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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의 뇌에게 말을 걸지 마라 - 이제껏 밝혀지지 않았던 설득의 논리
마크 고울스톤 지음, 황혜숙 옮김 / 타임비즈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을 설득하기란 참 어렵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사람을 설득하는 것 자체가 힘이든다. 워낙 크고 작은 사기가 판을 치고, 사람말을 믿지 말라는 광고를 하듯이, 드라마에도 사기를 당하는 비운의 주인공을 많이 만나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사람을 설득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그러나 설득을 잘하는 사람은 존재했었고 존재한다. 그것도 많이.
영업일을 잘하는 사람들의 말을 듣다 보면 정말 사고 싶어지고 사지 않고는 못배기는 설득의 솜씨를 발휘하므로 설득 당하지 않는 기술을 배워야 할 지경이다. 그러나 그렇게 설득을 잘하는 영업인은 소수이고, 그들이 다수의 영업인보다 많은 돈을 벌어 들인다고 한다.
이책은 영업인들이 보면 좋을책이기도 하지만, 누구에게나 흥미가 가고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로 짜여져 있다. 의사소통이 불가능해 보이는 순간에 조차 누군가를 설득할 수 있는 비법코드를 제시한다고 하는데, 솔직히 그정도 까지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인지는 의문이 들긴 하지만, 흥미롭고 효과적(일것같은) 비법들을 제시한다. FBI협상전담반이 교과서로 쓴다고 하니, 대단하지 않을 수 없다.
뱀의 뇌(파충류), 토끼의 뇌 혹은 쥐의 뇌(포유류), 인간의 뇌(영장류).
뇌과학에 대한 쉬운 이해를 돕기위해 붙인 이 이름들이 재미났다. 뱀의뇌는 투쟁, 도피반응을 일으켜서 설득이 될 상태가 되지 못한다.
그래서 제목이 '뱀의 뇌에 말을 걸지 마라'다. 쥐의 뇌도 마찬가지로 사랑, 기쁨, 슬픔, 분노, 질투등의 강력한 감정을 일으키는 상태이므로 말을 걸지 말라고 한다. 인간의 뇌일때 말을 걸어라는, 다른 설득관련책과는 다른 독특한 관점이 돋보인다. 상대방이 흥분상태일때는 설득을 해봐도 소용이 없으니 일단 진정이 될때까지 들어주는 방식을 취하라는 것이다.
어떤 영화에서 본 장면인데, 어느 마트의 불만 상담 직원이 불만 가득한 고객과 싸우고 울면서 나간다. 뒤이어 고참 직원이 나오고, 불만이 가득한 고객은 마구 욕을 퍼붓지만, 고참직원은 일딴 호응을 해주며 응수해주었다. 이윽고 할말을 다 마친 고객은 진정이 되었고, 그때서야 친절섞인 설득을 하였고, 고객은 만족하고, 또 미안한 기색을 보이며 돌아가는 모습이었다. 이책을 보니 그 영화에서의 고참직원의 태도가 정말 고참다운 적절한 행동이었다는 것을 새삼 알 수 있었다.
또 이책에는 많은 대화의 기술들이 나오는데 전부 잘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의 마음을 조절하는 9가지 기본법칙, 우호모드세팅법 12가지, 7가지 난감한 상황을 돌파하는 기술까지. 재미있고 다양한 사례들이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그럴듯함을 보여준다. 잘 기억해 두었다가 이런 상황이 오면 꼭 해보아야 겠다. 일단 중요한 것은 상대의 상태를 파악하고 그에 알맞는 적절한 대응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효과적인 방법임을 알았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다양한 상황들이 생기거나 이야기를 듣게 된다면, 기억해 두었다가 해당하는 부분을 다시 읽어 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