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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상 평전 ㅣ 역사 인물 찾기 22
안재성 지음 / 실천문학사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아름답고 훌륭한 새 세상을 만들고자 30년 동안 밤을 낮 삼아 뛰어다녔던 불요불굴한 우리 조선의 혁명가 이현상은 그 꿈을 펼쳐보지 못한 채 돌아가셨다. 그와 뜻을 함께하는 이들이 모여 만들었던 남조선노동당이 사라지면서 설 자리를 잃고 말았다. 돌아가신 뒤에도 그 넋이나마 저세상으로 가지 못하고 지리큰뫼의 건공중을 떠도는 중음신이 되어버린 것이다. 김삼룡 선생은 최후진술에서 "나는 아무런 할 말이 없소이다. 나를 더 이상 욕보이지 말고 죽여주시오" 하고 짧게 끊었다는데 이현상 선생은 무슨 말을 남길 틈도 없었다.
기억하는 사람이 있는 한 사라지지 않는 것이 역사라는 이름의 장강대하일 것이다. 그러나 기억하는 것만으로는 안 되니, 기억 또한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반드시 있어야만 하는 것이 그 기억을 적어두는 기록이다. 역사를 기록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세상에서는 역사가라고 부른다. 그런데 그 역사가라는 사람들은 우리 조선의 혁명역사를 기록하지 않았다."
- 김성동, <이현상 평전> 발문 가운데
작년에 실천문학사에서 이 책이 나왔을 때 알만한 사람들한테는 꽤 반가움을 안겨주었다. 그것이 충분하진 않다 하더라도 작가 안재성이 채우는 역사의 빈 칸 하나하나는 큰 의미가 있다. 또 하나, 작가 김성동이 이 책의 발문을 쓴 것은 너무나 맞춤했다. 누가 감히 이 책의 발문을 쓰겠다고 덤벼들 수 있었겠는가. 그와 그의 창작 세계에는 선고(先考)의 피가 아직 생생히 흐르고 있다.
이제까지 혁명가 이현상이 최후를 맞이했던 지리산 빗점골을 10번이 조금 못되게 다녀왔다. 혼자서도 여러번 갔었고, 많은 사람들과 함께 가기도 했다. 물론 이현상의 기일에 맞춰 다녀와 본 적은 없다. 올해는 한 번 계획을 해 볼 요량이다.
갈 맘이 있으신 분들은 미리 염두에 두시길. 그리고 아직 시간이 넉넉하니 가기 전에 이 책은 꼭 한 번 읽어보시길...