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과 존스의 또 한 가지 공통점은 두 사람 모두 탁월한 의사소통 능력을 지녔다는 점이다. 다윈은 거의 2,000명의 사람들과 평생 수만 통의 편지를 주고받은 커뮤니케이터였다. 케임브리지대학 도서관은 '다윈 서신 프로젝트Darwin Correspondence Project'라는 이름으로 현재 남아있는 편지 14,500통을 분류하고 엮어서 선집을 내고 온라인으로도 그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http://www.darwinproject.ac.uk/)

다윈이 5년간의 비글호 탐험 이후 고향 집에 침거하며 여생을 보내면서 가장 열심히 한 일 중 하나는 서신 교환이었다. 그는  찰스 라이엘, 토마스 혁슬리, 허버트 스펜서와 같은 당대의 저명한 지식인들뿐만 아니라 비둘기 사육사, 농장 일꾼, 무명의 탐험가처럼 알려지지 않은 보통 사람들과도 편지를 주고받았다. 그래서 '다윈 서신 프로젝트'는 다윈 사상의 궤적뿐만 아니라 당시 영국 사회의 과학과 사회의 관계를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인식되고 있다. <종의 기원>이 일일 노동자의 주머니도 노릴 만큼 접근 가능한 책이 되었던 것도 어쩌면 다윈의 이런 커뮤니케이션 능력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 스티브 존스 지음, 김혜원 옮김, 장대익 감수, <진화하는 진화론>, 13쪽. 

 

다윈의 이러한 적극적인 소통 능력은 그의 평범함 속에서도 훌륭한 학문적 업적이 싹틀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 물론 이것 만으로 그의 업적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그는 보통 사람 이상으로 무척 집요한 사람이었고 끈기가 남달랐다. 

그는 죽기 1년 전까지 지렁이를 연구해 <지렁이의 작용에 의한 식생 토양 형성>(1881)이란 책을 내놓았고, 비글호를 타고 5년간 수집한 자료를 20년 동안이나 분류하고 분석했으며, 따개비 연구에만 8년을 공들여 천 여쪽의 연구서를 남겼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것은 20년 동안이나 그의 비밀 노트에 잠자고 있었던 '자연선택 이론'이다. 물론 지질학적 시간대에 걸친 그의 연구에 비하면 그것은 찰나에 불과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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