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 - 그 창조적인 역사
피터 투이 지음, 이은경 옮김 / 미다스북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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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태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일이나 상태에 시들해져서 생기는 게으름이나 싫증이다. 권태는 어른에게 주로 생기는 마음의 병일것이다. 아이들은 어른이 보기에 별것도 아닌 행동을 하면서도 진심으로 웃고 떠들며 즐길 수 있다. 그만큼 순수하기 때문이다. 순수하다는 것은 때묻지 않았으며 해본것보다 안해본 것이 많기 때문에 뭐든지 새롭고 즐거울 것이다. 그러나 어른이 되면 새로운 것이 두려우면서도 동시에 해왔던것들에 대한 싫증이 나게 된다. 무력한 마음은 삶에 의욕을 잃게 하고 게으르게 만드는 마음의 병으로서 나쁜감정에 속하는 것이 아닐까.

 

  체질의학에서는 무기력과 체질이 어느정도 관계가 있다고 한다. 반드시 맞는것은 아니지만 음기가 많은 음인일수록 무슨일에 의욕을 잃기 쉽고, 양기가 넘치는 양인들은 활동적인 것들을 좋아하고 상대적으로 의욕이 많다고 한다. 서양사람들은 양인이 많고 동양인은 음인이 많다. 우리나라 사람의 70%정도는 음인이라고 한다. 외국사람에 비해 활동적이지 못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 많아보이는것도 이것과 어느정도 관계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저자는 권태란 것이 꼭 나쁜것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좋은점이라곤 없을것 같은데 말이다. 권태가 삶의 황폐함에서 우리를 지켜주는 유익한 감정이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책에서 권태의 예찬론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류가 살아오면서 가진 필요한 감정이기에 지금까지 전해내려왔다는 것이다. 수영을 못하는 사람은 강가에서 익사할 일이 없는 것처럼 권태를 느끼면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것과 비슷한 것일까? 장점도 있다지만 그렇다 해도 여전히 권태에 대한 내 감정은 부정적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없어졌으면 하는 감정이기도 하고. 게다가 장점보다 단점이 훨씬 많다는 점은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저자도 어느정도의 권태는 있어도 무방하지만 권태를 없애기 위해, 또 그것이 습관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된다고 조언한다. 만성적 권태에 빠지면 우울증이나 자극 추구, 분노를 불러일으켜 위험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현대인에게는 다양한 여가생활의 폭이 넓어졌지만, 오히려 권태에 쉽게 빠져드는 것으로 보인다. 함께 하는 활동보다 혼자할 수 있는 활동이 많아졌고, 운동보다 컴퓨터등에 빠져 여가를 보내기 때문에 외로움이나 소외를 쉽게 느끼게 되는 것은 아닐까. 게다가 빈부의 격차로 인한 상대적 결핍이 날이 갈수록 심해진다. 이런것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적당한 운동과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의 사람냄새나는 교류, 가장 중요한 자존감을 지키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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