 심리학 실험에서 미녀와 복도에서 정면으로 마주친 남자에 관한 실험을 했는데,  남자들의 다수가 무의식적으로 거리를 두고 지나갔다고 한다.

  '내겐 너무 과분한 그녀' 라는 헐리우드 로맨틱 코메디물에서도 비슷한 경우를 볼 수 있다. 커크는 공항에서 일하는 평범한 남자인데, 어느날 미녀에 변호사라는 직업까지 갖춘 몰리와 만나게 된다. 몰리가 멋진 여자란것을 한눈에 알아보지만, 자신을 좋아할 리가 없다고 생각하며, 둘이 사귀게 되었을 때도 계속해서 자신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머리에서 지울 수 없다. 늘 자신감이 없는 커크의 두려움은 키크고 멋진 몰리의 전 남자친구를 보고 극에 달한다. 친한 친구들, 가족들등 모든 사람들이 당연하다는 듯이 커크의 부족함을 지적하는데 대한 압박이 얼마나 컸을까. 영화는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나게 되지만 현실에서는 과연 그럴 수 있을지.

 

  우연히 아이돌 그룹 미스에이라는 가수의 가사를 인터넷에서 본적이 있다. 모르는 노래였지만 세대의 발랄함과 솔직함을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남자들의 자신감 부족을 지적하는 듯한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이렇듯 상대방이 나보다 훨씬 과분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자신이 없어지고 두려움에 휩싸이게 된다. 그래서 용기있는 자만이 미인을 얻을 수 있다라는 유명한 말이 나왔을까? 소설의 주인공 해리역시 그런 자격지심을 갖고 있다. 제목은 기억나지 않지만 영화소개프로에서 본 어떤 영화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나왔는데, 완벽한 아내에 대한 콤플렉스로 다른 여자들을 만나 바람을 피우고 다니는 바람둥이다. 그녀와 그녀의 가족이 스스로 부족하다고 여기는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 사실을 아내에게 들키게 되고, 아내 안나는 해리가 원하는 여자가 되겠다며 성형수술을 감행하다 사고로 사망하게 된다. 그런 아픔을 가지고 있음에도 해리는 자신이 좋아하는 다른 여자 몰리에게 잘보이려 노력한다. 아내의 장례식을 앞두고서.

 

  역시 정서가 틀려서 그런지 주인공의 행동이 잘 이해가 되질 않았다. 아내에게 죄책감을 느끼는 듯 하면서 장례식도 끝나기전에 다른 여자에게 관심을 보이는 해리.  해리가 바람을 피게 되는 이유가 아내에 대한 자격지심으로 인한 것이라고 이해시키고 있지만, 오히려 그것은 바람기에 대한 변명같이 들린다. 아내의 죽음도 아랑곳 하지 않고 다른 여자를 쫓아다니는데 온 마음을 빼앗기고 있는것이 그렇지 않은가. 그러면서도 아내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을 느낌과 동시에 은근히 아내와 아내의 집안탓을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리가 다시 좋은 남자로 바뀌어 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고 바람끼의 허무함을 보여주긴 하지만 그렇게 설득력은 없어보인다. 소설은 도덕이나 설교가 아니기에 이런 설정은 충분히 가능하다. 유머스러한 이 소설에서는 더욱 그런 요소가 풍부한듯 하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공감을 자아내는 설득력은 부족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위한 구성이라는 것이 짐작이 가면서도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었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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