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엽감는 여자
박경화 지음 / 책나무 / 2008년 11월
품절


여성작가의 소설을 보는 것은 같은 여성으로서 여성만의 감성을 느낄 수 있어 좋다. 박경화의 '태엽감는 여자'역시 여성작가의 세밀한 감성과 묘사를 문장에 잘 표현해낸 작품이다

처음엔 한권이 하나의 이야기 인줄 알았다. 읽어보니 작가의 단편8편으로 이루어진 단편소설집이다.



소설의 분위기는 우울하고 슬프다.

잔인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희망도 없이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중간쯤에 있는 현실은 비스킷에서의 주인공은 중소기업에서 일을하다 회사운영이 어려워 지고 월급을 받지 못해 하나둘 회사를 떠나지만, 끝까지 남아서 1년치의 월급을 받지 못하고 일을 했으나, 사장의 잠적으로 끝내 받지 못한다. 그동안 생활비를 대출과 이곳저곳에서 빌린 돈으로 충당했던 그는 앞이 캄캄해지며 집요하게 사장집앞에서 기다리지만 나타나지 않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좋지 않은 일이 또 생겨버린다. 마음약한 주인공은 어떻게 1년이 다 되도록 월급한푼 받지 못하고 말도 제대로 못했을까? 성실하지만 소심하고 의리가 있지만 결단력이 없는 인물의 성격을 잘 엿볼 수 있다. 다른 직원들은 두세달 지나고 월급이 안나오자 다 관둬 버리는데 끝까지 남아 있다가 궁지에 몰리게 되는 모습. 월급을 못받지만 열심히 일해서 회사를 성장시켜 밀린 월급에 보너스까지 받았다는 어느 중소기업의 성공사례를 꿈꾼것일까? 우리 주변에서 충분히 있을법한 안타까운 이야기를 잘 표현해 냈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태엽감는 여자는 자상하고 나무랄때 없는 남편과 딸이 있지만, 그리고 그들을 사랑하지만 왠지 모르게 그곳에서 나와 하고 싶은 대로 살아간다. 외국인 애인을 만나고 즐기고 마음대로 살아가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우여 곡절 끝에 원래의 생활로 돌아가지만 뒤늦게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된다는 내용이다.



이혼한 부모와 새엄마의 학대속에 상처받은 기억으로 자신을 학대하는 한20대 소녀의 아픔을 담은 '어느 삭제되지 않은 비망록'



단란하던 가정이 사소한 계기때문에 망가져 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지금 그대로의 당신들.

정신이 나가 버린 어머니의 모습과 오리의 피를 먹이며 병을 낫게 하려는 아버지의 고집, 그 사이에서 힘들어하는 딸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이외에도 단편들은 하나같이 잔인하고 우울하며, 슬프다. 또한 자극적이다. 주로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주인공 시점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형식이다. 그리고 주인공의 생각이 섬세한 문장으로 잘 나타낸다.

자극적인 내용 탓인지 흥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결말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해피 엔딩으로 끝나는 이야기는 없다. 아픈 이야기 속에 희망을 전달한다고 책 말미의 해설에는 씌여 있지만, 어디에 쓰여 있는지는 잘 찾지 못하겠다.



왠지 자극적인 일본단편들을 보는 듯하면서도 한국의 현실, 여성들의 심리를 잘 표현에 공감이 가는 내용들이다.

그리 내 취향은 아니지만 그래도 흥미로운 이야기 였다. 사건의 중심에 들어가고 긴 설명은 하지 않지만 사건을 모두 이해할 수 있게 쓰여 있다. 그리고 지루한 내용들은 없는 것이 장점이다.

자극적인 소설을, 호흡이 짧은 단편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좋아 할만한 소설이다. 단, 너무 마음이 여린 사람은 주의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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