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는 사랑하러 갑니다 - 박완서 외 9인 소설집
박완서 외 지음 / 예감출판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지금 만나러 갑니다'란 영화를 연상시키는 제목의 한국 여성작가 단편 소설집인 이책은 '13월의 사랑'이란 단편집이 재출간 되면서 새로붙인 이름이다. 영화를 의식한 듯한 제목은 원래의 제목이 더  낫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란 영화를 따분하게 본 기억이 나기도 하고, 한국 단편소설집에 일본 영화 제목을 비슷하게 가져다 쓴것 같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제목이 마음에 안드는 것은 개인적으로 재미나 자극 위주의 일본소설보다 감정묘사가 잘되어있는 한국 여성작가들의 소설을 더 선호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고 어느나라 소설이 더 낫다는 이야기를 하자는것은 아니다.

 

 박완서의 소설로 시작하는 이책은 사랑이야기다. 주로 평법한 이야기보다는 아프고 상처입은 사랑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랑이 아름답기만 하지 않다는 것을 이야기 한 듯이 충격적이고 쓸쓸하고 안타까운 사랑이야기들이 묻어 난다.

박완서의 <그여자네집>은 순수하고 아름다운 시골마을의 남녀가 시대의 풍랑에 휩쓸려 엇갈려 버리는 시대적 아픔이 묻어나는 이야기다. 노인이 되어버린 만득이를 만나서 이야기를 듣는 마지막 장면은 가슴뭉클하게 하며 새삼 분단의 아픈 역사를 되새기게 해주었다.

<여자, 정혜>라는 이름으로 영화로도 제작된바 있는 정혜는 영화를 먼저 보았기 때문인지 주연배우김지수와 황정민의 얼굴을 떠올리며 읽어내려 갔다. 영화와 거의 비슷한 내용이지만 역시 소설로 읽는 맛은 다르다.

마지막에 실려있는 작품 <빈사의 백조>는 의료사고로 아내를 잃은 불행한 남자의 이야기를 실제 사건들을 토대로 소설을 썼다고 한다.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의료기록일지를 조작하는 병원측과 의사들의 모습에서 인간의 추악하고 이기적인 모습을, 아내를 잃고 분노하는 재욱의 슬프고 원통하고 답답한 마음을 생생하게 그린 리얼리즘단편소설이다.

 

요즘 특히 기존의 여성작가와 더불어 신인의 여성작가들의 강세가 돋보이는 듯하다. 

아름다운 사랑을 이야기 하기 보다는 쓸쓸하고 그립고 아픈 사랑을 노래한 단편소설들은 첫사랑의 아픔처럼 애잔하다.

현대 한국단편소설은 국내작가들, 또 감수성이 섬세한 여성작가들의 작품이기에 우리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듯 공감이 간다. 한국작품에서만 볼수 있는 공감과 감정묘사. 그래서 난 한국 여성작가들의 작품을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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